鶴山의 草幕舍廊房

Free Opinion

전원주택/집안에서의 산림욕을

鶴山 徐 仁 2006. 1. 2. 21:45

낙동강을 바라보는 한적한 농촌에 자리한 7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사방이 논밭과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평야에 우뚝 선 주택이라 위풍이 넘친다. 미국식 경량 목구조에다 우리의 전통 대들보 서까래 구조를 접목하고, 건강성과 미관성, 실용성을 강조했다. 낙동강의 범람에 대비 기초벽을 지반에서 2미터 정도 띄움으로써, 습기 차단과 조망권 확보, 창고 공간을 갖추었다. 외벽을 흰색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침실 부분 벽체를 삼면으로 돌출시켜 그 사이에 창을 내고 시더 베벨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줬다. 이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목재만으로 실내를 마감해 집 안에서 삼림욕 효과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건축정보

·위 치 : 부산광역시 강서구 식만동
·부 지 면 적 : 800평
·대 지 면 적 : 245평
·건 축 면 적 : 42평
·연 면 적 : 70평(1층 42평, 2층 28평)
·건 축 형 태 : 2층 경량 목조주택
(대들보 서까래 구조)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시더 베벨 사이딩
·내벽마감재 : 원목 루바, 원목 몰딩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이중 그림자)
·천 장 재 : 대들보, 서까래 노출+루바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상수도
설계·시공 : 상림건설(주) 상림목조주택 055-324-0488
www.sanglimh.com

질펀한 농토를 시원스레 헤집고 흐르는 낙동강 하구와 접한 부산시 강서구 식만동 중사도마을. 노관우(54세)·김정희(53세) 부부가 2004년 12월 이곳 낙동강을 바라보는 터에 연면적 7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을 지었다. 사방이 논밭과 과수원으로 둘러싸인 호젓하기 이를 데 없는 평지형 농촌마을에 앉혀진 위풍 넘치는 주택이라 멀리에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건축주 부부는 여느 전원생활자들과 달리 전원행의 첫 단추 격인 부지 마련에 따르는 수고를 덜었다. 김해군청 공무원이던 노관우 씨의 부친이 48년 전에 지금의 땅 800평을 장만했기 때문이다. 그는 공무원 관사(官舍)에서 살다가, 이곳에 기와집을 짓고 이주하던 때를 이렇게 회고한다.

“아마 초등학교 4학년 때였을 거예요. 선친(先親)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농사를 짓겠다며 이곳으로 이주했지요. 낡은 초가집이 딸려 있었는데 헐어 내고, 그 자리에 기와집 세 채를 지었지요. 그때는 섬이라 건축 자재를 배로 실어 날라야만 했어요. 당시 기와집과 정원이 예쁘다고 가락 일대에 소문이 파다하게 나서 많은 사람이 구경을 왔지요. 지금 돌이켜 보니, 부친은 그때 이미 전원생활을 즐겼던 거지요.”

이곳 중사도마을은, 지명에서 짐작하듯이 낙동강 한 가운데 모래가 쌓여서 만들어진 섬이다. 예전에는 ‘딴치’라고 불렀으나 일제강점기 때 중사도로 바뀌었다. 똑딱선으로 왕래하다가, 1985년 새마을사업으로 시만마을과 연결되는 교량이 건설되면서 육지화됐다. 지금의 경량 목조주택은 기와집 세 채가 있던 245평 대지에 건축면적 45평으로 지어졌다. 건축주 부부는 8년 전 기와집 두 채가 화재로 소실된 후, 아래채를 수리해서 살았다. 하지만 습기가 차서 벽에 곰팡이가 슬어 여간 불편하지 않았기에 새 집을 지으려 했다고.

“그때까지만 해도 경량 목조주택이 있는지조차 몰랐기에 경량 철골조에 샌드위치 패널로 집을 지으려고 했지요. 그러자 집도 운 때가 맞아야 짓는다는 주위의 만류로, 나이 쉬흔셋이 되기만을 기다렸지요. 그러는 동안 화성 씨랜드 화재 사건으로 샌드위치 패널이 불에 취약하다는 걸 알고는 철근콘크리트주택을 생각했는데 이번엔 시멘트 독(毒)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지요. 가족을 위해 주택을 쉽게 지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집 짓기 2년 전부터 월간 《전원주택라이프》를 구독했지요. 그러면서 경량 목조주택과 상림건설을 알게 됐고, 지금 이렇게 살기에 편안하고 보기에 아름다운 집을 지었으니… 운 때가 맞기를 기다린 보람이 있나 봅니다.”

건강, 미관, 실용, 삼박자 갖춘 집

건축주 부부는 본지(本誌)를 보고, 집에서 20여 분 거리인 김해시 전하동에 위치한 상림건설을 방문했다. 첫 상담에서 경량 목조주택의 구조적 특징과 시공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데에 호감을 가졌다고.

“상림건설에 설계·시공을 맡긴 이유는, 정통 미국식 경량 목구조에다 우리의 전통 대들보 서까래 구조를 접목시켰기 때문이지요. 기와집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 하면서 건강성과 미관성, 실용성을 두루 갖췄더군요. 무엇보다 시공한 양산, 울산, 진해 등지의 주택을 네댓 채 방문했는데, 건축주 모두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에 믿음이 갔지요.”

설계 협의 시에는 강물의 범람과 습기를 염려했다고 한다. 집터가 천정천(天井川)인 낙동강 하류라 기와집에 살 때, 강물이 두 차례 앞마당까지 범람했으며, 실내에 습기가 차서 고생했던 기억 때문이다. 이에 상림건설(주)의 박재환 기획실장은, 1층 바닥을 제방 높이만큼 지반에서 띄우자는 제안을 했다고.

“예전과 달리 지금은 낙동강 하구에 제방이 쌓여 있어 범람에 대한 문제는 줄었지요. 그렇지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해야 할 집에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갖고 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기초벽을 제방에 맞추어 2미터 높이로 띄우자고 제안했지요. 습기를 완벽히 차단해 구조체를 보호하면서 집 안을 쾌적하게 하고, 보다 나은 조망권을 확보하고, 또한 그만큼의 공간이 생겨 창고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지요.”

상림건설(주)는 마음을 담아 집을 짓는다며, 그 결과에 만족스러워하는 건축주 부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습기가 전혀 없어 집 안이 뽀송뽀송한 게 쾌적하기 이를 데 없어요. 2500평의 논농사와 3000평의 밭농사를 짓기에 각종 농기구를 보관할 창고가 필요했는데, 덤으로 창고까지 얻었지요. 또한 주택 뒷면을 제외하고 삼면에 덱을 널찍하게 냄으로써, 그 밑에다 자주 사용하면서 비를 맞춰도 되는 농기구들을 보관하게 됐지요.”

동선과 프라이버시 강조한 집

이 주택은 넓은 정원 가득 잔디가 파릇파릇하게 깔린 데다 지면에서 높이 띄워 집을 앉힘으로써 성채(城砦)를 연상케 한다. 외부 마감재를 보면, 물매 가파른 박공(맞배)지붕에는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슁글을 얹었으며, 벽에는 흰색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침실 부분 벽체를 삼면으로 돌출시켜 그 사이에 창을 내고 시더 베벨 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줬다. 특히 9미터짜리 구조용 목재(10″×10″)를 한번에 세운 포치형 현관은, 이 주택을 더욱 웅장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건축주 부부는 처음 50평을 생각했으나, 원하는 공간을 구획할 수 없어 20평을 더 넓혔다고.

“1층은 우리 부부가 사용하고, 2층은 자식들만의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1층의 경우 농사를 짓다 보니 주방이 지저분해지기 쉬우므로 다용도실에 신경을 많이 썼지요. 또한 작업실 겸 손님을 위한 방과 제사 용품을 보관할 수납실도 필요했고요. 2층에는 아들 방과 서재 그리고 시집 간 딸이 왔을 때 편히 사용할 방 등을 넣다 보니 면적이 늘어났지요.”

그렇게 해서 1층에는 계단실과 마주보는 현관을 기준으로 우측에는 거실과 주방 겸 식당 그리고 덱과 통하는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좌측에는 드레스-룸과 부부 욕실이 딸린 침실, 욕실, 작업실 겸 게스트 룸으로 배치했다. 우측 공용공간은 동선(動線)을, 좌측 사적공간은 프라이버시를 고려했음을 알 수 있다. 아일랜드형 주방 가구로 꾸민 주방의 경우, 입구를 부분 개방하여 거실에서 식탁이나 싱크볼과 쿡탑이 보이지 않게 했다. 좌측 사적공간의 경우, 중문을 설치한 현관이나 거실에서 각 실의 출입구가 보이지 않는다.

2층에는 복도식으로 작은 거실과 두 개의 침실, 욕실, 수납실을 배치했다. 그리고 1층 주방 겸 식당 위에 뻐꾸기창을 낸 다락방을 드려 서재로 사용하도록 했다. 보와 서까래를 노출시킨 거실 천장의 경사면이 2층 거실 앞까지 이어져 개방감이 느껴진다. 여기에 채광과 조망을 고려해 동쪽에는 고창을, 남쪽에는 발코니를 냄으로써 분위기가 한결 밝고 화사하다.

이 주택의 벽체는 경량 목구조로 샛기둥 사이에 인슐레이션(R-30)을 넣고 내벽은 MG 보드, 루바 순으로, 외벽은 OSB, 타이벡, 시멘트 사이딩 순으로 마감했다. 무엇보다 목재만으로 실내를 마감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물 사용이 많은 욕실과 주방 벽체 일부, 다용도실을 제외하고 모두 레드 파인(Red Fine) 루바로, 대들보는 길이 6미터 더글러스 퍼(Douglas Fir)로, 몰딩재는 스프루스(Spruce)로 마감했다. 경량 목조주택에 사용하는 대표적 외국산 소나무들인데 세월이 흐를수록 색이 균형을 이루면서 진가를 발휘한다. 집 안에서 마치 삼림욕을 즐기는 느낌이라는 건축주 부부.

“무더운 날, 농사일을 하다가 집에 들어오면 조습 기능이 뛰어나서 그런지 상쾌해요. 소나무 특유의 나무 냄새와 아름다운 나뭇결은, 마치 삼림욕장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요. 집을 짓고 나니 사람들이 목조주택을 선호하는 까닭을 알겠더군요.” 田

 

 

글·사진 윤홍로 기자






















 
 
 
 
 
 
 
 

서울시 강북구 번동에 사업장을 둔 건축주 이상만 씨는 수도권 북부지역에서 전원주택지를 물색하던 중 경기도 포천의 고모리 카페촌 인근에 자리한 부지를 구입했다. 카페촌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주변의 숲과 한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사업장까지는 27킬로미터 거리로 출·퇴근하기에 부담 없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2004년 11월 토목공사를 직접 진행하고, 각종 건축박람회를 통해 알아 놓은 시공, 자재 업체를 활용해 2005년 6월에 43평 복층 목조주택을 완성했다. 1층은 부부만의 공간으로 배치하고, 2층은 가족실과 자녀들이 쓰는 방을 드렸다. 1층의 거실 천장을 2층까지 높여 개방감을 주었고, 유리 블록을 사용한 2층 난간에서는 고모리 저수지의 풍경은 물론, 집 안 깊숙이 자연광을 받고 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부 지 면 적 : 600평
·연 면 적 : 43.26평 (1층 - 29.48평, 2층 - 13.78평)
·건 축 형 태 : 2층 경량 목조주택
·외벽마감재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재 : 천연페인트, 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천연페인트, 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시스템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년 4월 ~ 2005년 6월
·건 축 비 용 : 평당 320만 원
시 공 : 우드선 031-573-1220
www.woodsun.co.kr


전원으로 이주를 결정한 후, 입주까지 3년 걸린 이상만 씨. 건축 용어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가족의 보금자리를 짓는다고 생각하니, 준비하고 알아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인과 함께 여러 건축박람회를 찾아다니면서 수많은 업체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건축’ 분야는 더 이상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았다고. 거실 서랍장에서 두툼한 스크랩북을 꺼내 보여주면서 이상만 씨의 설명은 이어졌다.

“무엇보다 가족들 마음에 드는 집은 기본이죠.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방문해서 집주인과 얘기도 나누곤 했지요. 사진을 찍어서 보관한 것은 물론이고요. 지붕에 창을 낸 집을 모델로 했는데, 우리 집 설계하고는 어울리지 않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촬영한 사진은 물론, 각종 공사비에 들어간 비용을 모두 기록해 놓은 내역을 보니 꼼꼼한 손길이 그대로 느껴진다.

건축주의 선택이 곳곳에..

건축박람회에서 우드선과 맺은 인연은 이상만 씨 가족이 전원생활을 시작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됐다. 3개월간 시공을 한 우드선의 원유상 실장은 집을 짓기 전, 모형을 제작해 건축주의 이해를 도왔다. 건축 구조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춘 건축주라도, 건축 전반을 한 자리에서 설명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한 점 때문에 시공할 집과 똑같은 모형을 만들어 세부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원유상 실장.

“건축주가 건축박람회를 많이 다녔기에 자재 정보에 무척이나 밝은 편이었죠. 설계도면에 따라 외벽은 2″×6″, 내벽은 2″×4″ 구조재를 사용했습니다. 그 외에 바닥에 수맥 차단제를 깐다거나 문틀의 소재 등은 건축주가 직접 주문하고, 시공한 부분입니다. 건축주와 시공자, 기술 문제 이 삼박자가 잘 맞아야 좋은 집이 탄생하는데, 그런 면에서 건축주와 함께 진행한 이번 공사는 삼박자가 잘 맞은 경우이지요.”

나무에서 호수까지 한눈에

16평의 널찍한 덱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서면, 2.4미터에서 5미터까지 경사를 이루는 거실 천장이 눈에 띈다. 밖에서 보이는 박공지붕의 경사면을 실내에서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경사면을 살린 천장은 공간감이나 개방감을 느끼게 한다. 거실 천장의 경사면을 따라 조명을 설치하고, 그 사이에 오각형 모양의 고창을 달아 전원의 운치를 더했다. 또한 전면창을 통해 정원은 물론, 집 주변의 푸른 자연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상만 씨의 자랑이다. 이것으로 집 자랑이 끝난 것은 아니다. 2층 가족실에 오르면 푸른 정원 위에 또 하나의 선물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잔잔한 물결 위에 반짝이는 햇살이 살며시 내려앉은 고모리 저수지의 풍경이 그것이다.
이 집은 고모리 카페촌을 한참 지난 곳에 자리하고 있어, 주변의 소음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인근 광릉수목원 때문인지 맑은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든다고.

부부의 공간을 중심으로

1층 마스터-존에는 안방과 안방 욕실, 파우더-룸을 두고, 거실과 게스트용 화장실, 주방,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거실에서 안방으로 이어지는 입구에 작은 파우더-룸을 만들고, 안방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해 편리성을 더했다. 주방은 일자형으로 식당을 겸하고 있으며, 주방 가구 외에도 많은 물건을 보관하도록 다용도실을 두었다.

현관과 마주한 계단을 오르면, 2층에 자녀들을 위한 방 2개와 화장실, 가족실이 자리한다. 고모리 저수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가족실에 운동기구를 들이고, 짬짬이 운동시간을 갖는다는 이상만 씨. 그는 2층 가족실의 손잡이도 계단 부와 같은 소재를 사용하려 했지만, 후에 새로 생길 손자손녀들에 대한 배려라고나 할까. 난간 사이로 아이들이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유리 블록을 이용했다.

미래의 가족까지 생각한 그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이 집의 포인트가 됐다. 가족실에까지 거실 전면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2층에는 다락방의 정취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거실의 고창과 자녀방 한쪽에 마련한 벽장이 그렇다. 지붕의 경사면을 그대로 살려 만든 벽장은 동화책에서 본 듯한 다락방 풍경이 떠오른다. 이러한 분위기는 거실의 아늑한 오각형 고창에서도 느껴진다.

자투리 자재까지 알뜰하게

이상만 씨의 부인은 자재를 담았던 플라스틱 통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하고, 그는 자투리 자재를 이용하는 집 곳곳을 알뜰하게 꾸몄다.
덱 모서리의 벤치와 티-테이블 외에 정원 한쪽의 휴식공간이 눈에 띈다. 집을 짓고 남은 목재를 이용해 두 평 남짓으로 만든 아담한 공간으로, 빨간색 파라솔과 정원의 짙은 초록잎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원에서 생활한다고 하면, 대개 넓은 정원에서 가족이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나이가 지긋한 세대에게는 정원 못지 않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텃밭 가꾸는 재미다. 이상만 씨 부부도 매일 자라면서 모습이 변하는 갖가지 야채를 가꾸고 거두는 재미에 푹 빠졌단다.

“얼마 전에는 열무를 한 줄 심었는데, 벌레가 많이 꾀어 실패하고는 흙을 완전히 엎어 버렸지요. 무공해라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필요한 농약은 쳐줘야 한다는 걸 알았죠.”

고추,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참외 등 갖가지 야채와 과일까지, 처음 경험해 보는 텃밭 가꾸기지만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田

글·사진 조영옥 기자



















 

 

 

경북 성주군 월항면 문화마을 어귀에 (주)삼진건설에서 시공한 통나무집은 이재만·박미영 부부가 노후를 보낼 요량으로 마련한 보금자리이다. 설계 도면에 따라 모든 자재를 재단하여 짜 맞추기만 하면 되는 유럽식 통나무주택이다. 벽체는 직경 24센티미터 북유럽산 홍송으로 쌓았고, 지붕엔 유럽산 황토기와를 얹었다. 바닥은 보일러 시공 후 강화마루를 깔았고, 천장은 벽체와 같은 느낌의 루바로 마감했다. 내부는 인테리어를 별도로 하지 않았는데도, 내벽 자체에서 중후하면서 특유의 멋스러움이 풍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성주군 월항면 안포리
·대 지 면 적 : 187평
·건 축 면 적 : 35평(1층 25평, 2층 10평)
·건 축 형 태 : 240밀리미터 통나무집
·외벽마감재 : 통나무 위 오일스테인
·내벽마감재 : 통나무
·지 붕 재 : 유럽식 황토기와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단 열 재 : 인슐레이션
·난 방 형 태 : 기름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년 5월 ~ 9월
설계·시공 : (주)삼진건설 051-462-7726
www.samjinbuild.co.kr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건축 자재에 대해 방영한 적이 있다. 콘크리트에서 나오는 유독성 물질의 종류와 그 위험성이 나와 가족을 병들게 하고, 어떤 위험 속에 방치되어 있는가를 일깨우는 프로그램이었다.
우리가 함께 호흡하고 내 아이의 피부에 직접 닿아도 좋은 건축 소재로는 무엇이 있을까. 방송에서는 흙과 나무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개발한 건축 소재 중에는 친환경이라고 내놓을 만한 것은 드물다고 했다. 첨단 과학문명 사회에서 가장 원시적이고 가장 오래된 건축 구조물인 통나무집이 그 가치를 재평가 받는 이유는 바로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이다.

성주군 월항면 문화마을 어귀에 이르면 (주)삼진건설에서 시공한 통나무집이 눈에 띈다. 가족과 건강하게 살기 위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이재만(50세)ㆍ박미영(50세) 부부.

“여태껏 도시에서만 살다 보니 시골이 그리웠습니다. 공기 좋은 전원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었어요. 아직은 도시를 떠날 수 없기에 일터와 가까우면서 쾌적하고 조용한 이곳에 전원주택을 짓기로 했지요.”

돈보다는 가족들 건강이 우선

대구에서 섬유사업을 하는 이재만 씨는 사업상 사람 만나는 일이 잦은 관계로 술과 담배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렇게 30년을 살다 보니 어느새 몸이 약해진 자신을 발견하고는 안 되겠다 싶어 사업보다도 건강을 중시하기로 했다.
또 부인은 천식과 비염 때문에 환절기마다 고생을 했고, 자녀들은 아토피가 심했는데, 새집증후군 때문인가 싶어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옮겨 보았으나, 약간의 차도만 있을 뿐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았다. 이에 이재만 씨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공기 좋은 전원에서 살기로 마음을 먹고, 마땅한 장소를 찾아 나섰다. 사업 때문에 대구에서 너무 멀리 벗어날 수는 없었다고.

“대구 인근에서 마땅한 부지를 찾았는데, 거리가 가까우면 가격이 비싸고, 가격이 맞으면 교통이나 주변 환경이 좋지 않거나 하는 등… 이런 저런 조건에 맞는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 가량 부지를 찾아다니던 중 농업기반공사에서 성주 월항면 문화마을 택지를 분양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보았는데, 바로 여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주는 그의 고향인데다, 대구시 달서구에 위치한 사업장까지 차로 30분이면 닿는 거리라 부담이 없고, 또 대지이면서 평당 17만 원은 싼 편이라 바로 구입했다.
집은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소재인 흙집이나 통나무집으로 짓기로 했다. 관련 책자를 보고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 보고, 관련 전시회를 방문하면서 흙집과 통나무집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러던 중 (주)삼진건설에서 시공한 집을 보았는데, 첫 눈에 반했다고.

“통나무주택 전문 시공사인 (주)삼진건설이 부산시 기장읍에 지은 집을 보고 바로 저 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길로 찾아가 이 집과 똑 같이 지어달라고 했습니다.”

건축은 2005년 5월부터 시작하여 9월 완공을 보았다.

스타일대로 집을 맞추다

이 집은 매뉴얼 주택으로, 설계 도면대로 모든 자재가 재단되어져 짜 맞추기만 하면 되는 정통 유럽식 통나무 주택이다. 통나무집의 유형은 크게 미국·캐나다 식과 스위스·스칸디나비아·독일·러시아 등 유럽에서 짓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유럽의 통나무주택은 대서양을 건너가 2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유럽의 통나무주택은 오랜 역사를 통한 문화와 기술적 교류로, 통나무의 형태나 결합 방법 그리고 가공 방법도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발전해 왔다. 지금은 대부분 컴퓨터를 이용한 CAD(Computer Aided Design)로 설계되고 생산(CAM, Computer-Aided Manufacturing)된다.

유럽식 통나무주택을 수입·시공하는 (주)삼진건설 김영태 이사는 “우리나라에서도 세컨드 하우스 개념이 일반화되면서 점차 유럽식 통나무주택이 범용화될 것”이라며 “가격이 저렴하고, 조립 및 해체가 용이해 여러 가지 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계도면에 맞춰 정확한 치수대로 가공 생산된 자재를 조립했기에 공기도 짧다”고 덧붙였다.

1층 25평, 2층 10평을 합쳐 총 35평에 이르는 내부는 별도의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는데도 중후하면서 특유의 멋스러움이 있다. 실내 구조는, 1층은 공용공간이면서 부부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2층은 아이들의 독립된 공간으로 구획했다. 1층은 거실과 주방, 드레스-룸이 딸린 부부침실, 욕실 다용도실을 배치하고, 2층은 복도 중간에 욕실을 설치하여 일정 거리를 두고 아들방과 딸방을 배치했다.

벽체는 직경 24센티미터 북유럽산 홍송으로 쌓아 올렸는데, 원목과 원목 사이에는 소나무 껍질로 만든 섬유질을 채워 넣었다. 이는 통나무 사이가 벌어지거나 뜨더라도 단열에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함이고, 또 접착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붕은 서까래(직경 24㎝) 사이에 인슐레이션을 채우고 OSB로 덮은 후 방수 시트를 깔고 각목을 친 후 유럽산 황토기와를 얹었다. 바닥은 콘크리트 기초 위에 동판을 깐 다음 돌가루(석분)로 덮고 콘크리트를 치고 보일러 시공을 한 후 강화마루를 깔았다. 천장은 벽체와 같은 느낌을 주는 루바로 마감했다.

그리고 외기에 노출되는 부분에는 색이 변하는 것을 방지하고 벌레가 꾀는 것을 막기 위해 독일산 오일스테인을 칠했다. 이 외에 피스는 아연도금 처리를 한 국산 제품을 쓰고, 인슐레이션은 캐나다산을 사용했다. 배선은 미관을 고려해 구조재에 구멍을 뚫어 벽 속으로 감췄다.

벗어날 수 없는 매력

이재만 씨는 통나무집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만 해도 술을 마신 다음날이면 숙취로 인해 머리가 무거웠는데, 지금은 아무리 과음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가뿐하다고 한다. 부인 역시 이사 오기 전에는 천식과 비염 증세가 심했는데 통나무집에서 살기 시작한 뒤로 거짓말처럼 나았다고 한다.

이들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지나던 사람이 불쑥 들어오더니 “여기가 집이에요?”라고 묻는다. 지나는 이들 중 종종 이렇게 들어와 “혹, 카페가 아니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집이 너무 예뻐서 구경 좀 했으면 한다”는 사람들도 있단다.
집 자체가 통나무다 보니 소나무 향만 집 안 가득 은은하게 풍긴다는 이재만 씨는 도시에서 다시 살라면 못 살 것 같다고 한다.

“전원에서 생활하니 너무 좋습니다. 이곳에 오면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고, 숨 쉴 때마다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또 쌓인 피로도 자고 나면 말끔히 사라지고, 이제 도시에서는 못 살 것 같습니다.”田


글·사진 박창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