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흰 눈 내리는 날이면

鶴山 徐 仁 2005. 12. 23. 21:59
    흰 눈 내리는 날이면 정겨운 맘을 안고 만남은 정녕 반갑고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만남 뒤에 있을 이별을 생각하면 헤어짐의 아픔을 생각하게 됩니다. 겨울의 만남은 가을에 못지 않은 슬픔을 그리게 되는 건 차거운 겨울의 얼어버린 게절을 녹일 수 있는 더 강열한 열정을 마음 속에 품고 있기 때문 일 겁니다. 짧은 만남 속에 엮어지는 아름다운 영상과 그 속에서
    느끼는 기쁨을 통해 수많은 시간 그리워 하며, 애태울 것을 세상을 살아오며 이미 너무 미리 알아버렸기 때문 일 겁니다. 흐르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음을 알기에 자신에게 주어지는 이 시간들을 묶어두고 싶지만
    만남은 이별로 다가오게 됨을 알기에 이 기쁜 마음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당신이 떠나가버린 빈자리에 혼자 남아버릴 것을 알기에 즐거운 시간이 흐른 뒤에 찾아와 남겨질 외로움을 알기에 그 때에 자신을 에워싸고 떠나지 않을 그리움과 아픔을 알기에 만나는 시간은 반갑고 즐겁고 기쁨으로 채워지지만 그 뒤에 찾아 올 더 큰 그리움의 영상을 알고 있답니다. 당신은 깊은 아쉬움이나 그리움도 남겨두지 않은 채 떠난다해도
    설사 무심한 표정으로 떠나버린다 해도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남겨진 지울 수 없는 정이라는 것을 아마도 당신은 먼 훗날에 가서야 알게 될 겁니다.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던, 젊은 청춘의 사랑이던, 친구와의 우정이던, 사제간의 사랑이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은 아름답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신께 진솔한 고백이라면, 나에게 사랑은 정녕 아름답게 그려지지 않는 건, 무엇 때문 일까요? 기쁨과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시간 속에는 언제나 그와 함께 슬픔과 외로움이 쌓여간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 일 겁니다. 이렇게 그림자처럼 따라 오는 이 사실은 자신을 슬프게 합니다. 인간의 삶 속에서 때로는 예외가 있다고 했던가요?
    누구에게 그런 것이 일어나는지 묻고 싶어진답니다. 언젠가는 당신이 떠나버린 빈자리가 허전하여,
    끝없이 밀려오는 그리움으로 밤을 지새울지라도, 당신의 삶이 행복하다면, 그 누구의 삶도 아닌, 당신의 삶이 행복하다는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해야 할 겁니다. 우리 인간의 삶이란, 늘 그처럼 외로워하며, 그리워 하며, 아픈 마음 가운데서 나름대로의 평안을 찾아야 하는거니까요. 눈이 내리는 겨울이 오면 당신이 떠나버린 후 남은 빈자리가 더 허전하고 얼씬년스럽겠지만 그게 인생이라는 알고 있습니다. 비록 오래도록 당신과 함께 하지 못하는 삶의 여정이라고 해도 흰 눈이 내리는 겨울이 오면 몇 번인가는 당신을 그릴겁니다. 당신과 함께 흰 눈 내리는 겨울 길을 걷고 싶을 겁니다. 가로등 불 빛과 네온으로 장식 된 눈 꽃 나무를 보면서도 당신과 나란히 손잡고 같이 걷고 싶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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