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크리스마스 풍경 - 소원 나무 한국은 내일 또 강추위와 함께 많은 눈이 내린다지요? 어쩌면 머지않은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흰 눈이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북경은 최근 기온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아, 한 낮에는 포근함마저 느껴지는 날씨입니다. 게다가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과 건조한 날씨를 보면, 올해 북경의 크리스마스에는 흰 눈이 내릴 것 같지 않네요. 낭만과 분위기를 매우 중요시하는 블로그 안주인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참, 북경의 크리스마스 풍경은 어떨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중국은 유물론(唯物論)의 관점을 중요시하는 사회주의 국가 체제로 인해, 종교적 활동이 비교적 제한되어 있답니다. 물론 법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허용한다고 하지만, 많은 중국 사람들은 도교 사상에 바탕을 둔 기복 신앙의 일종인 민간신앙을 더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미신적인 요소를 배척하는 것 같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그들의 전통에 뿌리를 둔 민간 신앙이 자리 잡고 있답니다.
하지만 최근 점차 자본주의화 되어가는 경제 패턴 속에서 서구의 새로운 문물과 문화가 대량으로 흡수되어 때로는 전통과 현대, 서양과 동양이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답니다. 서구의 명절이나 기념일 등도 예외가 될 수는 없겠지요.
그 중에서도 서구의 최대 명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크리스마스" 문화 역시 중국에 흡수되어, 특히 젊은 층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념일로 환영받고 있답니다. 그래서 북경, 상해 등의 대도시에서는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비슷한 크리스마스 풍경이 연출된답니다. 예를 들면,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품, 산타할아버지 복장, 캐럴송 등등. 하지만 또 다른 중국만의 독특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하지요. 바로 "소원 나무" 라고 부를 수 있는 장식용 나무가 그것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응용한 이러한 "소원 나무"는 중국 전통 신앙 활동 중의 하나인 "기복 활동"의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볼 수 있답니다. 중국의 도교 사원이나 불교 사찰 등지를 돌다 보면, 자신들의 소원을 적은 부적이나 팻말, 자물쇠 등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소원을 적은 장신구들도 이러한 신앙 활동의 연장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이러한 크리스마스 풍경은 중국의 비교적 발달된 대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겠지요. 아직도 농촌이나 편벽한 외곽 지역에서는 전통 명절을 더욱 중요시 한답니다. 그래서 얼마 후면 다가올 "위엔딴(元旦 - 신정)"이나 "춘지에(春節 - 구정, 설날)"이 중국에서는 매우 중요한 명절이랍니다. 이러한 전통 명절과 민속 활동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최근 이렇게 점점 활성화 되는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리고 대형 백화점이나 일반 상점에서는 너도나도 크리스마스 용품을 판매하고 있답니다. 한편, 일반 음식점이나 가게들도 크리스마스를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해 갖가지 다양한 경축 활동을 벌이기도 한답니다. 대체로 광고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산타 복장을 한 종업원이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있는 가게 안으로 손님들을 안내하지요. 이렇게 현대 사회에서 상업적인 마케팅의 수단으로 전락한 크리스마스 풍경은 비단 중국에서만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고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매력 있는 기념일이라고 말할 수 있답니다. 얼마 전 중국 신문을 보니, 호텔이나 대형 식당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매우 고가의 호화 연회석을 마련하여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엄청난 가격으로 판매되는 입장료는 많게는 일인당 3,288 위안(40 만원 상당)에서 적게는 688위안(10 만원 상당) 까지 한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일반 직장인들의 월수입이 2~3,000위안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가임을 알 수가 있답니다. 이러한 입장표는 상품권으로 발매되어, 회사나 각 종 기관에서 고객을 위한 사은품으로 혹은 사원들의 보너스 대용으로 선물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전통 명절을 중요시하는 중국에서 명절은 고향으로 내려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투안위엔(團圓 - 온가족이 함께 모이다)"의 의미를 강조하지만, 크리스마스는 축제의 성격이 강해 특히 젊은이들이 기분을 만끽하거나 낭만을 즐기기 위한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기념일로 점차 자리 잡아 가고 있답니다. 너무 서두가 길었네요. 그럼, 북경의 크리스마스 거리 풍경을 한 번 감상해 보시지요.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 옆으로 흰색의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파란 하늘 아래 우뚝 솟아 있네요.
호텔이나 대형 상점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려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렇게 멋들어지게 트리를 장식해 놓았답니다.
역시 크리스마스 장식품의 일종으로, 선물가게를 과자처럼 만들어 놓았네요. 너무 진짜 같아서 블로그 안주인이 다가가서 혀를 대보았는데, 진짜 과자는 아니랍니다. 그러고 보니,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동화 이야기에서 나오는 과자로 만든 집이 생각나네요.
야외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중국적인 특색이 물씬 풍기는 중국식 크리스마스 트리. 역시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트리도 붉은 천을 길게 늘어뜨려 새로운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네요.
크리스마스 트리에 소원을 적은 종이 카드를 걸어 놓았네요. 우리 블로그 부부는 이 나무를 "소원 나무"라고 부르기로 했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정말 가슴 찡한 소원이 적혀 있네요. 왼쪽의 카드에는 "앞으로 키도 크고 날씬해 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온 세상이 사랑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 라고 씌어져 있네요. 그리고 오른쪽에는 "세상의 모든 착한 사람들이 영원히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라고 씌어져 있답니다. 이렇게 자신 만을 위한 소원에 앞서,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다운 가 봅니다.
이것은 북경의 국자감(國子監)에서 보았던 전통적인 소원 부적입니다. 수험생이나 입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걸어 놓은 팻말들이지요. "소원 나무" 역시 이러한 기복 활동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셩딴지에(聖誕節 - 크리스마스)" 상품 판매장입니다. 빨간 원피스를 입은 예쁜 손녀가 할머니를 조르고 있네요. 아마도 예쁜 꼬마 장신구들이 탐이 났나 봅니다.
크리스마스 용품 판매 가게. 가게의 입구에 중국어로 "셩딴콰이러(聖誕快樂 -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씌어져 있네요. 와~ 춤추는 "셩딴라오런(聖誕老人 - 산타클로스)"도 있네요. 이 날, 블로그 안주인은 깜빡이 조명등을 사달라고 바깥 주인을 졸랐답니다. 하지만 무뚝뚝한 바깥주인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 랍니다.
북경의 전통 사천 식당도 현대식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한껏 멋을 내었군요. 나름대로 운치가 있네요.
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어렸을 적 TV에서 보았던 크리스마스 단골 프로그램인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만화 영화의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이 생각납니다. 지독한 구두쇠였지만,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날 저녁에 크리스마스 유령들의 도움으로 결국은 자신의 선량한 본성으로 되돌아온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비단 "스크루지" 영감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도 혹시 또 다른 "스크루지" 영감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여러분! 성탄쾌락(聖誕快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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