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나라 ‘교육의 힘’ 덕분이죠”
“제가 부임하자마자 뉴스를 통해 수능시험에서 휴대전화로 커닝한 사건을 봤습니다. 대학입시가 얼마나 어린학생들에게 큰 부담인지 알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죠.”
크리스티안 하우스뷔어트 주한 스위스 대사(58)는 한국의 매스컴에 ‘대학 입시’와 관련된 기사가 너무 많은 것이 놀랍다고 했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30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통해 세계 각국을 다녔지만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에 새삼 놀랐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동화처럼 아름다운 나라, 혹은 검은 돈을 은밀히 감추는 스위스은행이라는 상반된 이미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교육강국이다. 2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스위스연방공과대학(ETH), 각종 경제지표를 발표하는 것으로 더욱 유명한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세계 최고급호텔에 인재를 배출한 호텔학교, 저명인사들의 자녀가 다니는 초호화 사립학교 등 각 분야의 최고학교가 세계의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덕분에 국토는 좁고 천연자원은 열악한데도 관광은 물론 각종 산업이 발달해 있고 세계적 기업들-식품회사인 네슬레, 제약회사 노바티스, 산도스-등을 이끌어 ‘가장 살기 좋은 꿈의 나라’를 만들고 있다. 하우스뷔어트 대사는 이 모든 것이 ‘교육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고교 졸업생 22%만 대학에 진학
“스위스는 교육자들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루소, 페스탈로치는 물론 현대교육의 새로운 개념을 제안한 피아제 등이 스위스 출신이지요. 이런 교육자들이 학력이나 학벌보다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강조한 덕분에 각자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고 1870년대만 해도 너무 가난해서 굶어죽고 용병을 외국에 팔아야 했던 아픔에서 벗어나 이제 선진국이 된 겁니다(로마의 바티칸에는 아직도 독특한 복장의 스위스용병이 파견되어 있다). 교육에 대한 관심과 수준은 매우 높지만 교육제도는 연방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아니라 ‘칸톤’이라고 불리는 주정부에서 독립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연방헌법에 규정된 ‘초등학교 의무교육’만 모두 수행할 뿐, 교과목이나 시험제도, 학생 선발기준 등은 모두 주정부에서 정해 독자적으로 시행한다. 공통점이 있다면 스위스 교육은 직업훈련 과정이 정규학교 교육과정의 일부이며 스위스 젊은이 중 3분의 2는 직업훈련 과정을 선택해서 학교 졸업 후 곧바로 직업전선으로 투입된다. 고등학교를 마친 학생들의 22% 정도만 정규대학에 진학하는 것.
스위스 초중학교의 커리큘럼은 주정부마다 다르지만 학생들이 재미있게 공부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몇몇 기본 과목을 제외하고는 자기가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신나고 즐겁게 공부를 하면서 자기계발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 특출한 영재를 위한 특수학교는 없지만 학습능력이 탁월한 학생은 월반이 가능하다. 반면 특정 과목이 부진한 학생들은 해당 과목 선생들이 방과후에 특별지도를 해줘서 1명의 낙오자도 없이 중학과정을 마치게 한다. 취미에 따라 음악, 미술 등은 따로 배우지만 우리나라 같은 보충학습 학원은 없다.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따로 지도하려면 선생님들이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세계에서 스위스의 교사연봉이 1위임을 생각하면 뿌듯한 보람을 느끼며 학생을 지도해줄 것 같다.
직업학교는 3~4년간 회사에서 일하면서 졸업 후 자격증을 받는다. 1주일에 1~2일만 학교에 가서 이론 교육을 듣고 나머지는 자신이 선택한 회사에서 실무를 익힌다. 이미 중고교생 때부터 적성검사와 상담 등을 통해서 갈 길을 정한 학생들은 ‘정규대학에 못간다’는 열등감이 전혀 없다. 자격증을 따서 전문직으로 진출하거나 자기 사업을 하는 직업학교 출신들이 일반 대학을 나온 친구보다 돈을 훨씬 잘 벌고 기업가로 성공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 투자’가 가장 큰 재산
스위스의 대학 재정 역시 각 주정부 문교성에서 관할하며 8개의 주립대학(바젤 취리히 베른 쌍갈렌 로잔 제네바 뇌샬텔 푸리부르그) 및 2개의 연방대학(취리히대 로잔대)이 있다. 대학에 진학하려면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를 통과해야 한다. 학생선발 기준은 각 대학의 재량이다. 자격시험 입시 등 교육정책은 거의 변함이 없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다만 대학에 들어간 후에 고생(?)은 시작된다.
“저는 베른 법대 출신인데 입학할 때는 30명 정도였던 동기생들이 졸업할 때는 겨우 4명이었습니다. 그만큼 혹독한 과정을 거쳐야 대학 졸업 자격을 주는 거죠. 아인슈타인을 비롯, 노벨상 수상자를 20명이나 배출한 공과대학 역시 1인당 특허수가 세계 최고입니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공부하고 재능을 펼칠 마당을 마련해주되 아무에게나 졸업장을 주진 않습니다. 사람에게 투자하고 사람을 키우는 것이 스위스의 가장 커다란 재산이란 것에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자신의 적성·가정형편·인생과 미래에 대한 별다른 고뇌 없이 무조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우리 실정. 해마다 졸업생은 홍수를 이루는데 대학생들은 취업난에 좌절하고 각 기업체는 ‘인재 가뭄’이라며 신입사원을 뽑기 싫다고 한다. 모든 학생과 학부모가 꿈꾸는 서울대학교 역시 세계 대학들과 겨룰 때는 경쟁력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다른 대학들이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것도 아니다.
대학교육이나 인재 양성은 법과 제도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주정부에서 시행하는 시험제도는 변함없고, 학생들은 학교가 알아서 뽑지만 각 기업체와 대학이 산학협동을 하고, 커리큘럼은 그 시대에 맞는 과목을 정해 지도하는 것이 스위스의 교육이다. 아라가우 주정부의 경우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앞당겨 1학년 때부터 실시할 계획. 주정부 교육청은 학교당국·학부모와 합의해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들을 위해 학교 급식을 제공하고 종일수업을 도입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나노기술을 주정부 중점사업으로 정해 바젤대학에 매년 400만 달러, 에너지와 재료공학 부문의 산학협동을 고취하기 위해 50만달러를 지원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IMD 역시 최근엔 ‘가족 경영’이란 과목을 새로 채택해 전세계에서 가업을 잇고 있는 경영인들이 수강 신청을 해서 인기다.
“저는 11살 때부터 외교관을 꿈꿨습니다. 외가가 외교관 집안이라 영향도 받았겠지만 항상 집 거실에 있던 커다란 지구의를 보면서 꼭 세계를 누비며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법대를 마치고 변호사 시험과 외무고시에도 합격했는데 외교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어느 한분야의 전문가는 못 되지만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세계적인 관심사가 무엇인지는 알며 무엇보다 세계평화에 이바지한다는 것이 보람입니다. 저처럼 어릴 때부터 적성을 파악해 꿈을 이루게 하는 것이 교육 아닐까요.”
하우스뷔어트 대사는 “한국은 좁은 국토와 다양성 등 스위스와 비슷한 면이 많아 얼마든지 교육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덕담을 남겼다.
“제가 부임하자마자 뉴스를 통해 수능시험에서 휴대전화로 커닝한 사건을 봤습니다. 대학입시가 얼마나 어린학생들에게 큰 부담인지 알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죠.”
크리스티안 하우스뷔어트 주한 스위스 대사(58)는 한국의 매스컴에 ‘대학 입시’와 관련된 기사가 너무 많은 것이 놀랍다고 했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30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통해 세계 각국을 다녔지만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에 새삼 놀랐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동화처럼 아름다운 나라, 혹은 검은 돈을 은밀히 감추는 스위스은행이라는 상반된 이미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교육강국이다. 2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스위스연방공과대학(ETH), 각종 경제지표를 발표하는 것으로 더욱 유명한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세계 최고급호텔에 인재를 배출한 호텔학교, 저명인사들의 자녀가 다니는 초호화 사립학교 등 각 분야의 최고학교가 세계의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덕분에 국토는 좁고 천연자원은 열악한데도 관광은 물론 각종 산업이 발달해 있고 세계적 기업들-식품회사인 네슬레, 제약회사 노바티스, 산도스-등을 이끌어 ‘가장 살기 좋은 꿈의 나라’를 만들고 있다. 하우스뷔어트 대사는 이 모든 것이 ‘교육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고교 졸업생 22%만 대학에 진학
“스위스는 교육자들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루소, 페스탈로치는 물론 현대교육의 새로운 개념을 제안한 피아제 등이 스위스 출신이지요. 이런 교육자들이 학력이나 학벌보다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강조한 덕분에 각자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고 1870년대만 해도 너무 가난해서 굶어죽고 용병을 외국에 팔아야 했던 아픔에서 벗어나 이제 선진국이 된 겁니다(로마의 바티칸에는 아직도 독특한 복장의 스위스용병이 파견되어 있다). 교육에 대한 관심과 수준은 매우 높지만 교육제도는 연방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아니라 ‘칸톤’이라고 불리는 주정부에서 독립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연방헌법에 규정된 ‘초등학교 의무교육’만 모두 수행할 뿐, 교과목이나 시험제도, 학생 선발기준 등은 모두 주정부에서 정해 독자적으로 시행한다. 공통점이 있다면 스위스 교육은 직업훈련 과정이 정규학교 교육과정의 일부이며 스위스 젊은이 중 3분의 2는 직업훈련 과정을 선택해서 학교 졸업 후 곧바로 직업전선으로 투입된다. 고등학교를 마친 학생들의 22% 정도만 정규대학에 진학하는 것.
스위스 초중학교의 커리큘럼은 주정부마다 다르지만 학생들이 재미있게 공부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몇몇 기본 과목을 제외하고는 자기가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신나고 즐겁게 공부를 하면서 자기계발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 특출한 영재를 위한 특수학교는 없지만 학습능력이 탁월한 학생은 월반이 가능하다. 반면 특정 과목이 부진한 학생들은 해당 과목 선생들이 방과후에 특별지도를 해줘서 1명의 낙오자도 없이 중학과정을 마치게 한다. 취미에 따라 음악, 미술 등은 따로 배우지만 우리나라 같은 보충학습 학원은 없다.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따로 지도하려면 선생님들이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세계에서 스위스의 교사연봉이 1위임을 생각하면 뿌듯한 보람을 느끼며 학생을 지도해줄 것 같다.
직업학교는 3~4년간 회사에서 일하면서 졸업 후 자격증을 받는다. 1주일에 1~2일만 학교에 가서 이론 교육을 듣고 나머지는 자신이 선택한 회사에서 실무를 익힌다. 이미 중고교생 때부터 적성검사와 상담 등을 통해서 갈 길을 정한 학생들은 ‘정규대학에 못간다’는 열등감이 전혀 없다. 자격증을 따서 전문직으로 진출하거나 자기 사업을 하는 직업학교 출신들이 일반 대학을 나온 친구보다 돈을 훨씬 잘 벌고 기업가로 성공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 투자’가 가장 큰 재산
스위스의 대학 재정 역시 각 주정부 문교성에서 관할하며 8개의 주립대학(바젤 취리히 베른 쌍갈렌 로잔 제네바 뇌샬텔 푸리부르그) 및 2개의 연방대학(취리히대 로잔대)이 있다. 대학에 진학하려면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를 통과해야 한다. 학생선발 기준은 각 대학의 재량이다. 자격시험 입시 등 교육정책은 거의 변함이 없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다만 대학에 들어간 후에 고생(?)은 시작된다.
“저는 베른 법대 출신인데 입학할 때는 30명 정도였던 동기생들이 졸업할 때는 겨우 4명이었습니다. 그만큼 혹독한 과정을 거쳐야 대학 졸업 자격을 주는 거죠. 아인슈타인을 비롯, 노벨상 수상자를 20명이나 배출한 공과대학 역시 1인당 특허수가 세계 최고입니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공부하고 재능을 펼칠 마당을 마련해주되 아무에게나 졸업장을 주진 않습니다. 사람에게 투자하고 사람을 키우는 것이 스위스의 가장 커다란 재산이란 것에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자신의 적성·가정형편·인생과 미래에 대한 별다른 고뇌 없이 무조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우리 실정. 해마다 졸업생은 홍수를 이루는데 대학생들은 취업난에 좌절하고 각 기업체는 ‘인재 가뭄’이라며 신입사원을 뽑기 싫다고 한다. 모든 학생과 학부모가 꿈꾸는 서울대학교 역시 세계 대학들과 겨룰 때는 경쟁력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다른 대학들이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것도 아니다.
대학교육이나 인재 양성은 법과 제도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주정부에서 시행하는 시험제도는 변함없고, 학생들은 학교가 알아서 뽑지만 각 기업체와 대학이 산학협동을 하고, 커리큘럼은 그 시대에 맞는 과목을 정해 지도하는 것이 스위스의 교육이다. 아라가우 주정부의 경우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앞당겨 1학년 때부터 실시할 계획. 주정부 교육청은 학교당국·학부모와 합의해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들을 위해 학교 급식을 제공하고 종일수업을 도입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나노기술을 주정부 중점사업으로 정해 바젤대학에 매년 400만 달러, 에너지와 재료공학 부문의 산학협동을 고취하기 위해 50만달러를 지원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IMD 역시 최근엔 ‘가족 경영’이란 과목을 새로 채택해 전세계에서 가업을 잇고 있는 경영인들이 수강 신청을 해서 인기다.
“저는 11살 때부터 외교관을 꿈꿨습니다. 외가가 외교관 집안이라 영향도 받았겠지만 항상 집 거실에 있던 커다란 지구의를 보면서 꼭 세계를 누비며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법대를 마치고 변호사 시험과 외무고시에도 합격했는데 외교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각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어느 한분야의 전문가는 못 되지만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세계적인 관심사가 무엇인지는 알며 무엇보다 세계평화에 이바지한다는 것이 보람입니다. 저처럼 어릴 때부터 적성을 파악해 꿈을 이루게 하는 것이 교육 아닐까요.”
하우스뷔어트 대사는 “한국은 좁은 국토와 다양성 등 스위스와 비슷한 면이 많아 얼마든지 교육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덕담을 남겼다.
출처 : 블로그 > 나노식품/나노푸드 (Nanofood) | 글쓴이 : Truescience [원문보기]
'敎育.學事 關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교조에 맞설 교원단체 만든다 (0) | 2005.12.21 |
---|---|
[스크랩] 의사·박사도 지원하는 독일 고교 교사 (0) | 2005.12.21 |
國語에 對한 重大한 誤解(13) ~ (15) (0) | 2005.12.20 |
[스크랩] 포토샵배우기 (0) | 2005.12.19 |
[스크랩] 엑셀(Excel) 강좌 모음 및 링크 (0) | 2005.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