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바다. 입안의 박하사탕처럼 생각만 해도 상쾌하다. 하지만 막상 해수욕장에 발을 딛기도 전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행렬에 짜증부터
난다. 인산인해에 숨막히기 싫은 사람들, 올여름은 그 유명해수욕장들 뒤에 숨어 있는 나만의 해수욕장으로 가보시길. 여행작가 유철상이 추천하는
서해안 숨은 해수욕장 네 군데.
▲ 때로는 남 몰래 숨어들 때도 있는 법이다. 충남 보령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작은 산 하나 넘으면 홀뫼해수욕장이 나온다. 보시다시피 한가롭고 여유롭다. 독대섬에 햇살이 내려쬔다.
| | 보령 홀뫼해수욕장
풍광 좋은 섬이 펼쳐지고 한쪽
해변에선 바나나보트를 즐기고, 한쪽 갯벌에서 조개를 줍는 일거양득의 숨겨진 해수욕장이다. 산너머 1㎞ 떨어진 무창포해수욕장과 달리 한적하기 짝이
없어 신기할 정도다. 해변 중심에 놓인 독대섬을 중심으로 갯벌과 모래해변이 좌우로 넓게 펼쳐져 있다. 해변의 길이는 각각 2㎞ 정도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지면 폭 1㎞가 넘는 갯벌과 모래해변이 등을 드러낸다. 해가 쨍쨍한 오후가 되면 모래가 금빛으로 빛나고 바닷물도 매우 깨끗하다.
모래밭 뒤로는 고운 풀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해변의 풍경을 한결 평화롭게 한다.
조개잡이 체험 포인트는 독대섬 옆으로 펼쳐진 갯벌. 조개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조개가 풍성하다. 1시간만 긁어도 한 광주리가
가득해질 정도. 군부대 앞은 모시조개가, 좌측 갯벌에는 맛조개가 잘 잡힌다. 1시간 정도 꾸준히 호미질을 하면 반드시 푸짐한 선물이 기다린다.
물이 충분히 빠진 후에 호미질을 하면 손쉽게 잡을 수 있다. 호미와 양동이는 민박집에서 무료로 대여해주거나 마을 수퍼나 매점에서 호미, 삽,
장화 등을 2000원 정도에 빌려준다. 조개는 소금기를 빼는 게 필수. 양동이에 바닷물을 담아 하루 정도 두면 된다.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반나절 정도만 둔 뒤 조개구이 별미를 맛보는 것도 좋다.
앞에는 독대섬, 직언도, 황죽도 등 섬 세 개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독대섬과 모래밭을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낙조는 가히 일품이다. 7월
중순에는 하루에 두 번 물이 빠진다. 정오부터 3시간 정도 독대섬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다. 보통 때는 독대섬까지만 물이 빠지고 사리(음력
보름과 그믐 전후 2~3일) 때는 직언도까지 빠진다. 직언도는 무창포 석태도처럼 신비의 바닷길이 연출되는 구간이다. 썰물 때라면 독대섬 해안의
바위 그늘에서 휴식을 즐기는 것도 방법. 기암괴석 사이에 작은 모래톱이 있다.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무창포IC → 좌회전 후 606번 지방도로 3㎞ 직진하면 무창포해수욕장 숙박단지 → 끝 제6주차장 앞에서
좌회전 후 5분 달리면 작은 사거리 → 이정표 보고 우회전하면 홀뫼(독산)해수욕장. 주차료 무료.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3309.
숙박 민박집 이용. 대부분 조개구이용 그릴과 평상을 비치. 깔끔한 방갈로형 원룸을 갖춘 해산콘도(041-935-9794)와
콘도식 원룸 선진민박(041-936-4808), 홀뫼민박(041-936-3591) 등. 성수기 7만원선.
맛집 독대섬 맞은편 동호식당(041-936-3957). 야산에서 방목한 오리와 토종닭을 이용한 오리탕(2만5000원)과
닭백숙(3만원)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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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이원 꾸지나무골해수욕장
태안의 땅끝마을인 이원반도에 숨겨진 해수욕장이다. 태안읍에서 만대포구 방향으로 가다 악도염전 맞은편 언덕길로 1㎞ 가량 들어가면 꾸지나무골
해변이 나타난다. 솔숲동산이 해변 가운데에 있고 양편으로 백사장이 뻗어 있다. 잘생긴 소나무가 방풍림처럼 빼곡하게 늘어선 백사장은 금방이라도
선녀가 내려올 것 같은 신비감마저 자아낸다. 해변 길이는 1㎞가 넘고 폭도 50m에 달한다. 모래밭 가운데 바위 지대가 있어 해변 풍경도
이채롭다. 연인끼리 있으면 짜릿한 키스 충동이 일어날 정도로 솔숲과 바위가 해변을 둘러싼 아늑한 해안이다.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 → 태안읍 이원 방향 이정표 따라 18㎞ 가면 악도 염전 → 맞은편 언덕길 따라 1㎞.
숙박 꾸지나무골 입구에 꾸지나무골민박(041-675-7850) 등 민박집이 네 곳 정도. 하지만 숙박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텐트를 준비해 야영을 하는 것도 좋다. 이원면이나 태안읍의 깨끗한 모텔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맛집 이원면사무소 맞은편 이원식당(041-672-8024). 태안 별미 박속밀국낙지탕(1만5000원)을 맛볼 수 있는 곳.
하얀 박속과 낙지를 한데 넣어 끓이는 낙지 샤브샤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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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원북 신두리해수욕장
▲ 신두리해수욕장과 우럭회. 백사장 뒤편 초원에는
해당화가 가득 피었다. | | 7월이면 태안반도
곳곳에 연분홍 해당화가 활짝 핀다. 인적 드문 신두리 바닷가에 애처롭게 피어 갯바람에 하늘거리는 해당화는 진홍빛 수를 놓은 듯 해변을 붉게
물들인다. 신두리 사구는 야생화가 가득한 초원으로 변신한다. 얼마나 넓은지는 가보지 않고는 모른다. 한 줄기 실바람에 초원이 물결치는 해변마을은
마치 향수를 뿌려 놓은 듯 꽃향기로 가득 찬다. 5㎞에 이르는 드넓은 백사장이 인상적인 곳이다. 사람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아직까지는 깨끗한
자연의 생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펜션형 리조트가 들어서 있어 조용하고 한적한 장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가는길 태안읍에서 603번 지방도로 → 원북면 농협 앞에서 좌회전 → 소근리에서 다시 좌회전 → 민박집과 펜션이 들어서 있고
길 끝에 신두리 해변과 사구.
숙박 신두리해수욕장 입구 별장형 펜션 하늘과바다사이 리조트(041-674-6666). 리조트 앞에 바로 해변이 있고 급수대와
화장실이 있다.
맛집 통나무집 스타일 하늘과바다사이 횟집(041-674-4521). 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 싱싱한
우럭회와 광어회도 좋고 얼큰한 우럭매운탕(2만원)도 맛있다. |
태안 안흥 갈음이 해수욕장
여느 서해안 해수욕장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곳이다. 희고 고운 백사장이 인상적이고 둥그렇게 바위가 해변을 둘러싸고 있다.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와 드라마 <다모> 등의 촬영지로 등장했을 정도로 풍경이 아름답고 해변이 깨끗하다. 작지만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품고 있어 데이트를 겸한 휴가지로 적극 추천할 만한 곳. 해수욕장 입구에는 야영장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바닷가에서 즐기는
캠핑도 즐길 수 있다.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 → 태안읍 경유해 안흥 방향 → 안흥초교 지나 이정표 따라 우회전 → 길 끝에 갈음이해수욕장.
숙박 바깥갈음이 마을에 민박이 여러 곳 있다. 둥이민박(041-674-6070)과 고향민박(041-674-1616)이
깨끗하다. 미리 텐트를 준비해 야영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맛집 신진도 선착장 인근 맛동산(041-675-1910). 영양굴밥(8000원)으로 발명특허를 얻은 맛집. 청국장,
갱개미무침도 이 집만의 별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