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 출신인 이 전 차장은 중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0회)에 합격해 1976년부터 1996년까지 전북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정보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민의 정부 시절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겨 감사위원과 사무총장, 한국감정원 원장 등을 거쳐 국정원 국내 담당 2차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이 전 처장은 중,고, 대학교 동문인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1년 1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1년5개월간 국내 정보를 총괄했다. 이 같은 '뜻하지 않은 전력(前歷)' 때문에 이 전 차장은 국정원 도청 사건과 관련해 최근 몇차례 검찰에 불려가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장은 특히 자신이 보좌했던 신 건 전 국정원장이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되고, 자신과 도청 결재라인에 있었던 일부 간부들이 기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극심한 심적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차장과 가까운 모 인사는 "도청사건과 관련해 이 전차장이 최근 검찰에서 한 진술이 다른 사람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아 사법처리될 위기에 처해 나름대로 자신의 처지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차장은 2003년 12월이후 호남대 총장직을 맡아왔다. (광주=연합뉴스) |
2005.11.21 00:02 입력 / 2005.11.21 10:54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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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부경찰서는 이날 밤 이 전 차장이 광주 쌍촌동 H아파트 102동 1001호 호남대 총장 관사에서 숨져있는 것을 파출부
이모(여·56)씨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에서 “서울에 사는 이 총장의 부인에게서 ‘남편이 어제부터 집 전화와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니 아파트에 직접 가보라’는
전화를 받고 저녁에 아파트에 가보니 이 총장이 베란다에서 빨랫줄로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신건(辛建) 국정원장 시절인 2001년 1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국정원 2차장(국내담당)으로 근무해온 그는, 재직 시절의 국정원
도청과 관련해 지난 11일까지 3차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차장은 검찰에서 휴대전화 도청에 관여했는지와 이를 신건 전 원장에게 보고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주변사람들에 따르면 이 전 차장은 검찰의 국정원 불법도청 수사와 관련, 자신의 상사인 신건 전 국정원장과 전임자인 임동원(林東源)
전 국정원장이 구속되자 괴로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차장이 신 전 원장 구속 직전에 울먹이면서 ‘잘
모시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전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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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자살은 검찰의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 수사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 김영삼(金泳三) 정권 시절의 안기부 불법도청에 대해서는 시효가 만료되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재임 중
국정원장 두 사람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 온 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DJ측은 ▲법적 형평성에 어긋나는
데다 ▲구속된 두 전직 국정원장이 불법도청을 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청와대와 여권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특히 이 전 차장의 자살은 호남(湖南)의 정치적 민심을 크게 자극할 우려가 없지 않아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광주=김성현기자 shkim@chosun.com )
이 전 국정원 차장 도청관련 수사 일지
▲2001.11∼2003.4 = 신건 국정원장 시절 국내담당 2차장 재직.
▲2005.10.4 = 검찰 첫 소환. 정치인 불법감청 내용 보고 지시 등 조사.
▲2005 10.8 =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 구속
▲2005.11.3 =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 당시 신건 국정원장에 대한 도청활동 연루 집중 추궁
▲2005 11.14 = 검찰, 신건ㆍ임동원 전 국정원장 구속영장 청구
▲2005 11.15 = 법원, 신건ㆍ임동원 씨 구속영장 발부
▲2005 11.20 = 이 전 차장 광주 서구 쌍촌동 H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
검찰 "추가 소환 계획도 없었는데 … " 당혹
이수일 전 국정원 차장은 '진승현 게이트'로 구속된 김은성 전 차장의 후임으로 부임해 2001년 1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국내담당 차장으로 재직했다. 국내담당 2차장은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국내 정보를 총괄하는 막강한 자리다. 15일 구속된 신건 전
국정원장의 영장에 따르면 이씨는 신 전 원장, 김병두 전 과학보안국(8국) 국장 등과 불법 도청을 공모한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8국의
도청자료가 국정원장.국내담당 차장.8국장에게 각각 보고됐다고 밝혀 이 전 차장의 혐의를 사실상 확인했다. ◆ 고위 간부 중 유일하게 구속 면해=이 전 차장은 검찰에서 불법 도청 과정뿐 아니라 1800명의 사회 주요 인사를 도청한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의 폐기 과정을 조사받았다. 국정원 불법 도청과 관련해 임동원.신건 전 원장과 김 전 차장이 차례로 구속됐지만 이 전 원장은 유일하게 구속을 면했다. 이 전 원장은 세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불구속 입건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전 원장의 구속영장에서 올 9월 24일 있었던 신 전 원장과 이 전 차장, 김 전 국장의 회동을 언급했다. 신 전 원장은 이 자리에서 "왜 불법 도청을 시인했느냐. 다음번 검찰 조사 땐 진술을 번복하라"며 이 전 차장 등을 다그쳤다. 검찰은 김 전 국장과 이씨로부터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불법 도청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는 이 전 차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20일 밤 "이 전 차장은 조사 과정에서 이번 도청사건과 관련해 크게 문제된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수사에 영향을 미칠 만한 비중 있는 진술은 한 게 없다는 뜻이라고 황 차장은 설명했다. 이 전 차장은 1년5개월의 근무기간에 불법 도청과 관련해 보고받은 게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차장을 추가로 소환할 계획도 없었다고 한다. 유재만 특수1부장과 이씨 조사를 담당했던 수사 검사들도 "마지막 조사 때 특별한 징후는 없었다"며 이 전 차장의 자살 동기와 경위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검찰은 정확한 상황파악을 위해 현지에 수사팀을 보내 조사할 방침이다.
두 전직 원장이 검찰 소환조사 때마다 자신들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던 것과 달리 이 전 차장은 "죄송하다. 할 말이 없다"며 불법 도청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 또 최근 검찰의 불법 도청 수사 초점이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의 문건 폭로와 관련돼 도청문건의 유출 쪽으로 맞춰지면서 검찰의 추가 소환조사에 부담을 가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한나라당은 박지원 문화부 장관과 박준영 국정홍보처장의 취업 알선 관련 통화내용 등을 폭로했다. 문건 폭로는 이 전 차장이 재직하던 시기로 검찰이 유출 부분을 규명하기 위해선 이 전 차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육자인 이 전 차장이 신 전 원장의 구속영장에 자신이 공모범으로 거명되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고, 그로 인해 괴로워하다 결국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혜수 기자<hschang@joongang.co.kr> |
2005.11.21 05:23 입력 / 2005.11.21 06:47 수정 |
검찰
수사를 받아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수일씨는 2001년 11월 국정원 차장에 부임한 지 한 달 만에 도청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를 즉시 근절하지
못한 데 심한 죄책감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검찰과 국정원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4일과 이달 3일, 11일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부임 1개월도 안돼 도청이 아니고서는 얻지 못할 정보 보고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고 도청 사실을 파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부임 즉시 도청 실태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진승현게이트에 연루됐던 김은성 전 차장의 후임으로 갑자기 부임했기 때문에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주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이씨는 부임 후 약 한달만에 (도청 사실을 파악하고도) 즉시 장비를 폐기하도록 지시하지 못한 데 대해 굉장한 죄책감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청장비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앞둔 2002년 3월께 폐기된 점에 비춰 이씨는 도청 사실을 알고도 석 달 가까이 이를 방치한 데 대해 도덕적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씨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진술이 중학교 및 대학교 선배로 직속상관이었던 신건 전 원장의 신병처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진술로 신 전원장이 구속되지 않을까 조사 내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이 전언이 사실이라면 이씨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의 도청 실태를 사실대로 밝힘으로써 상관인 신씨에게 누를 끼쳤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자살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신 전원장이 도청실태와 관련해 이씨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술했다면 이씨가 '상관을 배신했다'는 부담감에 목숨까지 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이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변호를 맡았던 김모 변호사는 21일 "이씨는 조사 횟수가 늘어갈수록 오히려 안도하는 모습이었다"며 자살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씨는 지난달 4일 첫 소환을 앞두고 "지인을 통해 연락처를 알게 됐다"며 전화를 걸어와 매우 불안한 어조로 "검찰에서 나오라고 하는데 내가 구속되는 것인가"라고 문의했다"고 회상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신병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검찰측 전언을 이씨에게 전달하면서 차분히 조사받고 오라고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두 번째 소환 일인 이달 3일에도 "검찰에서 또 출두하라는 데 내게 무슨 문제가 닥친 것인가"라고 물어 "앞선 조사에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는 차원이니 걱정 안 해도 좋을 것이다"라고 안심시켰다고 김 변호사가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3차 소환 일인 이달 11일 조사를 받은 뒤 직접 김 변호사와 마지막 통화를 했다. 이씨는 당시 "수사팀은 내가 재소환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고 하더라. 신경써 줘서 고맙다. 조사가 모두 끝나면 제대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고 김 변호사는 전했다. 김 변호사는 "첫 통화 당시 이씨는 구속을 우려해 매우 불안해 했지만 2차, 3차 조사를 받을수록 자신이 불구속될 것을 느끼게 됐는지 목소리가 점차 편안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
2005.11.21 16:44 입력 / 2005.11.21 17:01 수정 |
이수일 전
국정원 차장의 유서가 발견되지 않자 자살 동기를 풀어줄 열쇠로 목숨을 끊기 직전 그의 행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차장의 자살 사건을 조사중인 광주 서부경찰서는 "부검 결과 이 전 차장은 숨진채 발견되기 14-15시간 전인 20일 오전 6-7시께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21일 밝혔다. 이 전 차장은 평소 아내 박모(57)씨와 오전, 오후 7-8시 두차례 안부전화를 주고 받았으나 이날 오전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19일 오후 7시 35분께 마지막 통화를 했으며 오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적인 안부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장은 또 이날 오전 10시 13분께 가장 가까이서 자신을 보좌하던 비서실장 문모(44)씨와 통화를 했으며 문씨가 교직원의 부친상을 알리자 "내일 저녁에 조문가자"고 답했다. 이 밖의 통화내용이나 다른 행적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전 차장은 비서실장에게도 주말 일정을 알리지 않는 편이었으며 지난 11일 아버지 제사를 지내러 서울을 다녀온 터라 이번 주말에는 서울에도 올라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장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18일 오후 4시께로 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체육, 중국어, 일어 등 관련학과에 대해 학문평가를 받고 퇴근했으며 비서실장에게 "월요일에 보자"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내역과 지인 등을 통해 최후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며 "그러나 주말 동안 이 전 차장이 누군가를 만나거나 외출한 정황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
2005.11.21 16:02 입력 |
호남대학교는 21일 "유족과 장례절차 등을 논의한 끝에 고인이 총장으로 있던 호남대 광산캠퍼스에 빈소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남대는 이날 오후 2시께 빈소를 차려 조문객을 받고 학생, 교직원 등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쌍촌캠퍼스에도 임시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영결식은 23일 오전 10시 30분 광산캠퍼스 강당에서 열리며 시신은 전북 완주군 구이면 선영에 묻히게 된다. (광주=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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