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는 복원한 청계천을 산책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전에 살고 있는 제게는 신문방송으로만 구경했던 청계천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산책로를 밟아 보고,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어요.
실은 직장의 국제협력업무 지원을 위해 외국인들에게 서울을 안내하는 중이었고요
오전에는 용산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을 보고 인사동으로 가서 점심 먹고
인사동 산책과 전통혼례 시범 구경을 마치고 청계천 쪽으로 왔습니다.
이제부턴 우리가 어차피 광화문 쪽으로 걸어 갈테니 지금부터 계단을 내려가서
산책해보자는 말에 외국인들의 질문은 간단합니다... @.@
"왜요?"
"그러니까 한동안 덮여있던 도심의 하천을 다시 복원해서 물이 흐르게 했는데...
물가의 산책길도 쾌적하고 이 주변의 건물들도 한층 돋보이지 않는가?
예전부터 서울에서 중심하천이었으며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꽤 오랜동안 밟아볼 수 없었는데 이제 새로운 휴식의 공간이 되었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구경하고 있으니 당신들도 구경하면 좋지 않을까, (어쩌구 저쩌구...)"
"글쎄, 우리한테는 별 의미가... 옛 모습이 어땠는지, 덮여있는 모습은 어땠는지
하나도 모르는데... 잘 가꾼 정원 같기는 한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 @$#%*&
"흠, 일단 따라오라니까요, 방향은 저쪽... 멀진 않아요~" 하고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와아, 이게 사진으로 봤던 정조대왕 능행도로구나...
일행에게 설명하려고 하는데 흘끔 보고는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토요일 오후여서 사람이 많고 혼잡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텐데... 에휴...
이곳이 사진으로 보았던 야간 조명이 아름다운 곳이지요?
사진도 담고 잠시 쳐다보고 싶은데 일행들은 재촉하듯 계속 앞으로만 나아갑니다.
저도 다음번에 갈 기회가 있다면 저 징검다리를 뛰어서 건너보고 싶네요~
그러고보니 곳곳의 징검다리마다 건너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도 건너가 볼까요?"
"좋아요, 그럽시다. 앞만보고 걸어가니 너무 단조로와요..."
그런데 결국은 못 건넜습니다. 줄 서서 계속 기다려 봤는데
이 징검다리를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다가
양방향으로 건너다보니 중간에 서로 막히고 해서요...
사진 찍는 사람, 건너다 말고 돌아오는 사람, 줄 선 사람 아랑곳 않고 틈새로 건너는 사람...
징검다리들도 일방통행을 실시해야 할까요? ^^
길게 이어진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는 여기서 시작되는 거였네요.
평소 타일에 그린 그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저로서는 꼼꼼하게 살펴보고 싶은데
저만치 성큼성큼 가고 있는 일행을 쫒아 가야 해서... =3 =33
곳곳에 징검다리와 작은 다리마다 건너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건넘'이란 소통(교류)의 의미여서일까요...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고 오고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사람이 많은 토요일 오후여서인지 산책의 흐름에 지장이 많네요 -.-
사람들이 좀 적게 방문하는 조용한 날에 다시 올 수 있다면
징검다리나 다리의 가운데 서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고 싶습니다만...
수표교, 삼일교, 장통교, 광교, 광통교, 모전교... 모두가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복원하면서 일부라도 옛 모습이 남아있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무심하게 지나갑니다...
저의 일행들도 성큼성큼... 에휴 =3 =33
이제 청계광장이 멀지 않네요... "거의 다 왔어요, 힘내세요~"
그런데 이부근에선 양 옆을 걸어가기도 힘들 만큼 사람이 많았어요...
아마도 몇몇 학교에서 단체로 글짓기 대회에 참가하나 봅니다, '청계천 사랑'을 주제로요.
그런데 학생들이 보도를 차지하고 길바닥에 앉아 글짓기를 하는 바람에
실제로 걸어갈 수 있는 폭은 겨우 줄지어 걸어갈만한 공간 밖에 안되었습니다.
청계광장에서는 '행운의 동전 던지기'라는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 하단에 동전들이 보이시지요?
물 속에도 반짝반짝 동전이 많이 있어서 갑자기 트레비 분수 생각이 났습니다 ^^*
하지만 지갑에서 동전 꺼낼 틈이 없네요, 밀려 걸어가는 사람들 덕분에요...
이 앞에서 산책로가 끝나게 되는데 폭포와 분수 바로 위에 행사천막과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어서 시선 흐름이 끊어지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청계광장의 인공폭포입니다. 옆의 계단을 올라가면 동아미디어센터 앞이예요.
그런데 행사천막 끝자락이 안보이게 각도를 잡으려니 일부만 담게 되네요...
아쉽지만 그만 산책로에서 올라와 넓은 광화문 길을 바라보며 쉼호흡을 했습니다~
주변에 고층건물들이 서울 한복판에 있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
동아미디어센터 앞 광장 바닥에는 몇가닥 물길들도 시선을 끌었어요...
아래 작은 원이 청계천의 (상징적인) 발원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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