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03 15:36] |
인재 전문가 “한국 인재들,창의력 없고 도전정신 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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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한국 경제는 세계적 수준에 올랐지만 한국의 인재수준은 아직 멀었어요. 런던이나 뉴욕의 광고판을 점령하고 있는 게 한국 제품들이죠? 그러나 세계 최고 기업들에서 한국인을 찾아보기는 너무 어려워요.” 맥킨지에서 ‘인재전쟁(The War for Talent)’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인재전문가 조세미(40)씨의 진단이다. 조씨는 미국에서 MBA를 마친 후 부즈 알렌&해밀턴,맥킨지,하이드릭&스트러글스 등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에서 8년간 근무하다 최근 독립했다. 그는 먼저 1997년부터 2년간 맥킨지의 ‘숨은 한국 인재 찾기 작전’을 맡아 전세계 유명대학을 찾아 다녔던 경험을 들려줬다. 이 때 만난 한국인 유학생이 수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고학력 지원자가 너무 너무 많았어요. 이력서를 보면 정말 아까울 정도로 학력들이 화려해요. 그렇지만 우리가 원하는 인재들은 아니었어요.”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한국 학생들을 면접한 맥킨지 컨설턴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지 그 과정을 봅니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각각의 단계에서 최선의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주지 못해요.” 한국인 지원자들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평가도 비슷하다고 한다. “다들 똑똑하고 성실하다고 하죠. 그런데 창의력이 부족하다,자발적인 사고가 약하다,질문이 없다,이런 점에서도 평가가 일치해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고민하는 법이 없고,위에서 시키는 대로 순응하는 경향이 있어요.” 논리적이고 창조적인 사고력의 부족,여기에 조씨가 또 하나 추가하는 것이 도전정신의 부족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두뇌 유출이 큰 이슈인데 유일하게 한국만은 이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외국에서 공부한 한국 학생들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오니까요. 한국 학생들은 글로벌 시장이 제공하는 모든 기회를 마다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요. 중국이나 인도 학생들이 실리콘밸리로 가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한국 인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며 성장하려고 하지 않는다,학연 지연 혈연 등 국내의 튼튼한 서포트 속에서 안전하게 성장하고 싶어 한다,우물안 개구리가 되어 편안하게 살려고 한다 등 조씨의 ‘한국 인재 비판’은 작심한 듯 거침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조씨는 한국의 인재교육이 잘못된 방향을 향해 과다하게 투자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방향이 틀리다 보니 투자한 만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조기유학으로 영어를 능숙하게 하고,하버드나 예일대 졸업장만 있으면 글로벌 인재가 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영어가 문제는 아닙니다. 세계 일류 기업들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또 그럴싸한 ‘레테르’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죠.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보고 우리는 ‘알맹이가 없다’고 해요. 영어와 화려한 커리어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프로페셔널이 될 수 없어요.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은 전문성과 논리적 사고력,그리고 열린 시각입니다.” 조씨는 자기를 하나의 예로 들었다. 한국에서 대학까지 마쳤고,스물일곱이 되도록 해외 어학연수 한 번 안했지만 세계의 인재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 한다는 맥킨지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토종 박사’ 황우석을 거론하며 “실력만 있으면 세계가 자기를 찾아온다”고 말했다. 조씨는 최근 이런 생각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썼다. ‘세계는 지금 이런 인재를 원한다’(해냄)가 그것인데,글로벌 시대 한국 인재 보고서이자 길잡이라고 할 만하다. 책은 한국 인재들의 현주소를 보여주고,글로벌 인재의 조건을 제시하며,둘 사이의 격차를 좁힐 전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싱가포르,샌프란시스코,런던,워싱턴 등을 돌며 전세계 일류기업들과 함께 일해온 조씨의 경험이 글로벌 인재를 꿈꾸는 이 땅 젊은이들의 시야를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두 아이를 키우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살고 있는 조씨는 책 출간을 계기로 7년만에 고국을 찾았다. 약 2주간의 체류기간 동안 고려대,서울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 등에서 강연회를 갖는다. “한국이 인재선진국으로 가는 데 이 책이 하나의 모멘텀(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이미 세계의 관심은 중국으로,인도로 넘어가고 있어요. 우리가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재선진국으로 가는 길 밖에 없습니다. 세계 최고 기업들을 보면 인재에 대한 가치관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삼성의 힘도 결국 인재 중심 가치관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인재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없어요.”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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