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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무슨 말을 하겠나"

鶴山 徐 仁 2005. 10. 27. 17:30
"이대론 내년 지방선거도 참패"… 장기 구상 들어갈 듯
신정록기자 jrshin@chosun.com
입력 : 2005.10.27 02:57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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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노 대통령 정국 구상, 지방선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4·30 재·보선의 ‘0:23’ 전패 직후 연정(聯政) 구상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식물 대통령이 될지도…”라는 언급이 나온 것도 이 즈음이었다.

이번 10·26 재선거의 0:4 완패에 대해 청와대측은 공식적으로 무반응이었다.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결과가 노 대통령의 향후 정국 구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선거를 통해 확인된 민심의 현주소가 주는 충격은 간단치 않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인 중에서도 선거결과에 특히 민감한 편이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이번에도 뭔가 정국에 충격파를 몰고 올 구상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대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해보나 마나일 것이고, 정국의 주도권을 완전히 놓쳐 조기 레임덕 상황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금 같아서는 여당 간판으로 시장·군수에 출마하려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당이 지방선거 때까지 이런 상태로 갈 수 있겠느냐는 얘기까지 당 일각에서 나오는 것도 청와대로선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당장 뭔가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어차피 정기국회라는 ‘냉각기’가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통과 때까지는 다른 일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단이 마땅치 않은 측면도 있다. 내년초 정동영 통일, 김근태 보건복지장관의 당 복귀와 함께 이뤄질 개각, 당 지도체제 개편, 청와대 비서실 개편 외에는 신통한 방편이 없다. 조기 개헌 카드, 국회의원 선거구제와 관련된 또 한 번의 드라이브 등도 거론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반신반의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과의 소연정 가능성도 여전히 죽지 않은 카드이긴 하나, 정국 반전용으로 써먹기에는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은 상당 기간 정국 구상의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측이 최근 여론의 흐름과 관련, ‘저점’을 지나 ‘대세상승기’로 돌아서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점도 이 기간을 길게 할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