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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가 아니라 ‘죽음의 공포’

鶴山 徐 仁 2005. 10. 25. 19:05
[2005.10.25 17:43]  
아동학대가 아니라 ‘죽음의 공포’…돌아온 학대아동 다시 맞는다


[쿠키 사회]○…올해 열다섯살인 김상우(15)군은 지난 6월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가출했다. 2시간여 동안 구타당하다 아버지 손에 들려 있는 망치를 보는 순간 상우군은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고 바로 집을 나왔다.

2년전 실직 후 이혼 당한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상우군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주먹으로 맞는 날은 운 좋은 날이었다. 아버지가 목을 졸라 죽음의 문턱까지 간 적도 여러 번이었다. 이유는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것.

사정을 전해들은 학교 당국은 지역 상담센터의 권유에 따라 상우군을 아버지로부터 격리시켰다. 하지만 아버지는 “다시는 아이를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상우군을 집으로 데려가 또다시 폭력을 휘둘렀다. 상우군은 결국 상담센터 소개로 한 목사부부에게 맡겨졌다.

아홉살인 정희진 양의 사연은 더 안타깝다. 지난해 초 보호시설에서 치료를 받던 희진이는 1개월 후 집으로 돌아갔으나 2개월만인 지난해 5월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온몸의 멍,복부에 남은 손톱자국,바늘로 찔린듯한 우측 발목 등은 희진양이 2개월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줬다. 경찰조사 결과,희진이는 어머니의 상습학대로 숨졌고 아버지는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부모들의 학대로 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의 상당수가 집에 돌아간 뒤 중복학대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희진이처럼 숨진 아이들도 생겨나는 등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복지재단이 25일 발표한 ‘2004년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39곳의 아동학대 예방센터에 접수된 중복학대 신고건수는 2001년 20건에 불과했지만 2002년 103건,2003년 136건에 이어 지난해 533건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에는 지난 6월말 현재 362건이 접수됐다.

아동학대 신고는 2001년 2606건,2002년 2946건,2003년 3536건에 이어 지난해 4880건으로 급증했다. 올들어서도 지난 6월까지만 2981건이나 신고가 접수됐다. 한국복지재단 백혜수 팀장은 “알코올중독 등 비정상적 정신상태가 치료되지 않은 부모가 있는 집에 되돌아가는 아이들은 또 다시 폭력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과 이에 따른 가정파탄 등이 아동학대의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이중학대의 경우 사회적 보호망 미구축 등 제도적 탓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신고 후 서비스 체계도 재검토돼야 하며 피해 아동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강제 상담 등이 하루빨리 법제화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