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왜 이 시장이 경부운하를 언급하느냐는 얘기가 나왔는데 기업에 있을 때 여기저기 다녀보면 강을 활용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며 “경부운하 건설은 충북을 연결해 (내륙의) 항구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독일 라인강에 유람선만 다니는 것이 아니고 화물선도 많이 다니는데 우리나라는 강을 하수구로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서해안 시대에 충청권 발전이 중요한데 행정부서 몇 개 옮긴다 해서 지역발전이 되겠느냐. 고용과 생산이 창출되어야 발전이 가능하다는 경제적 측면에서 반대하는 것이지 정치적 측면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행정복합도시의 대안에 대해서는 “충청권 등 광역권 발전에 대한 대안이 있지만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어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윈드앙상블 공연 등 ’서울시의 날’ 행사가 마련된 비엔날레 행사장을 찾아 전시회장을 관람하고 한대수 청주시장과 문화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경부운하 20㎞만 파면 만들 수 있다” 청계천 이은 이명박 시장의 과감한 구상, 기술적ㆍ경제적 분석 논란 | |
글 :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
경부운하 총구간 500㎞ 중 새로 땅을 파 수로를 만드는 구간은 20㎞에 불과합니다. 하천과 하천을 연결해 나가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공사입니다.” 세종대 이상호 교수는 경부운하가 한국 물류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1995년
세종연구원에서 경부운하의 가능성에 대해 연구했던 인물. 96년 세종연구원에서 나온 이 보고서는 당시 국회의원이던 현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같은 해 이 시장은 동료 국회의원 47명의 서명을 받아 ‘경부운하건설추진위’를
결성했다.
시장은 “육로 수송이 절대적인 한계를 넘어서고 있어 내륙운하 건설이 필요한 만큼 정치권이 주도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며 경부운하 건설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시장이 정치적인 사건에 연이어 휘말리며 운하건설 모임은 사라졌다.
또한 건설교통부의 의뢰를 받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던 수자원공사가 세종연구원의 주장에 대해 ‘불가하다’는 판정을 내리며 경부운하 건설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수량확보가
어렵고 경제성이 떨어져 실효가 없다는 이유였다.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계천 복개 공사를 강행해 성공을 거둔 이 시장이 최근 경부운하 건설에 대해 다시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주위에서는 엄청난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경고부터, 대한민국에 새 힘을 불어넣을 공사라는 격려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모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조사 대상자의 67%가 경부운하에 반대했다는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과연 경부운하란 무엇이고 어떻게 건설해 나가는 것일까? 완공된 후엔 누가 사용할 것이고 우리나라에 어떤 경제적인 효과를 미치게 될 것인가? 이 시장은 언론을 통해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경부운하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했다.“현재 서울~부산의 물류비용이 부산~로스앤젤레스보다 더 많이 나온다. 경부운하를 건설하면 엄청난 물류비용 절감과 함께 수자원 확보, 미래 레저산업 기반 구축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시장은 현재 기술력이면 운하 건설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부산 물류비 서울~LA보다 커 건설업자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국내 세 곳의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 모두 운하 건설은 기술적으로 쉬운 공사라고 답했다. 청계천 복원 공사에 참여했던 모 건설회사 담당자는 “도시 한가운데 있어 장비 투입과 공사 시간에 많은 제약이 있었던 청계천과 비교하면 정말 쉬운 공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기간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으면 3년, 속도를 높여 빠르게 강행한다면 1년 반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운하 건설 때 나오는 골재를 판매해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이 시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세종연구원은 공사 때 나오는 골재를 판매할 경우 8조원에 가까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나머지 예산은 독일이 라인강을 개발할 때처럼 주식회사를 만들어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이 시장은 밝혔다. 국내 S건설회사의 한 임원은 “경부운하 건설 시 기술적 측면과 재원 마련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완공 이후 경제적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며 “누가 얼마나 이용하게 될지에 대해 확실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부운하를 통한 서울~부산 간 물류 소요 시간을 3일로 보고 있다. 선박 평균 속도는 30㎞로 17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수많은 갑문을 거쳐야 하고 이따금 운하에서 화물을 내리거나 새로 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하를 이용하는 물류 품목은 시간이 충분한 것 위주로 편성된다. 운하를 운항하는 선박은 한 번에 2400t의 물류를 담당하게 된다. 이는 20t 트럭 120대 분량이다. 인건비와 연료 소비가 적어 저렴한 가격으로 운반이 가능해 도로나 철도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경우 전체 화물의 4분의 1, 미국은 5분의 1이 운하를 통해 옮겨지고 있다. 우리의 경우 경부축의 물동량이 국내 총 물동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 경부운하를 연구한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한다고 하자 한강 다리들 때문에 선박이 지나갈 수 없다며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운하는 한강 상류인 신곡 수중보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인근에 새로운 물류단지를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설된 물류단지에 내려진 화물들은 트럭 등의 운송 수단을 통해 도심으로 옮겨지게 된다. 다만 운하의 물이 얼어붙는 겨울과 가뭄으로 수량 확보가 어려운 갈수기 등에는 운항하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1년에 한 달 정도는 운행을 멈춰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년에 한 달은 멈춰야 한다 경부운하 건설은 세 가지로 나뉜다. 수심을 확보하는 하도공사, 운하를 연결하면서 수심을 조절해 주는 갑문공사, 그리고 실제 공사 구간인 20㎞의 조령터널 공사다. 하도공사는 운하로 사용될 480㎞의 하천을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이 지나갈 수 있는 깊이 5m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수량이 풍부한 한강마저 평균 수심이 3.5m에 불과한데 낙동강과 섬진강 지류를 지나야 하는 운하의 수심 5m를 어떻게 확보할 것이며, 1년 내내 동일한 수심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6~9월에 강수량이 집중돼 10~5월의 갈수기에는 전국에서 물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시기에 운하 운항을 위해 하천의 물을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운하 덕분에 더 많은 수자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운하를 유지하기 위해 건설된 갑문은 운하 유지를 위한 수량을 확보하는 기능을 한다. 운하 주위에는 자연스럽게 수많은 소규모 저수지가 생겨 오히려 물부족 현상 해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2004년 기준)은 1283㎜다. 이중 43%는 지하수로 내려가거나 증발한다. 38%는 바다로 빠져나가고 나머지 19%만 저수지 등에 보관돼 왔다. 사라져 버리는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도 소규모 댐과 저수지 건설이다. 따라서 운하를 건설하게 되면 물류운송 경쟁력뿐 아니라 수자원 확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경부운하를 만든다면 실질적인 건설 구간은 20㎞에 달하는 조령터널 지역이다. 운하 예상 구간을 살펴보면 이를 자세히 알 수 있다. 경부운하는 한강 상류 신곡 수중보에서 시작해 남한강을 거쳐 충주호에 도착한다. 낙동강과 충주호의 거리는 20㎞, 그리고 그 사이에는 문경새재와 해발 1093m의 월악산이 있다. 환경단체 강력 반발 조령터널은 한강 수계의 충주호와 낙동강 상류 조령천을 연결하는 총연장 20.5㎞의 터널로서 월악산을 관통한다. 조령터널이 완공되면 바지선은 신덕천과 조령천이 합류하는 문경교를 통과해 문경군 점촌으로 향할 수 있게 된다. 지하철 공사나 고속도로 터널 공사 경험이 풍부한 한국 건설업체들에는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나머지는 낙동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 구미댐을 거쳐 낙동강 하구언으로 나오는 코스만 남아 있다. 하구언 바로 앞에는 신부산항이 있다. 경부운하는 해발 4m 높이에서 시작해 충주댐에서는 65m, 그리고 최고점인 조령터널에 이르러서는 해발 125m의 높이를 지나가게 된다. 운하가 다른 높이를 가질 수 있는 것은 갑문이 운하를 구간별로 나누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박이 갑문을 지날 때는 2개의 문을 거치게 된다. 선박이 갑문 앞에 이르면 첫 번째 문이 열려 배가 들어가게 된다. 이후 물이 나와 수면을 높여주면 두 번째 문이 열려 배가 지나가게 된다. 배가 지나가면 문이 닫히고 2개의 문 사이에 있던 물은 빠져나가게 된다. 유럽 알프스 산 사이를 지나가는 운하에서는 이 같은 방식으로 선박이 해발 450m에 위치한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 경부운하 건설에 가장 반발하는 이들은 환경단체다. 이들은 ‘불도저식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 시장의 경부운하 건설 구상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1987년 시작된 경인운하사업은 공사 기간 내내 해양생태계 파괴 등 환경훼손 논란에 휩싸여왔다. 경인운하뿐 아니라 지난 수년간 주요 국책 건설사업 상당수가 시민·환경단체의 반발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지됐다. 환경시민연대의 한 회원은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려는 시도”라며 이 시장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친환경적인 개발을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큰 댐을 만들면 수몰과 생태계 변형으로 환경이 파괴 되지만 물이 적은 곳에 작은 댐을 만들면 호수가 생겨 오히려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 시장의 4대 선거공약 중 하나로 가장 큰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경부운하 건설 계획은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계천 공사 당시에도 수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결론이 다르게 나와 이번에도 결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아직은 마음을 놓아도 된다. 더 높은 곳을 향한 이 시장의 꿈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정말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 2005년 10월 18일 808호 / 2005.10.11 15:27 입력 / 2005.10.14 13:56 수정
이명박 시장, 왜 '경부운하' 집착하나 “국가경제 도움” vs “비현실적.환경파괴” 팽팽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10.13
16:53 22'
이 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선진국은 강과 바다를 제대로 이용하는 나라”라고 전제한 뒤 “경부운하는 국가적 아젠더로 던져볼 만 하며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청계천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 시장이 이처럼 경부운하 건설을 전면에 부각시키자 청계천에 이은 또 하나의 ‘대권 승부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이 경부운하 건설을 처음 주장한 것은 1996년 7월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였다. 당시 이 시장은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물류비용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고 관광.레저사업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렵겠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세종대 부설 연구원은 ‘신 국토개조 전략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과 부산을 운하로 연결하는 수상고속도로를 뚫어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이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 시장의 경부운하 건설 구상은 세종대 연구원 안을 토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당시 “충주호에서 월악산을 관통하는 20.5㎞의 터널을 뚫어 한강을 시발점으로 낙동강까지 잇는 전체 길이 500여㎞, 폭 50여m, 수심 4m의 물길을 만들면 연간 2천207만t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20여㎞의 터널을 뚫는 것은 어렵지 않고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모래, 자갈 등을 팔면 공사비의 70~80%를 건질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경부운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 우세한 것이 현실이다.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최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경부운하는 이미 경제적.환경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난 사업”이라며 “구체적이 손익분석도 없이 개발공약을 밀어붙이면 된다는 생각 아니냐”고 힐문했다. 홍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자료는 1998년 수자원공사와 국토개발연구원이 내륙수운의 타당성에 대해 예비조사를 벌인 결과이다. 연구원은 당시 “10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사업비와 62시간의 긴 수송시간, 수량 부족으로 2천200만t의 물을 끌어다 대기 힘든 점 등을 감안할 때 기술적.경제적 측면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경부운하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최근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막대한 비용과 환경파괴를 생각할 때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67.7%,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이 62.3%로 나왔다. 실제로 경부운하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경인운하 건설마저 2003년 감사원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거의 추진이 중단된 상태이다. 이런 저간의 흐름을 모를 리 없는 이 시장이 이번 관훈토론회에서 다시 ‘경부운하’ 건설의 타당성을 역설한 이유가 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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