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국민대학공동주최
일시 : 2005. 5. 31. (화)
제목 : 한국 보수의 현황과 발전방향 발제 :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위원) 사회 : 김상회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주임교수)
토론 : 이수남 (폴리뉴스 기자) 안상수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석사 8기, 알리세 대표)
[토론회
주요내용]
김상회 : 안녕하십니까? 2005년도 이번 포럼 12번째 시간 입니다. 김지하, 진중권 교수님 우리사회의 진보논객이라는
분들을 모셨었는데 이분들과 함께 우리 사회 진보세력의 리더십을 살펴보고 해결책에 대한 다양한 모색을 해 봤는데 리더십의 혼란을 겪고 있는 듯
합니다. 우리사회 보수세력, 한국사회를 지배해왔던 보수 세력은 최근 들어 급격히 위축되어있고 새로운 가치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수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보세력과 마찬가지로 리더십의 혼란을 겪고 있죠. 보수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이런 주제로 오늘 포럼퓨전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사회의 굳건한 보수논객, 우리가 인정하는 보수의 대표논객인 조갑제 선생님을 모시겠습니다.
조갑제 : 우선
자리를 마련해 주신 문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보수가 뭔지, 진보가 뭔지 양쪽으로 대치시키는 개념이 한국에서는 맞지 않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보와 개념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닌, 진보가 곧 보수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의 본질은 쉽게 말해 어떤 조직이나 회사, 국가, 가정에서
내가 그 조직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진 집단이고 그 집단의 행태를 보수적이라 합니다.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과 노예의식을 가진 사람은 행동과
의식에 차이가 많죠. 보수란 경험과 실천을 중시하며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되 현실에 맞게 고치려 하는 무리입니다. 일을 실행하는 방법에 있어서
급진적이 아닌 점진적 방법과 합리성, 그리고 과학을 중시하지요. 좌파가 빠지기 쉬운 교조적 관점을 탈피해 나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보수의
공통된 행동양식이 아닌가 봅니다.
보수야말로 인간의 삶을 진보시켜주는 개혁을 합니다. 한국의 이승만과 박대통령, 중산층의 주도하에
성취한 민주화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죠. 미국의 경우는 레이건을 들 수 있겠죠. 한국에서 보수의 조건은 참 애매한데 보수가 특정 사람을
가리키는지, 집단을 가리키는지 그 선을 분명히 그어야 할 것이고, 보수적 경향을 두고 보수라고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의 보수라 불리는 성향의
첫째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인정하고 그 가치를 수호하는 세력,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자유통일의 정당성과 국가 선진화에 확신을 가진
세력이라 봅니다. 보수 세력이라고 할 때 정치적 행동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되 합리적인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를 일으킨 보수 세력을 단지 과거에 집착하는 수구, 수구꼴통이라 매도하는 분위기, 그들은 미래의 전망이 없다고
오해하는데 한국의 보수세력, 저는 보수라는 표현보다 우파라는 표현이 좋습니다만, 자유 민주세력이 가진 미래의 전망은 확실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시켜 선진국 일보직전까지 대한민국을 끌어올렸고 이런 선진화 기반을 만들어 후대에 위대한 유산으로 넘겨
주었습니다. 한국의 보수 세력을 60%로 보는데 이중 30%는 요지부동의 신념화된 보수, 나머지 30%는 보수적 성향이 있으나 언론 등의 사회
분위기 등의 선동에도 넘어가는 유동적 보수로 볼 수 있습니다. 중산층과 기성세대, 전문가 집단, 기독교세력을 대개 보수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수가 위대한 진보를 이룩했습니다. 이승만의 국민국가 건설, 시장경제의 도입, 농지개혁, 교육개혁 한미동맹의
해양문화권 가입은 이승만 당대에는 빛을 못 보았으나 근대화의 씨를 뿌려 박정희 때에 꽃을 피웠습니다. 박정희는 경제발전에 성공하여 민주화를
가능케 한, 물질적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민주화운동은 야당과 언론이 앞장서고, 중산층이 뒤를 받쳐 학생이 선두에 선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음세대가 진행할 국가 선진화도 보수 세력이 주도할 때 제대로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보수 세력의 역사적 성취는 말로 표현할 것 없이 통계가
말해줍니다. 한국의 GDP규모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며, 재래식 군사력으로 세계 6위의 군사력을 갖추었으며, 세계 8위의 과학 기술력을
점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삶의 질 측면에 있어서 세계 30위권, 세계 32권의 민주화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난 60년간 이 작은
땅에서 김일성의 끊임없는 남침과 도발, 남한에서 대통령이 쫓겨나고 시민혁명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이룩한, 우리 보수가 일으킨 업적입니다. 이런
업적을 근대화, 국민국가 건설의 과정으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유럽에선 수백년에 거쳐 일어났습니다. 우리 국민이 괜찮은
지도자를 만나 그나마 시간이 단축된 것이지요. 역사에서 과정의 생략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부작용이 계속된 것으로 봐야죠. 엘리트층의
도덕성위기, 법치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나타난 부작용입니다. 그 밖에 국민교양이 부족하다든지 여러 요소를 지적할 수
있겠죠. 이것은 기성세대의 잘못이 아닌, 우리가 역사적 과정을 단축하려다 보니 일어난 불가피한 문제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런 것을 기성세대에
넘기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한국의 보수 세력의 위대한 성취 즉 한강의 기적은 구체적으로 보면 4단계로 나눠 살필 수 있습니다.
이승만의 건국, 김일성의 6.25 남침, 박정희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지난 60년간 이룬 것이 그 4단계입니다. 우리 민족사에서 실종되었던 4개의
가치를 우리 보수가 이뤄냈죠. 살펴보면, 해양 정신 - 우리가 해외에 진출해 외국을 무대로 먹고 살았다는 것. 군사적 전통이 약했던 우리 가
군사력을 가졌고, 북한과의 과정에서 군사 엘리트를 양성해 근대화를 주도한 특이한 점이 있는 군사정신, 기업가정신 - 당대 삼성과 현대 만든
기적적인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하고 선진국과 손잡고 시장경제에서 경쟁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마지막 가치는 자주정신 - 조선조
시대에 사대주의 정책을 쓰며 국방도 중국에 맏겼던 우리가 자주국방을 하였다는 것은 자주정신 가치를 말하죠. 지난 60년간 보수의 민주화 과정에서
재발견한 위대한 민족성입니다. 반면 한국의 보수의 문제 역시 분명 있습니다. 위대한 성취로 문제의 그늘도 그만큼 크게 보이는
것이겠죠.
한국의 보수는 1993년 김영삼 정권의 등장 때까지 체제유지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정권이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검찰, 경찰이 나서고, 반공전선만 강화하면 저절로 되는 체제유지였기 때문에 보수 세력은 국가안보는 정권에 맏겼었죠. 그러나 문민정부의
등장 후 한국사회의 숨었던 좌파세력이 등장하며 우리 보수 세력은 체제수호의 책임 떠안게 되었습니다. 사실 김영삼 정권의 행태는 좌파적 성향이
강했습니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은 좌파정권으로 보는 것은 당연하구요. 이 삼대 정권에 거쳐 우리 체제를 지킬 정권이 없어졌고 우리 보수가
나서 자유를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생겼습니다. 보수 세력이 위기의식을 갖게 되어 거듭날 기회를 갖게 된 것이죠.
과거에는
보수정권은 있으나 보수 세력은 없었다고 보여 집니다. 반면 93년 이후는 보수 세력은 있으나 보수정권은 없다고 보여 집니다. 한나라당 정책의
대북 정책, 수도분할 이전의 찬성 등 기회주의적 속성은 한나라당을 보수정당으로 볼 수 없게 하고, 그들은 신념을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싸우지
않는 정당으로써 이것으로 볼 때 이들은 보수정당이 아니라고 봅니다. 분명 보수 세력은 있으나 보수 세력을 어떻게 정치적 에너지로 전환시켜
한나라당을 싸우는 보수정당으로 만들 것이냐? 라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째로
이론무장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공부를 별로 하지 않았고 정권이 체제를 지켜 그럴 필요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좌파정권이 들어서면서 싸워야하는
입장으로 바뀜에 따라 이론무장이 필요한데 그 이론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유시장경제에 이론을 자신의 신념으로 받아들여 행동할 수
있는, 99%의 여론이 반대하여도 이념을 믿고 버틸 수 있는 게 바로 이념의 힘입니다. 이념이 없어 기회주의적 처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한나라당을 보면 여론이 불리하면 좌파로 가버립니다.
미국의 공화당 부시의 작년 선거운동 방법을 보면 불리해도 이념을 쫓아 매진하니
여론이 다시 자기편으로 돌아옵니다. 이념이 약하다는 것은 헌법정신이 부족하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헌법정신은 오직대한민국만이 합법정부이고 유일한
정통국가이며 북한은 이단이라는 것이며, 이것이 남북의 진실인데 이에 대한 확신이 약해 국보법이 나왔을 때 애매모호하게 하자는 주장이 한나라에서
나온 것이죠. 한나라에 국가는 오로지 하나만 있어야 합니다. 이것으로 통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지요. 돈이나 지위, 숫자는 많으나 이것을 조직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보수의 문제점 입니다. 잘 조직된 소수좌파로부터 자기 이익을 방어하지 못하고, 앞서 논리 역시 방어하지
못합니다.
보수를 자처하는 정당인 자민련, 한나라 역시 다들 위기에 섰을 때 입장을 바꿨습니다. 수도이전에서 한나라당은 망국적인
수도분할에 찬성하였고, 이는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좌파집권의 허용은 보수 세력의 분할을 뜻합니다. 지난 97년 김종필이 김대중의 좌파로
갔고, 2002년에는 기업인 출신의 보수 그 자체라 하는 정몽준이 좌파로 가서 좌파의 집권 허용했죠. 대동단결이 어려운 것이 한국 보수의
문제점이라 봅니다.
저의 발제는 이정도로 하고 일문일답을 통해 보충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PANEL
DISCUSSION
이수남 : 발제를 들으며 보수의 업적에 대해 평가하셨는데 질문 전 발제 내용에 대해 다른 시각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습니다. 레이건이나 외국 경우를 제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보면 이승만이나 박정희 등의 보수의 성공사례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 변화를 많이 추구하고 있고 성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보수가 진보다, 라고 하셨지만 이승만은 315부정선거를 통해 자기 기득권을
놓치 않으려 하지 않았습니까? 이승만 박사를 보수의 성공사례로 보기는 무리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박정희의 산업화 역시 과정에서
피해를 당하고 훨씬 이후에 아직까지 진통을 겪는 거 아닙니까? 성공한 입장에서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이승만은 한국전쟁 이후 국가를
형성하였고, 박정희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성과로 말씀하셨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보수성과는 불합리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위대한 보수의 성과에
대해 4가지 가치로 정리해 주셨는데 그중 자주정신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자주권이 중국에 예속되어 있었다고
하셨는데 중국의 영향력이 미국으로 대체된 게 아닌가? 보수가 자주정신을 가지고 왔다고 볼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보수의 규정 조건에서 헌법정신과 헌법 가치의 수호세력이라 하셨는데 국가형성 시기를 보면 민족의 욕구를 바탕으로 형성된 게
아닌 국제질서에서 형성된 것이 아닌지요? 그리고 국제정세가 변했다면 대미의존도나 우리 헌법에서 대한민국만이 민족의 정통국가라는 인식에 있어서
이것을 그대로 고수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미국과의 공조나 우리만을 정통국가라 인정하는 것이 상황에 따라 변해야 하지
않을까요?
질문을 드리면 한나라당에 대해 평가하셨을? 때 당의 기회주의적 요소를 말씀하시며 보수가 아니라 하셨는데 일반적으로는
한나라당은 보수의 대안세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역시 변화를 위해 합리적 보수, 개혁적 보수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해 주시고 그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시는지 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보수진영의 뉴라이트 운동이
부각되었는데 홈피 글을 보니 앞으로 뉴라이트 운동이 문화, 여성연대 등 부분별 확산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우리
진보나 개혁의 측면에서 80년대 노동운동에서부터 진행되어 여성의 정치적 권위나 소수자의 권익보호 등의 이런 것은 이미 분야별로 확산되어져
왔습니다. 즉, 2005에 보수가 이렇게 주장을 하는 것은 진보가 이미 한 것이지요.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상황 판단력이나 습성이 뒤쳐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뉴라이트 운동의 대안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답변 부탁드립니다.
조갑제 : 뉴라이트 운동의
주축세력은 이념적인 공부를 한 사람이기 때문에 좌파의 문제점을 잘 알기에 오늘날 집권 좌파의 핵심을 찌를 유일한 세력이지요. 우리 국민에게
진보라 자칭하는 위장한, 실질적으로는 친 김정일 세력이자 친 독재세력인 김정일을 지지하는 수구세력인 집권세력의 그 정체를 드러내는데 뉴라이트가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합리적 보수라는 것에 대해 개혁적 보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 문제라고 우선 지적하고 싶습니다.
개혁성 떠난 보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보수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죠. 한국엔 극우가 없습니다. 극우는 폭력행사를 통해 자기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는 온건 보수죠, 너무 온건해서 무력한 보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의
가장 헌법적 가치의 수호와 정치적 신념을 관철시키려는 싸우는 의지 약해 대안 될 수 없다고 봅니다. 한나라가 바뀌고 외부압력에 의해 바뀌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금의 한나라는 대안으로써 상당히 취약하다고 생각합니다.
헌법가치 역시 개정을 통해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지요. 그러나 영토조항과 국가 개념에 있어서 그럴 수는 없지요. 그리고 통일을 자유민주 체제하에 평화적 통일한다는 것은 손대선 안
됩니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해서는 안 되죠. 국가란 무엇인지 애매모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국가를 하나의 협회쯤으로 보나보죠?
대한민국은 민족하의 유일한 정통국가이고 이것을 포기하면 한반도의 두개국을 허용하는 거고 통일을 포기하는 것이라 봅니다.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면 통일은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헌법정신에 복종할 의무가 있고 북한의 행태는 테러집단으로 봐야죠. 국가임무는 국민을 먹여
살리는 거 아닙니까? 김정일은 개혁을 거부하고 300만명을 사실상 굶겨 죽인 것과 다름없죠. 이건 국가가 아닙니다. 김정일 국가는 국가로 부르지
않습니다. 진보언론이라는 한겨레조차도 국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북한 역시 우리를 국가로 보지 않습니다. 서로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통일로 가서 통일 이룬쪽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1민족 1국가 체제를 수호해야죠. 한민족을 대표하는 국가는
한 국가입니다. 이건 민족사의 명예입니다.
자주개념은 기성세대가 만든 새로운 가치라 봅니다. 자주가 가능한 것은 말장난이 아닌 실력
덕택입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군사력이 있어 우리가 우리 문명을 우리 손으로 결정하기에 자주로 보죠. 박대통력이 처음 주장한 자주는
아주 실용적입니다, 북이 단독 남침시 미국의 힘없이 싸울 수 있죠. 하지만 북한이 중국이나 소련의 힘을 받으면 우리는 미국의 힘을 받는 실용적인
자주를 주장하죠. 조선조 시대의 사대주의가 대미로 바뀐 게 아니냐고 지적하셨는데, 우리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종속되었다고 보는 것은 일방적
관계입니다. 김정일은 왜 동족을 치는데 모택동의 도움을 받습니까? 그래서 미국이 들어온 거죠. 미국이 안 왔으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미국의 종속이라 한다면 이것은 국가간의 의리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우리는 상호의존적인, 상호보존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휴전선을 지켜냈다는 것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공산주의 팽창을 막아낸 일이에요. 자유진영이 지켜진 이유이죠. 일본 번영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마 우리가 휴전선을 지켜내지 못하였다면 중공군이 대만을 잡아먹었을 것입니다. 냉전에서 승리하니 자유가 북진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닙니까? 중국도 자유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면 알죠. 역사적으로 미국에 감사하는 게 제대로 된 역사인식입니다.
민주화는
보수의 성과가 아니라 하셨는데 민주화개념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 요소는 국가안보가 지켜질 때, 복지가 일어날 때, 정치인
자유가 있어야 하는 이 3가지이죠. 그러면 박정희는 민주주의의 2대조건, 즉 안보를 튼튼히 하여 경제발전을 가져오고 정치의 자유를 가져왔죠.
물론 언론의 자유는 부분적으로 규제를 하였습니다. 언론탄압은 전체적인 게 아니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셔야 합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을 비판하는
기사도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당대의 기자들이 용감해 싸워 오늘날 완전한 언론의 자유를 이뤄낸 것입니다. 제가 보수라 하는 사람은 그 당시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입니다. 419혁명 주도세력은 스스로 보수라 자처하죠. 민주화운동, 좌익운동이 아니라 70년, 80년대 민주화운동한 사람의
3분의 1이 정치적 자유를 위해 싸운 사람이고, 산업전선의 사람들도 민주화를 위해 일한 사람들입니다.
정치적 자유만 잡아서 여기
공헌한 사람만을 민주주의라 보는 것은 非과학입니다. 그리고 필리핀이 경제적 기반이 안 되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안 되는 것입니다. 박대통령 시절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물론 잘못된 부분이 부각될 것이고, 가해자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면 또 그런 부분은 충분히 가려질 수 있는 부분이겠죠.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양쪽 입장을 헤아렸을 때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승만의 업적이 315로 너무 많이
손상된 게 사실입니다. 이것은 정보채널이 차단되어 상황판단에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315부정선거는 이승만 당선을 위한 게 아닌 이기붕을
당선시키려 부정선거 하다가 학생시위를 맞은 것입니다. 당시 이승만을 물러나라는 말은 안나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승만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죠.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으나 스스로 물러나온 것입니다. 독재에도 질이 있듯이 독재를 다 같은 카테고리로 묵으면 안 됩니다. 419혁명
주도세력은 보수세력 이었습니다. 진정한 민주화운동을 한 세력이고 이중에 좌파가 나온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안상수 :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지금까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온 세력은 반독재 투쟁에 앞장섰던 진보성향을 가진 민주화 세력에 의한 성과라 보는데 그
부분에 대한 조갑제님의 의견을 다시 듣고 싶습니다. 우리가 진보, 보수다 하며 한국적 상황에서 이데올로기가 덧붙여져 개혁은 붉은색, 보수는
나라를 지킨 이미지가 주류 형성해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김대중이 대통령 되기 전 색깔 논쟁, 시뻘건
공산주의자로 매도되다시피 했고 그 역에 조선일보에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색깔 논쟁이 그의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하나의 작전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에 대한 입장표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조갑제님은 누가 뭐래도 박정희의 연구에 있어서는 독보적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많은 저술 내셨고, 그 내용을 보면 74년 오일쇼크때 우리가 발빠르게 대처를 하여 싱가포르 보다 나설 수 있었다, 유신 체제가
아니었으면 발빠른 대응을 할 수 있었겠는가? 라고 하셨는데 어찌 오해를 하면 유신체제를 정당화하고 옹호하는 게 아닌지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보는데 입장을 다시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조갑제 : 유신체제를 옹호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긍정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유신체제로 70년대 한국이 나라의 근본이 바뀌었습니다. 경공업에서 중화학으로 바뀌었고, 이것이 오늘날 한국을 만들고 안보적 위협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적 억압은 인정하지만 그 이외의 업적으로 만회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김대중 대통령의 색깔론, 색깔론은 이념을 따지는
것으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의 이념은 투명하게 벗겨져 심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97년 이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김대중의 집권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저는 봅니다.
저는 박정희 못지않게 김대중에 대한연구르 많이
했습니다. 1945년 이후 그는 분명한 좌익 활동가였습니다. 공산주의 활동가였습니다. 본인은 전향했다고 하나 70년대 연방제 통일방안은 북한의
통일방안과 맥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된 후 정책은 이념적 성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을 위해 국민을 속여서 북에 5억달러를
대주었죠. 이 자체가 불법이라고 봅니다. 김대중은 김정일에 약점을 잡혀 동의한 615선언의 제 2항은 우리 헌법과 맞지 않습니다. 반역적 합의
아닙니까? 연방제 통일방안을 받아들인 식의 합의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입니다. 개혁은 붉게 보이고 보수는 국가안보로 인상지어졌다 하시는데 요즘
개혁이 남발되어 오늘날 개혁을 한 사람이 있습니까? 1987년 629 선언으로 집권 세력과 민주화세력이 타협하여 노태우 정부 탄생시킨 이후
한강의 기적과 맞먹는 개혁이 있었습니까? 그래서 개혁을 외친 사람을 진보주의자로 보면 실패했다고 봅니다.
1993년 김영삼 정부
이후 법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죠. 법치로 넘어가지 않는 데에는 3대 문민 대통령의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보수라는 개념은 항상 바뀌는
것입니다. 과거는 총칼을 들고 나라를 지키는 게 보수이나 요즘은 기업이나 세계시장에 나가는 생산자가 보수 아닙니까?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게
보수라 하는데 대해 소위 진보세력이 보수 아니냐고 하시는데 일리는 있으나 진실은 아닙니다. 헌법적 가치를 규정할 때 헌법적 가치를 통해 안보
지키려하죠. 안보가 우선입니다. 복지, 돈이 있어야 경제가 발전하고, 정치적 자유를 누립니다. 이 세 가지가 헌법적 가치로 민주화 투사들이
헌법적 가치를 위해 싸운 게 많습니다. 그리고 그 민주화 투사는 보수 세력이고 김정일 편이 아닌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 지키려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헌법적 가치 지키는 데에는 보수 세력과 민주화 투사 공동의 몫이라 봅니다.
FLOOR DISCUSSION
플로어
: 과격하지 않으신 보수, 헌법적 가치라는 말은 중요시 하고 안보를 말씀하셨는데 병역기피를 위해 국적을 포기하는 사람 많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헌법적 가치에서 안보를 지키는 게 중요한데 국적포기에 대한 실명공개는 헌법에 위배한다고 합니다. 안보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 둘 다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그 해결책은 무엇이 있는지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갑제 : 개인의 자유와
안보의 대립은 아닙니다. 국적취득의 자유가 있으면 국적 포기의 자유도 있어야 하겠죠. 물론 병역을 기피하려고 국적을 포기하는 것은 도덕적 문제라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권층이 그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게 만든 게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가 가능하죠. 국적포기는 반대하나
그들은 역적으로 몰매주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봅니다. 너그럽게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플로어 :
헌법상 대한민국은 북한도 대한민국의 영토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나 미국은 북한을 한국의 영토로 인정하지 못하는데 이 상황에서 보수라는 분들은
정정의 얘기를 해야 하는데 이런 얘기는 절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갑제 : 우리가 북한에 진격했을 때
이승만의 통치권이 북한에 미치지 않았었죠. 그러나 한미연합사는 한미 대통령 투톱으로 지휘하는, 과거처럼 미국이 한국을 제치고 북한을 직접통치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북한지역을 우리에게 넘겨주지 않고 국제관리 할 것입니다. 그래서 미와 동맹하여 강화하여야 합니다. 한국정부 하기 나름
아닐까요? 우리가 북핵의 제거에 주류로 참여해야 북한의 급변상태에 발언권이 생길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만약에 통일이 된 후에 북한이 국제관리를
안받고 남한과 합하겠다고 하면 아무도 못 말립니다. 우리가 북한 주민의 마음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김상회 : 조갑제 선생님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학교를 위해 시간 내주셨는데 강조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갑제 :
지금이 제 2의 황금시기입니다. 신라통일이후 150년간이 제 1의 황금시기였지요. 지금이 거의 일류국가 목전에 왔지요. 다만 정치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가적 위상을 누리고 있는데 이렇게 되기에 만든 것은 보수, 기성세대가 당시 욕먹으며 물질적 부와 안보를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기성세대 비판하기 전에 기성세대만큼만 노력해 달라고 여기계신 여러분께 당부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