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대학취업률 부풀리기 극심, 신빙성 없는 '뻥"'

鶴山 徐 仁 2005. 10. 6. 15:27
취업 담당자 "일부 학교 뻥튀기"… 통계청·교육부 결과도 달라
"이런 조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속된말로 다 '뻥'이다."

지난달 30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전국 대학별 취업률 조사 결과에 대해 일선 대학에서 "신빙성이 떨어지는 엉터리 조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5일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 취업담당자인 A씨는 "다른 대학 취업 담당자들과 확인해 본 결과 일부 대학이 취업률을 부풀려 교육부에 보고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갈수록 구직난이 심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대졸자 취업률이 오히려 나아지고 있다는 교육부 발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전체 취업 준비자수를 들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5년 5월 현재 전체 취업준비자는 48만8000명으로 지난해의 39만2000명보다 24.5%나 늘어난 반면 교육부 발표에선 대학졸업자의 취업률은 전년보다 7.3%나 높아진 74.1%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자수는 25% 가까이 늘어났는데, 반대로 대졸자 취업률은 7%가 넘게 높아진 것이다.

A씨는 이어 "일부 유명 사립대들도 취업률을 부풀려 보고했다가, 교육부 실사 결과 이를 다시 수정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며 "학교 간의 쓸데없는 경쟁이나 부추기는 조사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A씨는 "교육부 조사는 '취업의 질'은 고려하지 않은 것은 물론, '비정규직'에 대한 개념 자체도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 강도높은 비난을 한 A씨지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학교 이름의 공개는 거부했다.

이같은 A씨의 주장에 대해 "갈수록 취업이 중요해지는 상황이니 대학들은 당연히 학생들의 취업에 신경을 쓰게 되고, 그 결과 취업률은 올라간다"며 "'조사결과가 뻥튀기'라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전국 371개 대학의 지난해 8월과 올 2월 졸업자 53만여명을 대상으로 올 4월1일 현재 취업률을 조사해 대학별 순위를 공개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취업률 조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개별 대학에서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에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 실태를 조사한다. 조사는 졸업생 전원에게 전화 등을 통해 취업 여부를 묻는 방식으로 했다. 올해는 조사결과 제출 시한이 4월30일이어서, 4월 초부터 아르바이트 학생을 고용해 졸업생 전원에게 취업했는지 묻는 전화를 했다."



- 조사의 주체가 교육부가 아닌 대학인가.

"그렇다."



- 대학별 취업률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지금 조사 결과는 신빙성이 전혀 없다. 지난 6월 통계청 조사결과에는 취업 준비자가 24.5%나 증가했다고 하는데, 교육부 발표에는 취업률이 오히려 10% 가까이 올라갔다. 통계청 조사결과와는 반대로 나온 것인데, 이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대학들이 자기 학교의 취업률을 부풀렸다는 것인가.

"물론이다. 취업률 부풀리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모 유명 사립대는 경쟁관계에 있는 대학보다 취업률을 높여서 보고했다가 교육부의 지적을 받고 이를 수정하기도 했다. 취업률이 80%라고 부풀려 보고했던 한 여대는 취업률 순위에서 아예 빠져 버렸다. 지난해 취업률과 20%씩 차이가 나는 학교도 많다. 3 ̄4% 정도라면 이해하겠지만, 어떻게 20%씩 변하나. 규모가 좀 있는 대학의 경우 한해 졸업생이 4000명 정도다. 1년 사이 4000명 중 800명의 취업 여부가 달라진단 말이냐."



- 취업률 부풀리기가 심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요즘같이 취직하기 힘든 때에 취업률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다. 취업률이 학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지방대 같은 경우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 정규직과 비정규직 취업을 따로 구분해서 보고하는데.

"정규직보다 비정규직과 관련한 조사가 사실 더 문제다. 주유소나 편의점 등에서 일하면서 취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취업 준비생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또 과외 몇 명한다고 근로자인가. 취업 실태 조사 이후에나 시험 결과가 나오는 약대생이나 사범대생들이 무직자로 분류되는 것도 난센스다. 자발적 비취업자의 경우는 어떤가. 사법시험 등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모두 백수인가?"



- 교육부 조사 결과가 '취업의 질'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은데.

"최근 대졸 신입사원들의 임금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일부 금융권 회사의 경우 4200만원까지 연봉을 주는 회사도 있고, 1800만원을 주는 회사도 많다. 돈만 가지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4200만원 받는 회사와 1800만원 받는 직장에 다니는 경우를 같이 봐야 하는가. 서울대 졸업생들이 다른 학교 졸업생보다 못해서 50%만 취직하겠나."



- 그럼 취업률 조사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학교 선택에 있어 취업률은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지금 같은 방식이라면 오히려 수험생들이 잘못 판단하게 만들 수 있다. 학교 간에 쓸데없는 경쟁을 부추기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도 해야한다면 학교 간 비교가 아닌 전공별 취업률을 비교해야 한다. 학교야 어차피 학생의 점수에 맞춰 가는 것이고, 학과를 선택하는데에는 취업률 발표가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 교육부에서도 문제점들을 알고 있을 것 같다.

"취업률 조사결과 발표 여부를 놓고 조사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부 간에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개발원 쪽에서는 이런 문제점들을 이유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말자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

이수기 기자<retalia@joongang.co.kr>  
  2005.10.06 11:33 입력 / 2005.10.06 14:06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