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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 황우석 ‘IT-BT 연합군’ 난치병에 선전포고

鶴山 徐 仁 2005. 9. 25. 21:57

22일 서울대에서 가진 특별대담에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이 결합하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기 기자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가 지난주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 한 상원의원이 “생명공학기술(BT) 혼자 가는 것은 외롭고 힘든 길인데 기반기술이 발달한 미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황 교수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한국에는 기초체력을 확실히 갖추고 내공을 쌓아서 당장 역주(力走)해도 힘이 펄펄 남아도는 정보기술(IT)이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발전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대답했다. 2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수의대에서 황창규(黃昌圭)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과 가진 특별대담 도중에 황 교수가 소개한 일화다. 》황 교수는 이날 “IT와 결합하지 않으면 BT만으로 연구를 실용화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황 교수의 연구가 IT를 만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황 교수팀의 연구 주제는 크게 줄기세포와 복제돼지로 나뉜다. 두 가지 모두 난치병 치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는 환자의 체세포 유전자를 적절하게 변형시킨 후 복제해 줄기세포를 만든 다음 췌장세포나 면역세포로 분화시켜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식이다.

복제돼지 연구는 환자에게 이식할 장기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이식된 장기가 환자 몸에서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돼지의 유전자를 변형시켜야 한다.

두 가지 연구 모두 인체에 이식한 후 부작용 여부를 체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기술이 바로 IT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나 돼지장기를 이식했을 때 언제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BT만으로는 알 수 없다”며 “초소형 IT 장비를 몸속에 넣고 실시간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소형 로봇이 혈관을 통해 치료 부위까지 이동해 줄기세포나 돼지장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주치의에게 보내게 된다.

주치의가 로봇을 원격조종해 약물을 투여하거나 절개하는 등 치료를 할 수도 있다.

황 교수는 “IT와 BT가 결합하면 줄기세포를 이용해 유전성 당뇨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같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IT의 대가인 황 사장은 황 교수의 전망에 대해 “한국은 정보를 저장하는 반도체와 정보를 전달하는 통신기술이 모두 발달해 있어 유리하다”며 “복잡한 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초 수준의 인프라는 이미 돼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