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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는 미국, 일본,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에서 세운 천문대가 10곳이 넘게 몰려 있다. 구경 3∼10m의 망원경들이 커다란 ‘눈’을 우주로 향해 치켜뜨고 있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우주 관측의 메카인 마우나케아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천문학자 3명을 만났다.
○ 산 정상은 수증기 적어 천체 관측 유리
일본 스바루천문대의 표태수(38) 박사, 미국을 비롯한 7개국이 세운 제미니천문대의 송인석(38) 박사, 캐나다, 프랑스, 하와이가 합작한 CFHT의 김삼(31) 연구원이 그들이다. 30분 후 세 천문대가 자리한 산정으로 향했다.
산정에서는 지상에서보다 산소가 40%가량 부족하고 기압도 낮아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럼증과 두통이 찾아온다. 또 매우 건조해 눈이 뻑뻑하고 갈증이 난다.
송 박사는 “가급적 천천히 움직이고 사탕이나 초콜릿,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며 산정 수칙을 들려준다. 때로 호흡곤란, 구토 등을 일으켜 실려 내려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산정의 찬 공기와 강한 바람에 견디기 위해 두깨운 잠바를 걸치고 스바루천문대, 미국의 케크천문대, CFHT, 제미니천문대를 차례로 방문했다.
그렇다면 사람이 생활하기 힘든 곳에 천문대를 건설한 이유는? 표 박사는 “마우나케아처럼 높은 곳일수록 우주에서 오는 빛을 흡수하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나 수증기가 적어 천체 관측에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밤에는 은하수가 장관이다.
○ 지구처럼 생명체 사는 외계행성 발견할 것
지난해부터 제미니천문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 박사는 ‘외계행성 사냥꾼’이다. 보통은 행성의 중력이 별의 움직임에 미치는 조그만 영향을 감지해 간접적으로 외계행성을 발견해 왔지만 송 박사는 직접 외계행성의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송 박사는 “이는 잠실야구장의 서치라이트 옆에 있는 반딧불 하나를 찾는 것만큼 힘든 작업”이라며 “현재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외계행성 후보들을 마우나케아 케크망원경이나 제미니망원경으로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태양계 밖에서 지구형 행성이 존재한다는 간접 증거를 발견해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스바루천문대에 몸담고 있는 표 박사는 별이 탄생할 때 고속으로 뿜어져 나오는 물질의 흐름을 관측해 지구와 태양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연구 중이다.
2002년 그의 성(姓) 영문이 황소자리 원시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이름으로 붙는 영광을 누렸고 지난해 12월에는 목성의 위성에서 특이한 광물을 발견해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표 박사는 “앞으로 송 박사와 함께 별 주위에서 행성이 탄생하는 먼지원반을 관측할 계획”이라며 “우리 손으로 외계행성을 찍고 싶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11월부터 송 박사와 함께 외계에서 지구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연구해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고 있는 외계행성이 한국인의 손으로 발견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하와이=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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