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歷史. 文化參考

[사설] 청와대 특보와 장관이 신문사 '창간위원' 이라니

鶴山 徐 仁 2005. 9. 23. 21:33
입력 : 2005.09.22 21:08 13' / 수정 : 2005.09.23 01:28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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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겨레 제2창간
청와대 정무특보와 비서관들, 해양수산부장관, 중소기업청장, 경찰청 차장, 홍보처 홍보기획단장 등 청와대와 정부 고위 인사 29명이 한겨레신문 ‘제2創刊창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겨레는 經營難경영난을 벗기 위해 지난 5월 ‘제2창간’을 내걸고 200억원 모금과 구독자 倍加배가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제정신을 잃은 공직자들의 행렬은 지난 6월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봉급 1000만원을 한겨레신문사에 내겠다고 했을 때 이미 내다보였던 일이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이 신문사를 찾아가 “한번 방문하고 싶었다. 북핵문제와 한미관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했었다.

이 정권은 언론이라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이 맘에 들지 않으면 자기 생김새를 탓하기보다 거울이 비틀어졌다고 거울 탓을 하는 데 이골이 난 정권이다. 그런 그들도 자기 모습을 실물과 달리 좋게 비춰주는 거울은 고마운 모양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때는 TV를 부숴버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방송에 대한 怨望원망도 다 잊었으며 방송인들을 존경한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기 “모든 언론과 담담하게 긴장관계를 가져야 한다. 각자 자기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적당히 소주 한잔 먹고 우리 기사 잘 써주면 고마운 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했다. 며칠 전 국정홍보처가 ‘좋은 보도’를 한 언론사 1위로 한겨레와 KBS를 꼽았다. ‘좋은 보도’라는 것은 권력의 마음에 드는 기사라는 이야기다. 그 권력의 마음에 든 보답으로 한겨레신문사에는 청와대 사람들과 장·차관들이 제2창간위원으로 참여하고, 무능한 경영자가 낸 KBS의 적자는 國庫국고로 메워주겠다는 것이 이 정부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權言권언유착’을 많이 없앴다고 자부하고 있다.

고분고분 써주는 언론을 원하는 게 권력의 속성이라곤 해도 이렇게 드러내놓고 편을 드는 것은 권위주의 시대에도 없던 일이다. 이 정권과 일부 언론은 언론의 成敗성패가 권력의 支持지지 여부에 달린 게 아니라 언론을 지켜보며 판단하는 독자와 시청자에게 있다는, 권력과 언론의 관계에 대한 ABC부터 익힐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