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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팀의 성과로 이제 인간을 제외한 복제대상 동물은 원숭이만 남게 됐다.
1996년 복제양 돌리 탄생 이후 전 세계 과학자들은 인간에게 유용한 가축, 애완동물, 그리고 실험동물을 앞 다퉈 복제해 왔다. 지금까지 포유류 11종(種)과 어류 1종 등 모두 12종이 복제됐다.
개 복제 연구팀의 이병천(李柄千) 교수는 “발정기나 배란주기 등 복제를 위한 기본지식이 많이 축적된 동물일수록 먼저 복제됐다”며 “복제할 만한 가치가 큰 동물 중 남은 것은 인간의 질병모델로 가장 유용하게 활용되는 개와 원숭이”라고 말했다.
원숭이는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 교수팀의 도움을 받아 복제배아 135개를 얻어 25마리의 암컷 원숭이 자궁에 이식했지만 임신에는 실패했다고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개 역시 황 교수팀이 성공하기 전에는 복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원숭이 못지않은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 ‘시험관 강아지는 없다’
이 교수는 개 복제가 어려운 이유를 한마디로 “시험관 호랑이는 나왔지만 시험관 강아지는 아직 없다”는 말로 표현했다.
‘시험관 동물’은 정자와 난자를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후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해 태어난다. 하지만 개는 난자 자체를 얻기 어려워 그동안 시험관 강아지가 태어난 적이 없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발정기에 난소에서 거의 성숙한 난자가 배출된다. 따라서 난소를 해부하면 복제에 필요한 난자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개는 특이하게 난소에서 꺼낸 난자가 미성숙 상태이다. 이 난자를 시험관에서 성숙시킬 배양조건도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 난관(卵管) 공략해 난관(難關) 극복
연구팀은 개의 난자가 길이 12cm의 난관을 통해 자궁까지 이동하면서 성숙해진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배란 2∼3일 후 난관 어딘가에서 성숙을 마친다는 뜻.
연구팀은 미세한 바늘이 달린 주사기로 난관에서 직접 난자를 채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의 난소와 난관 주변이 보자기 형태의 질긴 조직으로 싸여 있어 이를 손상하지 않고 난관을 찾기가 어려웠다. 난자가 난관 어디쯤에서 성숙을 마치는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 교수는 “난관을 집중 공략한 것이 우리 연구팀의 독특한 아이디어였다”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현재는 난관에서 성숙한 난자를 찾는 확률이 90%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체세포를 제공할 개를 선택하는 데도 신중했다. 태어난 새끼 모습이 체세포 제공자와 똑같아야 누가 봐도 ‘복제 강아지’라는 사실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모가 다른 종류와 뚜렷이 구별되는 애완견 ‘아프간하운드’의 귀 세포를 사용했다. 결과는 성공.
연구팀의 강성근(姜成根) 교수는 “유전자 검사에서도 새끼와 체세포를 제공한 개체가 완전히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 인간 난치병 모델로 활용
연구팀은 이번 개 복제 성공의 가장 큰 의미를 ‘질병모델 확보’에 맞추었다. 인간의 질병을 복제 개에게 걸리게 한 후 발병 원인을 조사하고 신약후보물질을 투여해 결과를 지켜볼 수 있다는 것.
황 교수는 “일반 개는 동일한 약을 투여할 때 개체별로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약효 역시 많이 다르다”며 “하지만 복제된 개들은 유전자가 같으므로 10마리가 일반 개 100마리 몫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성과는 줄기세포 응용연구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개의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은 후 질병에 걸린 개에게 이식하면 줄기세포의 치료효과와 부작용을 관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인간(환자)에게서 얻은 줄기세포를 동일한 질병에 걸린 개에게 이식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성과로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산 늑대나 마약탐지 등 특수임무를 맡은 개를 복제할 수 있는 길도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아프간하운드(Afghan hound):
개 가운데 가장 오래된 종으로 아프가니스탄이 원산지. 고대 이집트에서 왕실에 헌상할 만큼 귀하게 여겼던 종으로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에도 등장한다. 성장하면 수컷이 28kg, 암컷이 23kg 정도. 가늘고 긴 얼굴에 아몬드형의 눈을 가지고 있고 머리털은 양쪽으로 가르마를 타서 빗어 내린 듯한 모습이다. 고상하고 품격이 있어 보여 애완견으로 사랑받는다.
“원숭이 복제 불가능” 美학자 황우석교수 도움으로 복제 성공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21일자 온라인 뉴스에서 미 피츠버그대 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20일 미국생식의학회에서 원숭이 복제배아
135개를 만들어 25마리의 대리모 원숭이 자궁에 이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섀튼 교수는 지난해 4월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서 “원숭이 복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원숭이 난자에서 핵을 제거할 때
특정 단백질도 함께 빠져나가 복제배아가 며칠밖에 생존하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올해 2월 황 교수팀이 인간의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황 교수팀과 공동으로 이를 다시 시도하기로
마음먹은 것.
섀튼 교수는 “이전에는 난자에 흡입기를 대고 핵을 빨아들임으로써 난자에 손상이 많았다”며 “이번에는 난자 주변의 투명대에 미세한 구멍을
뚫고 난자를 눌러 핵을 짜내는 황 교수팀의 방법을 사용해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미국의 영장류 복제 전문가가 한국 황우석(黃禹錫) 교수팀의 도움으로
원숭이 복제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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