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폴리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다시 아테네의 푸르디 푸른 하늘 아래 파르테논 신전 뒤켠 입니다.
여기저기 돌무더기가 널려있는 공사장이지만
이러한 어수선함 속에도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몰려와서 꿈을 꾸는 듯한 시선으로 기웃거립니다.
해체된 잔해, 새로 만든 돌 조각...
내년쯤이면 이들이 맞추어져서 거의 복원이 된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2500년전 지중해를 제패한 아테네가
이러한 거대한 암벽위에 돌을 쌓아 지은 아크로폴리스...
파르테논 신전과 또 다른 신전들이 가득 있었지만 이제는 몇몇 흔적만을 볼 수 있는 곳...
하지만 그 옛날 이곳에서 꽃피운 찬란한 그리스 문명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아마도 이사람은 2500년전의 아크로폴리스를 상상하고 있겠지요...
짧은 방문일정을 일행과 함께 마쳐야하는 저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광경입니다.
언젠가 다시 방문하면 꼭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리라 결심했지만
지금 이 복원공사가 마무리되고나면 아마
지금과 같이 돌무더기 사이를 거닐며 상상하는 즐거움이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가지런한 기둥들로 이루어져서
매우 대칭적이고 반듯한 파르테논 신전과 달리
보는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에렉시온(에렉테이온) 쪽으로 걸어가면서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언젠가 푸른 하늘 아래
아크로폴리스에서 고대인들의 모습을 마음껏 상상해보겠다고요...
이날 오후에 크루즈를 하면서 또 느꼈지만
그리스의 국기가 왜 흰색과 파란색으로 이루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흰색 건축물과 하늘빛, 바다색이 참 조화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 그리고 엔타시스(배흘림) 양식 등
건축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저로서도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서 그 모습을 상상하며 그리던 곳,
사진으로 보며 감탄하고 또 역사책 속에서, 신화 속에서 읽었던
옛 이야기의 무대를 겨우 3시간동안 방문 후 떠나기에는 참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한창 공사중인 프로필리아를 통해 아크로폴리스 입구로 나와서
푸른 하늘 아래 신전 기둥들과 동상이 올려졌던 곳을 다시 보고
아크로폴리스를 내려왔습니다.
다시 방문할 날을 기약하며...
아크로폴리스 언덕 맞은편 필로빠뽀스 언덕 아래에는 나즈막한 님프 언덕이 있습니다.
이곳에 예전에 소크라테스가 수감되었었다는 감옥의 유적이 있는데
누구도 진위를 가리지 못하지만 흥미로운 곳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 죄목으로
이곳에 갇혀서 재판을 받았고, 결국 처형당했다는데...
위대한 철학자의 억울한 죽음을 가져오긴 했으나
당시 아테네 시민들의 고발(도자기편에 이름을 써서 지정된 장소에 쌓아둠) 방식이나
공정한 재판진행 방식은 민주주의의 원형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참, 고대 이후에는 감옥 뿐만아니라 여러용도로 사용되었다는데
20세기에는 주로 박물관의 고대유물을 전쟁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곳(토굴)에 보관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크로폴리스를 떠났습니다.
주차장에서 아쉬움을 달래며 언덕을 보니 푸른하늘은 오간데 없고 비구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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