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ITALY
R O M A
油畵속 小描
중세의
로마
1
따그락 따그락, 베네치아 광장에서 오랜 시간동안의 흥정끝에,
서로 조금씩 손해보기로 하고 탄 마차. 비아 델 코르소거리의 돌바닥을 차고 달리는 말발굽소리 요란하고, 고삐를 쥐어잡고,
채찍을 휘둘러 대는 뚱뚱한 털보 마부의 입과 눈이 신이 났다. ....빌어먹을...내가 또 속았군... 꽤나 약은체
한다고 마부가 부르던 요금의 반을 뚝 짤라 흥정을 시작하여 그 半에다 조금 더 얹어 주고 잘 깎았다며, 신이 났었는데..
털보 마부는 나보다 열배 더 신났다. 그래서 로마의 상인들은 동양인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포폴로 광장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돌바닥과 마주치는 말발굽 소리를 안고, 몇개의 오벨리스크를 돌아 시원하게 불어온다.
2
바로크 양식의 골목길을 이리 저리 헤쳐 돌며 또 다른 알 수 없는 골목길을 접어들 때 거리의
소음들이 조금씩 소멸되며, 나즉한 물소리 들린다. 오랜 꿈을 지닌 도시의 골목 어느 한편에서 숲 속의 전경속에서 들을 수 있는 맑은
물소리가, 골목을 접어 들면 들수록 커진다. 크리센토로 연주되던 음악이 격정적으로 포르티시모가 되듯 열려지는 트인
공간 크지 않아도 작아 보이지 않는 황갈색 광장 한켠의 하얀 벽 그리고 밝은 코발트빛 샘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수앞에 선다
3
...로마의 분수를 다 보면 로마를 다 본 것과 마찬가지다....라 했던 영국의 시인 셀리의 말을
되새긴다.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건축가와 조각가들에 의해 유행처럼 만들어 지던 로마의 분수들. 단순한 분수가 아닌
건축물,조각품으로서 그 가치를 지니게 된다. 베르니니에서 시도되고, 니콜라 살비에 의해 설계되어 건축가이며 조각가인 판니니와
델라벨레에 의해 30년만에 완공된 트레비 분수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의 교향시<로마의
분수> 그 세번째 曲..한낮의 트레비 분수...음률을 따라 걸어본다
4
세명의 순박한 시골처녀가 성공을 하기 위하여 로마로 와서 트레비 분수에서 그 소망을 기리던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소 그 제목을 정확히 기억 할 수는 없지만 초창기 칼라영화의 낡은 듯 밝은 향수의 색조를 느낀다
로마에서는 어디서나 낯설지가 않다. 영화속에서, 소설속에서, 음악속에서 이미 여기 오지 않고도 수없이 머리속에서
영상화되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인것 같다
우수에 젖은 런던에서는 한국을 잊었고 낭만의 파리에서는 런던을 잊었으나 로마에서는
이 세상 모든것을 다 잊었다
5
트레비 레스토랑.
트레비 분수앞 골목길의 스파게티 전문 레스토랑. 이탈리아의 분위기가
흠뻑 묻어있는 크지 않은 공간. 유머감각이 풍부한 종업원과 루치아노 파발로티의 흉내를 내며 <오! 솔레미오>를 불러주던
지배인. 딱딱한 껍질속의 숭숭 구멍난 부드러운 빵... 이탈리아 브래드와 함께하는 해물 스파게티 싱싱한 각종 해물들과 풍부한
국물, 맵싹하며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혀끝을 감도는데 질리지를 않는다. 국내의 짬뽕보다 더 한국적인 맛을 주던 스파게티 오래
머물지 않는 여행에서는 두번을 연속, 같은 식당을 이용하지 말자는 계율을 깨고 다시 찾아가 붉은 포도주 한잔 서비스 곁들여 즐기던
해물 스파게티.
로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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