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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관세전쟁, 한국이 돈 된다"... 美 로비업체들 서울 진출 러시

鶴山 徐 仁 2025. 3. 9. 14:46

국제 미국

[단독] "트럼프 관세전쟁, 한국이 돈 된다"... 美 로비업체들 서울 진출 러시

트럼프 '관세 전쟁' 속 대미 아웃리치 수요 폭증

캠벨 前부장관의 'TAG', 서울 사무소 개소

한국 회사와 전략적 제휴 맺고 한국통 전관 기용

옥석 가리기 주장도… "호구 되는 경우도 있어"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입력 2025.03.09. 07:47업데이트 2025.03.09. 14: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잔니 인판티노 피파(FIFA) 회장으로 받은 황금색 키를 손에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 속 실력자에 줄을 대기 위한 우리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조선·원전·에너지·방산 등이 한미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 떠오른 가운데, 대미(對美) 아웃리치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형 로펌과 전략 컨설팅 회사 등이 밀집해 있는 워싱턴 DC의 ‘K스트리트’가 한국인들로 문전성시다. 한국이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일부는 한국팀을 꾸리는 것을 넘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거나 국내 사정을 잘 아는 전관(前官)을 영입해 세일즈에 열을 올리고 있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워싱턴 DC의 컨설팅 업체인 ‘더 아시아 그룹(TAG)’은 최근 서울 사무소를 개소, 언론인 출신을 소장으로 선임해 직원 채용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바이든 정부에서 백악관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지낸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장관이 2013년 2월 설립했다. 도쿄·홍콩·하노이 등 아시아 지역에만 10여 개 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한국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캠벨은 퇴임 한 달 만인 지난달 25일 다시 이 회사 회장으로 재합류했다. 바이든 정부 국무부에서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캠벨의 옛 동료이자 지한파(知韓派)인 대니얼 크리텐브링크도 파트너로 채용된 상태다. 외교 소식통은 “그간 한국 진출을 둘러싼 소문만 무성했는데 캠벨 복귀와 함께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이 시작됐다”고 했다. 캠벨은 지난달 최종현학술원이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도 참석했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2023년 7월 대통령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헨리 해거드 전 국무부 에너지 국장은 지난해 컨설팅 회사인 ‘웨스트 이그젝 어드바이저스’에 선임 고문으로 합류했다. 이 회사 역시 토니 블링컨 전 국무장관이 지난 2017년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등과 함께 설립한 것이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해거드는 주한 미국대사관 영사, 국내정치팀장을 거쳐 ‘3인자’인 정무공사까지 세 번을 한국에서 근무한 한국통이다.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분야의 한국 기업에 자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2019년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도 여기 소속이다. 트럼프 1기 때인 2018~2021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해리 해리스 전 인도·태평양 사령관도 지난해 국방·안보 분야에 특화된 자문 회사인 ‘BSG(비컨 글로벌 스트래티지스)’에 둥지를 틀었다. 방산 역시 우리 기업의 로비 수요가 늘어난 분야다.

워싱턴 DC의 로비 업계에 ‘한국은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부 회사는 제휴를 통한 국내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K스트리트에서 가장 잘 나가는 로비 회사 중 하나인 ‘발라드 파트너스’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한국의 ‘GR 컴퍼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선도적인 로비 회사들의 결합된 전문성과 영향력을 활용해 한미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 것”이라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분야로 입법 옹호, 규제 업무, 여론 형성과 공공 캠페인,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등을 꼽았다. 1998년 플로리다주(州)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일본 정부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보수 진영 스타 로비스트인 제프 밀러 등과 올해 초 설립한 자문사인 ‘워치타워 스트래티지’도 한국 기업들에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시는 워싱턴 DC를 방문하는 한국의 고위급들이 가장 많이 찾는 ‘트럼프 인사’ 중 한 명이다.

조선·방산 뿐만 아니라 상당수 공공기관도 대미 관계 구축을 위한 워싱턴 DC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어 한국을 향한 K스트리트의 구애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수준 미달의 일부 브로커들이 “상무·재무장관은 물론 트럼프와 만남을 주선해 주겠다” “한국에 부과되는 관세를 낮춰주겠다”며 우리 기업들에 제안서를 보내 거액을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컨설팅 회사 임원은 “대사관이나 기업 같이 꾸준히 돈을 쓸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고객이 아니면 로비 회사가 수임해 놓고 업무에 불성실한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서울에도 사무실이 있는 워싱턴 DC의 다국적 로펌 ‘커빙턴 앤 벌링’은 지난달 트럼프가 “정적을 상대로 하는 (바이든 정부의) 정부 무기화에 관여했다”며 행정명령을 통해 엄포를 놓아 정상적인 로비 활동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전경.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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