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 기업가 기용해 규제 푸는 美, 국회가 규제 양산하는 韓
조선일보
입력 2024.11.14. 00:25
왼쪽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후보. / AFP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설되는 정부효율부 장관에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를 지명했다.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줄이고, 낭비적 지출을 줄이고, 연방 기관을 재구성하는 등 ‘미국 살리기’ 운동에 필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와 함께 이 부처를 이끌 또 다른 기업인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와 경쟁했던 바이오 기업 창업자 비벡 라마스와미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의 대선 공약이다. 신설 부처를 맡게 된 머스크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창업해 세계 1위 부자에 올랐고,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만들어 민간 우주 산업 시대를 개척한 기업가다. 세계 최고 혁신 국가인 미국이 혁신의 상징인 스타 기업인을 영입해 규제를 풀고 행정 비효율을 걷어내며 예산 낭비를 줄여 더 역동적인 경제로 나아가겠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주가가 치솟는 등 ‘트럼프 랠리’가 벌어지는 동안 유독 한국 증시만 부진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규제에 묶여 허덕이는 저성장과 혁신 불능 경제에 대한 평가가 근저에 깔려있다. 주식은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시장이다.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이중 삼중 규제에 묶여 신산업이 제대로 크지 못한다. 경쟁국 기업들이 24시간, 365일 뛰는데도 한국 기업의 연구소는 세계에서 가장 경직적인 주 52시간 근무제에 묶여 저녁만 되면 불 끄고 퇴근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국민의힘이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하면서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해서는 주 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을 막판에 포함시켰지만 민주당이 부정적이다. 민주당이 반대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22대 국회 들어 지난 5개월간 발의된 법안 4503건 가운데 29.9%(1345건)가 규제 법안이었고, 이 중 64%가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것이었다. 역대 최악으로 비판받았던 지난 21대 국회 때 첫 5개월간 규제 법안이 14.9%(629건)이었던 것을 크게 능가한다. 이런 국회가 나라 경제와 미래에 이중 삼중의 족쇄를 채우고 있으니 성장 동력을 어떻게 키우겠나. 현재로선 길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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