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황 혼

황 혼

 화풍 ・ 2024. 6. 2. 22:10

 

[출처] 황 혼|작성자 화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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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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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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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 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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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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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이 마음과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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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 할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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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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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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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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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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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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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그리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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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두리번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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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길이 뒤 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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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뒤 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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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보다 아름답다는 해넘이처럼, 그렇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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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셔온 글 -

 

 

 

[출처] 황 혼|작성자 화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