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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사성어 (28)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鶴山 徐 仁 2024. 2. 27. 14:30

고사성어 (28)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청호 ・ 2024. 2. 26. 13:30

 

[출처] 고사성어 (28)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작성자 청호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백 리를 가는 사람에게 半은 구십리다

 

우리가 가장 듣기 거북한 말 가운데 하나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말일 것이다.

IMF 시절에 외국 언론들이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우리를 조롱했던 일도 아주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어찌 나라 살림만 그렇겠는가? 개인적으로도 우리는 잘나가던 시절에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에 대한 씁쓸한 기억들을 더러 가지고 있다. 《전국책》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가

이에 대한 경계를 담고 있다.

<백 리 밖에서 온 노인>

진나라는 강력한 군대와 능란한 외교력으로 마침내 전국시대 일곱 강대국 中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되었다. 나머지 여섯 나라는 진나라가 갈수록 강대해진 것과 달리, 갈수록 약소국으로 락해갔다. 이제 천하통일도 머지않은 듯 보였다. 훗날 진시황이 된 진왕은 마음이 느긋해져 정사를 모두 재상에게 넘기고, 향락을 즐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흔이 다 된 어떤 노인이 진왕을 찾아왔다.

그 예사롭지 않은 용모에 진왕이 긴장하면서 물었다. "노인께서는 백 리 떨어진 곳에서 오셨다 들었소. 오시는 동안 고생이 많으셨겠소."

노인이 말했다. "소인이 집을 출발해 구십 리를 오는 데, 딱 열흘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열흘 동안 십 리 길을 걸어, 어렵사리 도성에 도착했습니다."

진왕이 웃으며 말했다.

"처음에 열흘 동안 구십 리를 왔다고 하지 않았소.

어째서 나머지 십 리 길을 오는 데 열흘이나 걸렸단 말이오? 계산을 잘못하신 것 아니오?"

"처음에는 열심히 걸어 열흘 만에 구십 리까지 올 수 있었지요. 그래서 이제 다 왔다는 생각에 좀 쉬고 나서 걷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십 리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길이 더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무진 애를 써서 열흘이나 걸려 마침내 도성에 도착했답니다.

도착해 생각해 보니 구십 리까지 온 것은 거의 다 온 것이 아니라, 딱 半을 온 셈이었습니다."

진왕은 이 노인이 그저 걸어온 여정만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님을 알고 물었다.

"노인께서는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이오?"

"제가 보기에 우리 진나라의 천하통일 대업은 구십 리를 온 것과 같습니다. 대왕께서 이미

이룬 성과가 크다 하나, 그것은 이제 겨우 半을 이룬 것뿐입니다. 나머지 半을 위해서는

더 긴장하고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나머지 십 리 길이 더 힘들고 어려운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진왕은 노인의 충고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나태해지려는 자신을 다시 단단히 부여잡고, 마지막 십 리 길을 달려 마침내 천하통일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행백리자반구십'이라는 成語처럼, 백 리를 가는 사람에게 半은 오십 리가 아니라 구십 리다.

나머지 십 리의 여정은 십분의 일이 아닌 이분의 일, 즉 절반이다. 그 과정은 그만큼 힘들고 어려우므로, 더욱 신중히 임하고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흙 한 삼태기로 이룰 수 있는 일>

옛날 어떤 사람이 흙을 쌓아 9인(仞) 높이의 산을 만들기로 했다. 1인이 8척이니, 9인은

장정 열 명의 키에 맞먹는 높이였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멀리서 흙을 퍼와 산을 쌓았다. 그렇게 수고한 덕에 마침내

완공까지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만 남았는데, 갑자기 아랫배가 아파오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날이 어둑해지더니 눈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그는 속으로 '딱 한 삼태기 분량이 아닌가? 내일 해도 무방하겠지' 생각하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그 뒤였다. 이 사람은 계속 한 삼태기면 끝나는 일이니 서둘 것 없다고 여겨,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했다. 결국 그의 삼태기에는 다시 흙이 채워지지 않았고, 그가 목표로 한 9인 높이의 산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서경》에 나오는 이 이야기에서 '높은 산을 쌓는데 흙 한 삼태기가 모자라 실패한다'는

뜻의 '공휴일궤(功虧一簣)'가 비롯되었다.

※공 功, 이지러질 虧, 한 一, 삼태기 簣.

이것은 어떤 일을 거의 이루기 직전에 잠시 한눈을 팔아 전체 일을 그르치는 상황을 형용한다.

마지막 한 삼태기 분량의 작은 노력을 소홀히 해서, 그간 쌓은 수고가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면 얼마나 속상하겠는가! 안타깝게도 이런 일은 우리 주변에서 자주 일어난다.

'이제 됐다'는 스스로의 방심과 '그만하면 슬슬 해도 돼'라는 주변의 부추김은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리게 한다.

"마지막을 신중히 하기를 처음같이 할 수 있다면, 잘못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愼終如始, 則 無敗事 (신종여시 즉 무패사)"

노자의 이 말처럼 마지막이기에 더욱 더 처음과 같은 마음이 필요하다.

일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필요한 마음은 바로 初心임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에 필요한

한 걸음, 마무리에 필요한 한 삼태기의 흙, 최후에 흘리는 땀 한 방울에 初心을 담아 기대한 목표를 너끈히 달성하기 바란다.

* 공패수성(功敗垂成):

거의 성공할 단계에서 실패하다.

* 전공진기(前功盡棄): 앞의 공을 모두 버리다.

이전에 기울인 노력이나 얻은 성과가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린 상황을 말한다.

* 시종여일(始終如一): 처음과 끝이 한결같다.

<28회 끝>

 

[출처] 고사성어 (28)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작성자 청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