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공격에 매뉴얼대로 대피… 사재기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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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공격에 매뉴얼대로 대피… 사재기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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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이스라엘 교민들이 전한 현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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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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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10.11. 03:00업데이트 2023.10.11.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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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현지 시각) 8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인근의 이스라엘 도시 아슈켈론. 두 시간 동안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의 일곱 차례 미사일 공격이 계속됐다. 현지 유학생 이준일(23)씨는 이스라엘 정부의 미사일 경보앱인 ‘조파-레드 얼러트(Tzofar-Red Alert)’가 울릴 때마다 지하 방공호로 대피했다고 한다. 이씨는 “전례 없는 하마스의 공격에 두려운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뒤 길거리를 다니는 시민들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미사일 경보가 해제되면 식당·병원·약국 모두 정상 영업을 한다고 한다. 식료품을 파는 마트에서도 사재기는 없었다고 이씨는 전했다.

계속되는 하마스의 로켓 공격 - 9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서 시민들이 차량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소방 호스를 끌어오고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350여 건의 로켓포와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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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본지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예루살렘·레호보트·헤르츨리야 등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교민 12명을 전화와 휴대전화 메신저로 인터뷰했다. 이들은 “큰 혼란은 없었다”며 “하루빨리 상황이 종식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수천 명이 숨지거나 다쳤지만 이스라엘의 상황이 차분한 건 ‘미사일 공격 대응 매뉴얼’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루살렘에 사는 교민 이모(41)씨는 “이전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미사일 공격이 있었기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미사일 공격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공습경보가 울릴 시 90초 이내에 근처 방호 시설로 대피하면 안전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하며 서로의 안위를 챙기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민방위 사령부(Home Front Defense)는 이스라엘 내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사일 공격 발생 시 행동 지침을 배포하고 있다. 지침은 미사일 경보가 울리면 가정 내에서는 방호 시설을 갖춘 방으로 대피하고, 실외에서는 가까운 건물에 마련된 방호 시설로 이동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현지법에 따르면 모든 이스라엘 가정집은 설계 시 방호용 벙커 시설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지침은 반드시 안전한 장소에서 10분 이상 머물고,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방공 시스템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번 미사일 공격 때도 매뉴얼에 익숙한 이스라엘 시민들은 습관처럼 방공호를 찾아 움직였다고 한다. 지난 5일 가족들과 함께 업무차 이스라엘을 찾았다는 김예슬(33)씨는 “8일 오전 경보음이 울리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실내 대피소로 들어가 블라인드를 치고 숨죽이고 있는 모습을 봤다”면서 “사람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일상을 이어갔다. 외지인 입장에서 놀라운 장면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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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현지 유학생은 “어제는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공습경보가 울려 근처 대피소로 뛰어가기도 했다. 습관적으로 안전한 장소를 알고 있다”며 “밤중에 경보가 울리면 대피하느라 잠을 설쳐서 피곤하긴 하지만, 거의 평소처럼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아파트에 방호 시설이 있어서 미사일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이번 하마스의 공격이 단순 미사일 공습에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데 대해선 우려가 나왔다. 사상자 중 상당수가 이스라엘 영토로 진입한 하마스가 민간인을 납치·살해하면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민 최모(32)씨는 “이번 전쟁은 그동안 있었던 하마스의 공습과 달리 지상전이 벌어지고, 민간인을 살해하기도 해서 두려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