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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이재명은 민주당을 소금 소태로 만들었다

鶴山 徐 仁 2023. 9. 27. 09:37

오피니언 朝鮮칼럼 The Column

[朝鮮칼럼] 이재명은 민주당을 소금 소태로 만들었다

對여당, 검찰 투쟁 아니라

민주당 의원 압박이

단식의 본질

민주당 사람들과의 싸움서

이 대표는 백전백승의 명장

온건파 축출된 그릇에

소금 결정이 타고 있다

윤태곤 정치칼럼니스트


입력 2023.09.27. 03:20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위증교사 등의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물 1리터에 소금을 9g 정도 넣으면 우리 체액과 흡사한 생리식염수가 된다. 소금물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 기간 중에 정맥을 통해 맞은 수액주사도 소금물에 필요한 물질들을 녹인 제품이다. 소금물이 짠맛을 완전히 잃어버리면 맹물이고 과하면 독이 된다. 정당, 정치 결사체도 소금물과 마찬가지다. 핵심 지지층, 이념적 동질성, 충성도의 결합체가 소금이라면 중도층, 일반 대중의 지지가 물인 셈이다. 염도가 과하다 싶으면 물을 넣어야지 오히려 증발시키고 소금을 더 집어넣으면 소금 소태가 된다.

애초에 이재명 대표는 물의 양을 늘리겠다며 단식을 시작했다. 정부 여당에 불만이 많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이 대안으로 눈에 차지 않는 대중에게 진정성을 인정받겠다고 했다. 단식 조건으로 내걸었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 국정 쇄신 요구 등은 야당 대표 입장에선 못 할 말이 아니었다. 여론조사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과반을 훌쩍 넘고 있었다.

‘방탄용’이라는 폄훼도 적지 않았지만 민주당 사람들은 “이 대표 본인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하지 않았냐. 이미 스스로 족쇄를 채운 격”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단식으로 이 대표에 대한 지지세가 강해지면 정부 여당과 검찰도 압박을 받기야 하겠지만 그건 부대 효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이 대표의 단식은 짠 소금물을 펄펄 끓여 댄 땔감이었다. 이십여 일간 불을 때고 나니 그나마 남았던 물도 증발해버렸다. 먼저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가 사라졌다. 중국 대사 관저를 직접 찾아가 부국장급인 싱하이밍 대사의 손을 잡고 “가능하면 함께 목소리를 내고 공동의 대응책을 강구하면 좋겠다”고 말했던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한 날 한덕수 총리는 시진핑 주석과 마주 앉아 한·중 우호와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 그 자리에서 후쿠시마 이야기가 나올 틈이 없었다. 국회 경내에서 이른바 개딸이라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가 경찰에게 쪽가위를 휘두르고, 커터칼로 자해 소동을 벌이는 뉴스가 나오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의 여러 흠결에 대한 주목도는 오히려 떨어졌다. “용산이 어쩌고 하지만 그래도 국민의힘이 수박 색출하는 민주당보다는 민주적이지 않느냐”는 소리가 늘어났다.

이렇게 단식의 명분이 날아가버리자 초점은 이 대표 체포영장 동의안 처리 여부에 맞춰졌다. 표결 날짜가 잡히자 한총련 의장 출신으로 이 대표 외곽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특보 강위원은 “이번에 가결표 던지는 의원들은 끝까지 추적, 색출해서 당원들이 그들의 정치적 생명을 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대표 본인은 물론 주위에서도 그 발언을 비판하거나 무마하는 사람은 없었다. 단식이 이십여 일이 넘어섰다는 이 대표가 투표 전날에 200자 원고지 10매 분량에 해당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부결을 독려한 것은 화룡의 점정이었다. 국민에 대한 호소, 여당이나 검찰에 대한 투쟁이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압박이 단식의 본질임을 드러낸 장면이다. 하지만 이러다간 물이 다 졸아붙겠다 싶은 의원들이 찬물을 한 컵 부었다.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켜 방탄 프레임을 깨버렸다.

그러자 이 대표는 소금을 퍼부었다. “민주당의 부족함은 당의 주인이 되어 채우고 질책하고 고쳐달라”고 강성 당원들을 독려한 후에야 단식을 해제했다. 마지막까지 계파 갈등을 조정해보려 애썼던 온건파 박광온은 원내대표 자리에서 축출됐다. 그 자리는 이재명 수호를 선언한 사람의 몫이 됐다. 지명직 최고위원 두 사람 가운데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의장을 지낸 현역 의원 송갑석은 비명계라는 이유로 밀려났다. 부산여대 총학생회장 출신 서은숙은 “가결 투표자를 징계하겠다”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임시로 당권을 쥔 정청래 최고위원은 ‘탈당자보다 입당자가 많다’고 득의만면한 웃음을 지었다. 소금 치기에는 일가견이 있는 유시민도 ‘노무현재단’ 유튜브를 통해 이재명에게 대표직 사수와 옥중 출마, 옥중 공천 불사를 주문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렇게 민주당을 소금 소태로 만들었다. 윤 대통령이나 보수 진영, 혹은 검찰과의 싸움은 모르겠지만 민주당 사람들과의 싸움에선 백전백승의 명장이다. 그러는 사이 물이 다 날아간 그릇에 남은 소금 결정들이 까맣게 타고 있다. 다시 물을 부어 염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 그릇을 박박 닦든가, 버리고 새 그릇을 구하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