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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韓 정치적 갈등 주요국 1위”… 분열 부추기는 3류 정치 바꿔야

鶴山 徐 仁 2022. 11. 19. 15:08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韓 정치적 갈등 주요국 1위”… 분열 부추기는 3류 정치 바꿔야

 

입력 2022-11-19 00:00 업데이트 2022-11-19 07:55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2.11.14 뉴스1

 

 

우리나라 국민이 느끼는 ‘정치적 갈등’ 수준이 주요국 1위라는 미국 여론조사 리포트가 16일 나왔다. 공공연한 대선 불복 주장과 의회 난입 사건, 갈수록 심해지는 증오의 정치 등 민주주의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을 앞섰다는 것이다. 워싱턴을 기반으로 한 초당파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가 민주주의를 실시하고 있는 19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올 2∼6월 조사해 비교 분석한 결과다.

이번 조사는 나라별로 18세 이상 성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로 다른 정당 지지자들 간에 갈등이 있느냐’는 물음에 ‘강하다(Strong)’ 또는 ‘매우 강하다(Very strong)’라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이 90%로 가장 높았다. 미국이 88%로 뒤를 이었다. ‘매우’ 강하다는 답변만 놓고 봐도 한국은 49%로 압도적 1위였다. 미국은 41%였다. 두 나라 모두 10명 중 9명꼴로 정치 갈등이 강하다고 했지만, 한국 국민이 좀 더 심각하다고 여기고 있는 셈이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결과다. 미국에선 대선 이듬해인 지난해 1월 의회 난입 참사가 벌어지는 등 대선 불복 주장을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갈등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최근 중간 선거를 앞두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을 노린 극우주의자의 둔기 습격 사건까지 벌어졌다. 그런 미국을 제치고 한국이 정치 갈등 1위 국가임을 우리 국민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치적 갈등이 대선 이후 더 격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말마다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이 광화문광장, 용산 대통령실 앞 등에서 “윤석열 퇴진”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며 집회 대결을 벌인다. 상대 진영을 겨냥한 날선 공방, 막말과 모욕적인 언사가 판을 친다. 정치권은 극렬 지지층 눈치만 보며 갈등을 더 조장하고 유불리를 따지기에 바쁘다.

경제가 벼랑 끝 위기에 서 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북한은 어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렸다. 말로만 경제, 안보 복합위기 운운할 때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어디로 어떻게 가야 생존할 수 있는지 온갖 지혜를 모으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도 모자랄 판이다. 언제까지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갈등과 분열의 3류, 4류 정치만 펼칠 건가. 퓨리서치 조사에서 보듯 국민 인내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의 기구라도 속히 추진하길 바란다.

 

#정치적 갈등#생존 지혜#국가 역량#국민 인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