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만큼 참았다… 더 멀리, 고급스럽게” 벌써 짐싸는 여행객들
[WEEKLY BIZ] 억눌려온 여행 수요 폭발 조짐
입력 2022.02.06 07:41
“좋은 곳을 가고, 큰 돈을 쓴다(Go big, big spend).”
미국 경제매체 CNBC가 전망한 올해 여행 트렌드다. CNBC는 “여행자들은 더 높은 비용에도 ‘버킷리스트’ 여행을 예약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올 한해 인생에 한 번뿐인 여행을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화한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2년간 해외여행을 참아온 데다가 변이 바이러스의 잦은 확산으로 언제 다시 여행할 수 있을지 모르는 만큼 한번 갈 때 큰 비용이 들더라도 꿈의 여행지를 찾는 추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작년 11월 12개국에 있는 1만2000명의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0%는 “앞으로의 여행에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돈을 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달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C)가 여행 사이트 트립닷컴과 공동으로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올해 전 세계 해외여행 지출이 작년보다 9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천 영종도 백운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항공기가 힘차게 이륙하는 모습. 2021.12.31
◇장거리·장기간 여행 예약 늘었다
코로나가 여전히 기승인데도 장거리 희귀 여행지 예약은 벌써부터 쇄도 중이다. 스페인 대표 여행사 아마데우스에 따르면, 최근 페루의 세계적인 문화유적 마추픽추에 대한 항공편 예약은 이전 대비 50% 늘어났고, 영화 ‘인디아나 존스’ 촬영지로 유명한 요르단 페르타행 항공편 예약도 22% 증가했다. 아마데우스는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 “2022년에는 많은 사람이 일생에 한 번뿐인 의미 있는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인도양 섬과 남극 대륙에 대한 여행 수요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페트라의 트리클리니움 무덤은 인디아나 존스 등 여러 영화에 등장한 요르단의 랜드마크다.
여행지에서 장기간 머무르기 위해 휴가용 임대 주택을 찾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휴가용 임대 주택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투고(HomeToGo) 분석에 따르면, 올해 해외 숙박 검색이 2019년 대비 88% 늘어났고, 평균 예약 지출액 역시 2019년 대비 54% 늘어났다. 2019년 대비 검색량이 가장 늘어난 해외 여행지는 이탈리아 투스카니(141% 증가)와 바하마 제도 엘루테라(129%),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보라보라섬(98%), 몰디브(97%), 프랑스 남부 지역(88%) 등으로 대부분 고급 휴양지였다. 패트릭 안드레 홈투고 CEO는 “여행에 대한 억눌린 수요로 인해 여행자들이 더 긴 휴가를 떠나게 됐고 많은 사람이 호텔보다 넓은 휴가용 임대 숙소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휴가용 임대 주택 서비스 '홈투고'의 여행지 검색량 증가 순위
이탈리아 투스카니/인터넷 캡처
홈투고의 휴가용 임대 주택 실내 모습
여행객들이 여행 경비를 늘릴 수 있는 배경에는 팬데믹을 거치며 늘어난 저축이 있다.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들은 팬데믹 이후 1년 동안만 해도 약 5조4000억달러(약 6458조4000억원)를 초과 저축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6%가 넘는 금액이다. 각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자산시장의 활황 덕분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돈을 모은 개인이 늘어난 것이다. 그 덕분에 민간 소비 심리가 빠르게 부활했고, 여행 지출 규모 역시 커질 수 있게 됐다. CNBC는 “팬데믹이 일부 사람들의 재정을 파괴했지만, 재택근무가 가능한 전문가들은 더 많은 저축을 할 수 있었다”며 “특정 장소에 가기 위해 기꺼이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 전했다.
◇팬데믹 이어지면 디지털 여행이 새 트렌드
다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등 올해도 팬데믹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해외여행 부활 역시 미뤄질 수 있다.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메울 것으로 기대되는 신개념 여행 트렌드는 디지털 여행이다. 국내에선 발전한 IT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상으로 해외 여행지를 즐기는 방식의 ‘랜선여행’ ‘메타버스 여행’이 조금씩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2 국내관광 트렌드’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데이터에서 ‘랜선여행’에 대한 긍정 반응은 팬데믹 초반(2020년 1월~2021년 1월)과 그 이후(2021년 2월~9월)를 비교했을 때 7%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가 로블록스 안에서 구현한 강릉의 모습
한국을 배경으로 만든 메타버스 여행지가 국·내외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끈 사례도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미국의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를 활용해 이달(1월) 초 제작한 강릉을 배경으로 한 오징어 게임(Squid Game in Gangneung, Korea)은 현재 누적 방문자 수가 7만명에 달했다.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랜선여행과 메타버스 여행은 여행정보 수집의 원천, 간접체험 기회, 직접여행의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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