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다" 미얀마·아프간 아픔 공감한 트위터 민심…北은 후순위
중앙일보 입력 2022.01.20 05:00
올 5월 출범하는 새 정부는 수많은 외교적 난제를 마주하게 된다.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선 국민의 생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국내적 지지 없이는 어떤 외교 정책도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의 외교 환경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민심으로 읽은 새 정부 외교과제' 시리즈를 진행한다. 여론조사 결과(1회)와 빅 데이터 분석 결과(2회),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 아시아 11대 이슈(3회) 등을 전한다. 2회 빅 데이터 분석은 지난해 1~11월 사이 한국어로 작성된 트위터 문서 40억 3702만 8316건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뉴스 851만 5358건을 대상으로 했다. 빅 데이터 전문기관 바이브 컴퍼니에 의뢰했다. 한‧미 및 한‧중 및 한‧일 관계와 관련한 트위터 언급량을 분석하고, 관심을 모았던 이슈를 추려내 구체적인 뉴스 댓글 내용을 파악했다. 특별취재팀 |
[민심으로 읽은 새 정부 외교과제-②]
지난해 아시아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 중 트위터 등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슈는 코로나19 와중에 치러진 도쿄 여름 올림픽과 군부 쿠데타로 인한 미얀마 사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장악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들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한 인권 위기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도움의 손길을 건네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8월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특별기여자(현지 조력자)의 자녀들에게 간식을 주는 모습. 공군. 뉴스1.
북핵, 11대 이슈 중 관심도 6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는 지난해 아시아에서 발생한 외교안보 분야 주요이슈 11개를 선정했다. 이에 대한 포털 뉴스 댓글 및 트위터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7월 열린 도쿄 올림픽에 대한 언급량이 85만 건으로 1위였다.
2위는 미얀마 사태(49만건), 3위는 아프간 사태(21만건)였다. 보건과 기후 이슈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높아 4위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코로나19 확산, 5위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 재해가 차지했다.
반면 정부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관심은 6위에 그쳤고,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미ㆍ중 경쟁도 10위에 머물렀다.
5ㆍ18 떠올리게 하는 미얀마에 관심 급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2월 쿠데타 발생 이후 SNS 반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관심을 모은 주요 내용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노력 촉구 ▶한국의 미얀마 지원 ▶한국의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 홍콩의 민주화운동 등 다른 민주화운동 연상 ▶미얀마 군부의 시위 진압과 민간인 학살 행태 등이었다.
특히 19세 소녀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갔다 총탄을 맞고 숨진 사실이 보도된 지난해 3월에만 언급량이 약 24만회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사람들의 인식을 나타내는 키워드도 '지지하다'(1만 4149건), '슬프다'(1만 2726건), '돕다'(1만 504건), '응원하다'(1만 325건) 등으로 미얀마의 아픔에 공감하고 지원하려는 심경을 대변했다.
이어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SNS를 통해 전한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우리는 오늘 미얀마에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고 말한 이후 보도량이 늘고 SNS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 기간 사람들의 인식을 나타내는 키워드에는 '평화'(776건), '닮다'(121건) 등이 새로 등장했다.
아프간 “안타까워” 조력자 입국 “환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서도 탈레반이 정권을 탈환한 직후인 지난해 8월 중순부터 SNS 관심도와 언론 보도량이 급증했다. 이후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다 같은 달 아프간 국적의 특별 기여자(현지 조력자)와 가족을 국내로 데려오는 정부의 '미라클 작전' 소식에 관심이 다시 올라갔다. 이 기간 동안 사람들의 인식을 나타내는 키워드는 '안타깝다'(6959건), '환영하다'(5072건) 등이었다.
미얀마 및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SNS에 나타난 높은 관심도는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한국인의 높은 의식 수준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권 감수성을 자극해 공감을 자아내는 사건이 발생하거나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있으면 여론이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무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트위터 사용자들의 반응을 종합할 때 '인권'과 '국제협력'이 핵심 키워드"라고 말했다. 또 미얀마 및 아프간 사태와 관련한 SNS 여론에 대해 "성차별적 인식에 대한 개선 촉구, 난민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유지혜 외교안보팀장 wisepen@joongang.co.kr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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