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양말 신고 거수경례…진중권 “참 많은 걸 얘기하는 사진”
입력 2021.11.25 08:39
2021년 11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서 한 조문객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2021년 11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서 한 조문객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은 시민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진 전 교수는 24일 별다른 설명 없이 취재진이 찍은 전 전 대통령 빈소 현장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이날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이 조문객의 해진 양말이 눈길을 끈다. 진 전 교수가 공유한 글에는 “이 사진, 참 많은 것을 얘기해 준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미납 추징금 956억원의 전직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구멍 난 양말을 신은 채 거수경례하는 조문자의 모습, 너무 씁쓸하다”는 반응과 “구멍난 양말을 신고도 조문올 정도면 진정한 애국자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전 전 대통령 별세 둘째 날인 이날 빈소에는 5공 출신 인사들과 하나회, 군 장성 출신, 지지자 등이 조문했다. 일부 조문객들은 전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육사(11기)를 졸업한 후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조직했다. 1979년 10·26 사태 직후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고, 이후 12·12 군사 반란을 주도하며 집권했다.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고인을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빈소에서는 ‘전두환은 역사 앞에 사죄하라’고 외치는 시민과 ‘전두환이 왜 사죄하느냐’는 일부 조문객들이 말다툼하던 중 몸싸움으로 이어져 병원 측이 설치한 저지선이 넘어지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 캐릭터 탈을 쓴 조문객이 나타나는가 하면 보수 유튜버는 “이게 썰렁하다는 거야?”라고 반복해 외치며 조문객들의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또 장세동 전 안기부장, ‘신군부 막내’였던 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5공 때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김용갑 전 의원, 오일랑 전 청와대 경호실 안전처장, 이종구 전 국방장관,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 김동신 전 국방장관 등이 빈소를 찾았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과 김기현 원내대표가 발걸음 했다. 주 의원은 ‘고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평가는 역사가 할 일이고, 돌아가셨으니 저는 명복을 빌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는 인간적 차원에서 조문했다”며 “개인 자격으로 조의만 표하고 나왔다”고 했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무력 진압으로 피해자와 유족은 어떻게 위로받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안았다”며 “법적·역사적 평가와 별개로 그 책임은 워낙 크고 막중하므로 반드시 져야 한다. 고인의 업보”라고 덧붙였다.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은 조문한 뒤 “전 전 대통령이 과가 많은 건 틀림없다”며 “공과에 대해서는 역사가 평가해줄 거다. 마지막에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용서를 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장례는 닷새 동안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27일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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