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만 기록적 폭우 쏟아진 中, 정저우댐 붕괴 공포 떤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1 18:01 수정 2021.07.21 19:15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지하철 5호선이 침수로 지난 20일 오후 6시(현지시간) 부터 세 시간 동안 운행을 멈췄다. 그 사이 비가 성인 턱밑까지 차올라 차내에 갇힌 승객들 500여명이 얼굴만 내밀고 공포에 떨며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SNS 갈무리]
서유럽에 이어 중국에서도 10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25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수십만명이 발생했다. 중국 중부 지역인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에 사흘 만에 1년 치 강우량인 640㎜의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건물이 침수되고 지하철에 물이 차올라 객차에 갇힌 승객 12명이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1000년 만의 폭우로 교통 마비
댐 인근 지역에 대피 명령 내려
25명 사망·7명 실종, 20만명 대피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번 비 피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중국 중부지방에 집중됐다. 허난성 당국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7시 기준 25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침수 피해가 집중된 정저우시는 허난성 성도로서 1260만명의 인구가 밀집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SCMP는 정저우 시민들이 남서부에 있는 댐이 무너져 대규모 홍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심각한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쏟아진 비로 이날 항공편 300편의 운항이 결항했고 기차역 2곳은 열차 운행을 모두 취소했다. 정저우시의 거리는 성인의 허리까지 물이 차올랐다. 20일 오후 4시에는 하늘에서 물을 들이붓듯 1시간 만에 201.9㎜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는 중국 본토에 쏟아진 강우량 최고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75년의 198.5㎜이다.
앞서 비 피해를 입은 독일 서부 쾰른 지역의 기록은 24시간 동안 154㎜였다. 24시간 동안 정저우에 내린 비는 평균 457.5㎜다. 이 역시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사상 최고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비가 1000년에 한 번 나올 규모라고 본다.
정저우시 시민들이 밧줄을 끌어올리며 급류에 휩쓸려가는 시민을 구하고 있다.[더스타 뉴스 유튜브]
전날 정저우 지하철 안에서는 물이 차올라 승객 500여명이 갇혔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 지하철 5호선이 침수로 갑자기 운행을 멈춘 이후부터 3시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허리까지 올라온 물이 성인의 가슴까지 차올라 승객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 등 아찔한 장면들이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통해 퍼졌다. 대부분은 탈출했지만 1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부상자는 5명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하철 생존자는 "정말 무서웠다"며 "가장 무서운 것은 물이 아니라 공기가 점점 희박해졌다는 것"이라고 자신의 SNS에 남겼다. 정저우 역에서 촬영된 일부 영상에는 5구 이상의 시신이 둥둥 떠 있는 모습도 담겼다.
정저우 시민이 침수된 도로에서 허리까지 차오른 물을 가르며 힘겹게 걷고 있다. [CGTN 유튜브 캡처]
시 당국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정저우 댐이 무너지는 상황이다. 정저우 호수 통제 본부는 댐이 무너질 수도 있는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다"며 대피를 명령했다. 지금까지 정저우시 대피 규모는 20만명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대만 아이폰 공장 '폭스콘' "수해 상황 모니터링"
정저우는 '폭스콘'으로 알려진 대만계 아이폰 공장이 위치해 있는 등 중국의 주요 산업도시이기도 하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취재에 폭스콘은 "지금까지 (홍수 피해로) 시설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면서 수해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9400만명이 사는 중국 중부 허난성은 태풍과 아열대 기류가 생성되고, 다량의 수증기가 모이는 곳이다. 정기적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하곤 했지만, 지난 3일간 나타난 모습은 이례적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군 병력 3000명을, 비상관리부는 7개 성에서 1800명의 구조대원을 허난으로 보내 비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홍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각급 간부들은 인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 신속히 재난을 예방하고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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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1000년만 기록적 폭우 쏟아진 中, 정저우댐 붕괴 공포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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