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대 野 대표에 20대 대변인, 2030이 정치판 바꾸고 있다
조선일보
입력 2021.07.07 03:26
국민의힘이 국민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진행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를 통해 20대 청년 임승호(27)씨와 양준우(26)씨가 대변인으로 확정됐다. 30대 대표를 20대 대변인들이 받치는 제1 야당 체제가 갖춰진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상상조차 힘들었던 변화다. 상근부대변인 2명을 포함해 총 4명을 선발한 이 행사에는 지원자 564명이 몰려 1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70%는 2030세대였다. 결승전에 참여한 문자 투표 수는 12만1000여건이었고 방송 시청률은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의 곱절에 가까웠다. 전국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려는 청년들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꼰대 정당’이란 말을 들어왔던 국민의힘에 2030 세대의 관심이 몰려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은 ‘평등 공정 정의'를 내걸었던 문재인 정권이 조국 사태 등 헤아릴 수 없는 내로남불과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직접 고용 논란, LH 직원 투기 사태 같은 불공정 행태를 거듭하는 데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기성 정치에 대한 이들의 환멸이 30대 야당 대표 당선을 계기로 적극적인 정치 참여 열기로 분출되고 있다. 국회 주변에선 정치판을 뒤엎을 용암이 끓어오르는 기운을 느낀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2030세대는 전체 유권자 중 34%지만 이 세대의 국회의원 숫자는 13명으로 4.4%에 불과하다. 청년층의 투표율이 낮다 보니 정당들도 젊은 세대의 요구를 경시하고 그래서 청년층의 정치 무관심이 심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젊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과소 대표되는 정치 체제는 국가 장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투표 참여율이 높은 중·장년층 이상 유권자들에게 당장 혜택을 안겨주는 국정 운영 방식을 선택하면 40~50년 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희생시키게 마련이다.
대기업 귀족 노조의 철옹성 기득권이 청년들의 취업 길을 막고 있는데 정권은 이 명백한 문제를 풀지 않고 노조 눈치만 보고 있다. 치솟는 청년 실업률을 보면 암담할 지경이다. 정권은 노동 개혁 대신 빚 낸 돈을 뿌려 세금 알바만 양산한다. 이 빚도 청년들이 갚아야 한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천정부지 치솟는 집값은 젊은이들을 절망케 한다. 이들이 매달리는 가상 화폐가 어떤 사태를 일으킬지 알 수 없다. 전 세계 꼴찌를 달리는 출산율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2030 세대들이 야당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자 여당도 청년층의 목소리를 담아낼 방안을 찾으려 부심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차원을 넘어서 직접 정치에 참여해 사회와 나라를 바꾸고 미래까지 건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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