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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친 기업들, 이번엔 '환율 리스크' 파도 닥쳐온다

鶴山 徐 仁 2020. 12. 6. 19:35

코로나19로 지친 기업들, 이번엔 '환율 리스크' 파도 닥쳐온다

 

 

[중앙일보] 입력 2020.12.06 17:40 수정 2020.12.06 18:19


김영주 기자

최선욱 기자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9원 내린 1082.1원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수출 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환 헤지(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환율을 고정하는 방식) 등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한 중견·중소기업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4일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1082.1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9월 초 1180원대였던 달러당 원화 가치는 지난달 초 1130원대에 진입한 이후 한 달 새 50원 가까이 더 뛰어올랐다. 
 
A 금속제조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 모두 감내하고 가자는 분위기였는데, 달러 환율까지 갑자기 내려가 비상"이라며 "미국이 달러를 풀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버틸 수는 있는 단계지만, 장기화에 대비해 업종별로 협회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 거래처로부터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아 원화로 바꾸는 수출 기업 입장에선 원화 가치가 오르면 그만큼 매출·이익은 줄어든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 타격이 크다. 대기업은 금융권과 미리 환 헤지 대책을 마련해 놓지만, 중소기업은 어렵기 때문이다.
 

중견·중소업체엔 환율 직격탄 우려 

중소 수출 기업의 수익성 하락은 하도급 업체로 번질 수 있다. 미국 수출 비중이 40%를 차지하는 B 기계제조업체 관계자는 "수출 호조로 실적을 만회할 시점에 악재를 만났다"며 "고객사에 거래단가 인상이나 공급량을 늘려달라고 딜(협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6000억원. 영업이익률은 2.2% 선.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지금처럼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 영업이익률은 1%대까지 밀릴 수 있다.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성장 기조로 접어드는 셈이다. B사 관계자는 이어 "현재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자체 원가 절감 노력과 함께 하도급업체와 납품단가 인하를 요청하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뿐 아니라 다음 달 시행되는 주 52시간제는 또 다른 숙제다. C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는 "내수보다 비중이 작긴 하지만, 환율 하락도 최근 악재 중 하나"라며 "코로나19로 주 52시간제 준비를 못 했는데, 환율까지 급격히 올라 내년 사업계획 마련이 어렵다"고 말했다. 
 
박양균 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을 담당하는 직원이 없는 데가 대부분이라 사실상 대응책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답답해했다.
 

내년 상반기 환율 달러당 1100원 선 유력 

내년 상반기 환율에 따른 수익성 악화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6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국내 967개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내년 1분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6.8%)"를 꼽았다고 밝혔다. 967개 수출 기업은 내년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환율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30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을 조사한 결과 62.3%가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또 적정 환율은 1181원, 손익분기점 환율은 1118원이라고 답했다. 손익분기점 환율은 수출 기업이 영업 적자를 내기 시작하는 환율이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선을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선 105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태환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통상부장은 "코로나19로 해외 주요국에서 양적 완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원화 강세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할 것"이라며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방지하고 코로나19 극복과 수출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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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최선욱 기자 humanest@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코로나19로 지친 기업들, 이번엔 '환율 리스크' 파도 닥쳐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