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 날 새벽에 그들이 일찍이 일어나서 전과 같은 방식으로 그 성을 일곱 번 도니 그 성을 일곱 번 돌기는 그 날 뿐이었더라>(15절).
<일곱>, 히브리어 <쉬브아>라는 숫자가 4절에만 네 번, 이 6장 전체에는 무려 열네 번이나 언급됩니다. 성경이 말하는 숫자의 상징적인 의미를 밝히면 <일곱>(7)이란 하나님께 속한 신성한 숫자로 보통 <완전>, <완성>, <만 수>, <성별> 등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주로 하나님의 신적 섭리, 사역과 관련된 것에 이 숫자를 많이 사용합니다(창 21:28, 30, 출 20:10, 11, 23:15, 25:37, 29?30, 왕하 5:10, 시 119:164, 계 1:20, 10:3). 따라서 이 6장에 <일곱>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여리고성 함락 사건이야말로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하에 이루어진 거룩한 전쟁, 곧 성전이었다는 것입니다. 그 전쟁이야말로 이스라엘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친히 주관하시는 전쟁이라는 것입니다. 여리고성을 함락시킨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나 여호수아의 용맹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백성들의 절대 순종의 결과였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 전혀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들을 본의 아니게, 회의에 시달리며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한두 번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해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포기하고 맙니다. 만약 그걸 누구의 강요에 의해 하게 된다면 내가 왜 이딴 일을 해야 하느냐며 불평불만을 쏟아낼 수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여리고성 돌기야말로 그들 자신에게도 몹시 우스꽝스러운 일이었고, 여리고성 사람들에게도 대단히 이해하기 힘든 행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그 명령에 무조건 순종했고, 마지막 일곱째 날 일곱 번을 도는 일에도 그 순종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일곱째 날 일곱 바퀴를 다 돌았다는 것은 적어도 그 일 만큼은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에 완벽하게 순종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들의 눈앞에서 벌어진 여리고성의 함락이었습니다.
부디 일곱 번까지 다 도십시오. 만약 일곱째 날 여섯 바퀴만 돌고 마지막 한 바퀴를 포기했다면 함락은 없었습니다. 온전한 순종이 기적을 부른 것입니다. <일곱째 날 일곱 바퀴>가 주는 교훈을 마음에 깊이 새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