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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상대 않겠다는 펜스, 마주 앉는 자리 배치에 '퇴장'

鶴山 徐 仁 2018. 2. 10. 11:07


北 상대 않겠다는 펜스, 마주 앉는 자리 배치에 '퇴장'


입력 : 2018.02.10 03:02


  

[평창의 남과 북] 개막식 리셉션 '불협화음' 안팎

펜스 "北과 멀찌감치" 요구했는데 靑, 펜스 맞은편에 김영남 배정
환영사 마친 文대통령이 만찬 테이블로 펜스·아베 안내
펜스, 김영남 빼고 인사 후 나가
개막식에선 文대통령 옆에 펜스, 뒷자리에 김영남·김여정 앉아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직전 열린 각국 정상(頂上)급 만찬에서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중도 퇴장했다. 북측 인사와는 한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뜻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펜스 부통령은 6·25전쟁 참전용사인 아버지가 당시 받은 동성무공훈장을 집무실에 걸어놓을 정도로 북한 문제에서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한정(韓正)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 등과 함께 헤드 테이블에 앉기로 돼 있었다. 청와대가 이날 오전 기자단에 공개한 좌석 배치도에서도 펜스 부통령 부부 좌석은 김영남 자리와 대각선 맞은편이었다. 펜스 부통령은 앞서 우리 정부에 북한 대표단과 동석(同席)할 가능성이 있는 행사에 좌석이나 사진 촬영 위치가 가깝게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자신의 뜻과 달리 만찬 자리 배치가 이뤄지자 퇴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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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셉션 헤드 테이블, 펜스 美부통령은 안 보이고… - 문재인(왼쪽에서 다섯째) 대통령이 9일 오후 강원도 용평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각국 주요 정상들과 한자리에 앉아 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리셉션장에 들어섰으나 자리에 앉지 않고 5분 만에 퇴장했다. 왼쪽부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부부,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부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이날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이 리셉션 전 손님맞이 행사인 '리시빙(receiving)' 행사를 끝낼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두 사람을 기다리다 6시 11분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20분 가까이 펜스 부통령을 기다린 셈이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도착한 것은 문 대통령이 리셉션장으로 입장한 직후다. 이때까지 두 사람은 문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하지 않았다. 대신 두 사람은 리셉션장 앞에서 그들끼리 기념 촬영을 했다. 리시빙 행사에서 문 대통령과 김영남이 악수하고 기념 촬영한 곳과 같은 장소였다.

그사이 문 대통령은 리셉션 환영사에서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은다면 두 손안의 눈뭉치는 점점 더 커져 평화의 눈사람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그때까지 메인 테이블에는 문 대통령 내외에 김영남 위원장, 한정 상무위원 등만 있었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이 환영사를 마칠 때까지 입장하지 않았다.

환영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바흐 IOC 위원장의 건배사가 끝난 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있던 다른 방으로 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두 사람을 리셉션 행사장으로 안내했고, 세 사람은 오후 6시 39분이 돼서야 리셉션장으로 입장했다. 행사 사회자가 펜스 부통령, 아베 총리에게 박수를 쳐달라고 하자 펜스 부통령이 손을 들어 답례를 했다. 이후 아베 총리는 테이블에 앉았지만 펜스 부통령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정상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6시 44분 부인과 함께 리셉션장을 나갔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김영남과는 악수는 물론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이 테이블을 돌며 인사할 동안 김영남은 무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열린 개막식에서는 펜스 부통령이 북한 대표단과 한 화면에 잡혔다. 정부는 개막식 귀빈석에서 문 대통령 부부 왼편에 펜스 부통령 부부를, 뒤편에 북한 대표단 김영남·김여정의 자리를 배치했다. 개막식에서도 펜스 부통령은 북한 대표단과 별도의 인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지난 7일 일본을 찾아 아베 총리와 회담을 한 뒤 "불량배 국가(rogue nation) 북한에 맞서기 위해 미·일이 협력하겠다"고 했었다. 문 대통령이 주도해온 '대화 노선'과 확실히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됐다. 평창올림픽 첫 공식 행사에서 펜스 부통령이 북한 대표단을 철저히 외면함에 따라 '평창 이후'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북 대화를 중재하겠다는 문 대통 령 구상은 타격을 입게 됐다.

한편, 김영남 위원장은 옆자리에 앉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눴다고 윤영찬 수석은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음식이 아주 맛있었다. 거기서 건강에 좋다는 인삼을 가져가 부친에게 드린 적이 있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조선 음식이 건강식이라 유럽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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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北 억지로 한자리 앉히려다...결국 '외교참사'


입력 : 2018.02.09 21:39 | 수정 : 2018.02.09 21:49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고 북미대화로(路)를 무리하게 타려고 하자 미국이 중도 하차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 참석했다가 5분만에 퇴장했다. 청와대는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6시30분 저녁 약속이 되어 있었고 저희에게 사전 고지가 된 상태였고, 테이블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한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데 거부감을 느껴 자리를 피한 것이라는 분석이 더 적절해보인다.

실제로 청와대의 “테이블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는 설명과 달리, 이날 리셉션 헤드테이블에는 ‘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 ‘미국 부통령 부인(Second Lady of United States of America)’이라는 좌석이 마련돼 있었다. 리셉션 만찬은 그 자리가 비어있는 채로 진행됐다.

청와대는 이날 리셉션 헤드테이블을 문 대통령 부부, 펜스 부통령 부부, 김영남,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정 중국 특별대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부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부부에 배정했다.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 것으로 계획됐다.

청와대의 이같은 좌석 배치는 자연스럽게 북미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 북미대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쳐왔다. 펜스 부통령은 전날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을 앞으로 계속해서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대북 제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9일 평택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천안함을 둘러보고 있다. /미국대사관 트위터

펜스 부통령의 대북 압박 행보는 9일 정점을 찍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평택 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천안함 전시관을 둘러보고 탈북자들과 면담했다. 펜스 부통령은 탈북자들과의 면담에서 “이 사람들의 삶이 증언하듯 북한은 국민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정권”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북한의 잔인한 독재는 감옥 국가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감명깊게 들었던 펜스 부통령이 자유를 억압하는 북한 정권을 대표하는 인물과 아무렇지 않은 듯 식사를 하기엔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펜스 부통령의 눈엔 김영남이 인권 범죄자로 보였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6·25 전쟁 참전 용사 출신 아버지를 둔 펜스 부통령은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로 꼽힌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해 4월 서울 용산 주한미군 기지에서 부활절 예배를 한 뒤, “내 아버지는 미 45사단 소속으로 한국 전쟁에 참전해 동성무공훈장을 받은 에드워드 펜스 중령”이라며 “아버지도 자신이 오래전 다녀간 이 땅을 방문하는 셋째 아들과 오래전 전쟁터에서 희생의 결과로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대한 민국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만찬이 있으면 다른 일정을 조정하는 게 상례”라며 청와대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봤다. 최 부원장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이 그대로인 상황에 정부가 무리하게 테이블을 구성했다”며 “미국 입장을 알면서 억지로 자리에 앉히려 했던 것에 대해 후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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