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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사설] 70% 對 11%

鶴山 徐 仁 2017. 2. 18. 10:58

[사설] 70% 對 11%




    입력 : 2017.02.18 03:19

    지난 14~16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범(汎)야권 대선 주자 지지율 합계가 70%로 나타났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등 민주당 예비 후보들의 60%와, 안철수·손학규 등 국민의당 주자의 10%를 더한 결과다. 반면 황교안 총리와 바른정당 유승민 등 보수 후보 지지율 합계는 11%에 불과했다. 두 진영 간 격차가 이토록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출마 여부가 불확실한 황 총리를 빼면 보수 쪽에 남는 것은 2%밖에 없다. 요즘 여론조사의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는 해도 우리 정치 역사에서 이런 차이는 처음 보는 것이다.

    정치에서 한 진영이 일시적 사건으로 타격을 받아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상례다. 그런데 지금 보수 정치 몰락 추세는 더 가팔라지는 것 같다. 이제는 마치 진공 상태나 다름없다. 1990년대 이래 보수 대선 후보 득표율이 40% 밑으로 내려간 적은 3자 구도로 치러진 1997년이 유일했다. 그때도 표차는 미미했다. 40%가 넘는 보수 지지층이 대선 때마다 늘 존재해 왔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법칙이 깨져버렸다. 특이한 현상이다.

    오기·아집·오만으로 작년 총선을 스스로 망치고 보수를 분열시킨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이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보수의 기반까지 붕괴시켰다. 그랬다 해도 시간이 갈수록 유권자들의 보수 외면이 점점 심해지는 것은 무엇보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통 령은 이제 자신도 피해자라고 한다. 친박은 중진 몇 명을 2선 후퇴시키고 당 간판을 바꾸더니 다시 얼굴을 들고 있다. 전국 버스 투어 행사에서 지도부는 "당에 대한 국민 지지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한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X아치 같은 친박"이라고 했다지만 정말 보수 정치는 이토록 무책임하고 저급한가. '70대 11'이 바닥이 아닐 수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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