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썰렁한 '무역의 날' 단상에 비친 한국 경제
입력 : 2016.12.06 03:20
어제는 제53회 무역의 날이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념식이 열렸지만 썰렁했다. 나라 안팎 사정이 어두운 데다 탄핵 정국으로 대통령마저 불참했다. 올해 수출의 탑 수상 업체 숫자는 2004년 이후 가장 적다. 2002년 이후 14년 만에 100억불 이상 수출탑을 받는 기업도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무역입국(貿易立國)'은 중규모 개방 경제인 대한민국에 말 그대로 생존 전략이다. 12월 5일을 무역의 날로 정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전에는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한 1964년 11월 30일을 '수출의 날'로 지정해 대통령이 직접 수출 기업과 수출 역군을 포상하고 격려해왔다. 마침내 2011년 12월 5일 우리가 세계 아홉 번째로 무역 규모 1조달러 대열에 오르면서 그 감격의 날을 기념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기념비적 성취에 환호한 것도 잠시, '1조달러 무역대국'은 단 4년 유지되고 끝났다.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1조달러에서 뒷걸음질했다. 수출 5000억달러 기록은 6년 만에 무너졌다. 글로벌 교역이 다 회복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중국 등 경쟁국에 밀려 세계 수출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이 작년 3.46%에서 올해 3.35%로 줄어들었다. 세계 6위까지 올랐던 수출 순위가 올해는 프랑스·홍콩에 밀려 8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수출이 어려우면 내수라도 그럭저럭 돌아가야 하는데 나라 안 경기도 싸늘하다. 불황의 한파는 취약 계층부터 가혹하게 덮친다. 임시 일용직 일자리도 줄고, 영세 자영업자 매출도 신통치 않다. 지난 3분기(7~9월)에 하위 10% 빈곤층의 가처분소득이 1년 전보다 무려 16%나 줄었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빈곤층 소득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가난한 사람들 소득이 16%나 줄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별 주목도 받지 못한다. 이들은 한 달 평균 71만7000원, 하루 2만40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다. 경제 활력을 가늠하는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내려앉았는데도 모두가 '그러려니' 하며 방치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안팎으로 위기인데 정부에는 컨트롤타워도 없다. 정치권은 경제가 망가지든 말든 관심도 없다. 대선을 앞두고 세금으로 표 사는 포퓰리즘은 창궐할 것이다. 400조원 수퍼 예산이 편성됐지만 여야 의원들은 쪽지 예산 챙기기에만 바빴다. 경제 활력을 일으킬 법안은 야권과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로 이미 무산됐다. 세계와 경쟁해야 할 기업들은 국내 정치 사건에 휘말려 있다. 노조엔 눈앞의 이익뿐 '내일'이 없다. 이대로면 무역 1조달러의 빛나는 성취는 '한여름 밤의 꿈'처럼 멀어져 갈 것이다.
'무역입국(貿易立國)'은 중규모 개방 경제인 대한민국에 말 그대로 생존 전략이다. 12월 5일을 무역의 날로 정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전에는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한 1964년 11월 30일을 '수출의 날'로 지정해 대통령이 직접 수출 기업과 수출 역군을 포상하고 격려해왔다. 마침내 2011년 12월 5일 우리가 세계 아홉 번째로 무역 규모 1조달러 대열에 오르면서 그 감격의 날을 기념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기념비적 성취에 환호한 것도 잠시, '1조달러 무역대국'은 단 4년 유지되고 끝났다.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1조달러에서 뒷걸음질했다. 수출 5000억달러 기록은 6년 만에 무너졌다. 글로벌 교역이 다 회복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중국 등 경쟁국에 밀려 세계 수출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이 작년 3.46%에서 올해 3.35%로 줄어들었다. 세계 6위까지 올랐던 수출 순위가 올해는 프랑스·홍콩에 밀려 8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수출이 어려우면 내수라도 그럭저럭 돌아가야 하는데 나라 안 경기도 싸늘하다. 불황의 한파는 취약 계층부터 가혹하게 덮친다. 임시 일용직 일자리도 줄고, 영세 자영업자 매출도 신통치 않다. 지난 3분기(7~9월)에 하위 10% 빈곤층의 가처분소득이 1년 전보다 무려 16%나 줄었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빈곤층 소득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가난한 사람들 소득이 16%나 줄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별 주목도 받지 못한다. 이들은 한 달 평균 71만7000원, 하루 2만40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다. 경제 활력을 가늠하는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내려앉았는데도 모두가 '그러려니' 하며 방치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안팎으로 위기인데 정부에는 컨트롤타워도 없다. 정치권은 경제가 망가지든 말든 관심도 없다. 대선을 앞두고 세금으로 표 사는 포퓰리즘은 창궐할 것이다. 400조원 수퍼 예산이 편성됐지만 여야 의원들은 쪽지 예산 챙기기에만 바빴다. 경제 활력을 일으킬 법안은 야권과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로 이미 무산됐다. 세계와 경쟁해야 할 기업들은 국내 정치 사건에 휘말려 있다. 노조엔 눈앞의 이익뿐 '내일'이 없다. 이대로면 무역 1조달러의 빛나는 성취는 '한여름 밤의 꿈'처럼 멀어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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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05/2016120502807.html
출처 : 제주서귀포휴양연수장
글쓴이 : 鶴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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