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월2일 부터 6일 까지 백두대간을 같이 종주했던 후배들과 백두산 트랙킹을 마치고 곧바로 10일 부터 25일 까지
미국 서부지역 그랜드 서클 종주 트랙킹을 마치고 돌아왔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지 100주년이 되는 옐로스톤 파크를 시작으로 자이언케년, 브라이스케년, 안텔로프케년 그리고
그랜드케년을 두루 트랙킹했다.
트랙킹 첫째날, 옐로우 스톤 사우스 노스 림 트레일에서 시작한다. 미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우 스톤은 백년전인 1916년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때 제정되었는데, 그 목적을 국민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하여(For the Benefit and Enjoyment of the people)라고 두고 있다.
이 역사적 행동은 그 후 각 나라마다 각성하여 실행하게 한 바 옐로우스톤이 인류 최초의 국립공원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하겠다. 자연을 자연답게 보존하여 길이길이 후대에 물려주기 위한놀라운 혜안이 담긴 선택이었는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이 인간의 손때 묻지않은 대 자연속에서 마냥 행복할수 있으니....
한국에서 출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여 솔트레이크시티를 거쳐 롯지에 자리를 잡고 다음날 부터 노독을 풀 시간도없이 이어지는
본격 트래킹을 위한 워밍업의 의미로 설정한 구간으로 노스 림 쪽에서 시작하여 엎퍼 폭포를 조망하고 다시 올라와 림을 따라 걷는다.
노스림의 그랜드 뷰, 인스퍼레이션 포인트 등 전망대를 다 돌아보고 오늘 이 트레일의 화룡정점인 사우스 림의 아트 포인트에서
오전 트래킹을 장식한다.
폭포가 흐르는 계곡의 양안의 절벽은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놓은 벽과 같다.
수묵화의 느낌과 파스텔화의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점심후 옐로스톤의 관광은 결국 화산 활동의 흔적을 보는 일이다.
이 곳에는 크고 작은 간헐천이 무려 1만 개 이상 있단다. 아무래도 가장 인파가 몰리는 곳은 맘모스 온천(Mammoth hot springs)과
올드 페이스풀 (Old faithful)인데 모두 대규모 간헐천이다.
맘모스는 작은 봉우리 전체 곳곳에 간헐천이 있어 일시에 뿜어 올리는데 그 물들이 절벽을 따라 흘러 내리며 김을 모락모락 피워내니
관광객들의 찬탄을 금하지 못하게 한다.
올드페이스풀은 과거 매 50분정도마다 거대한 물기둥을 뿜어 올렸는데 요즘은 6~70분 마다로 늦춰져 갈수록 느려진다하니
한번 놓치게 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차치하고라도 이제는 이 자연의 경이를 다시 볼수 없지않을까하는 근심이 든다.
이처럼 옐로스톤에 간헐천이 많은 이유는 맨틀과 지표면이 가까워서인데 보통 맨틀이 지표에서 3,40km 정도 깊이에서 존재하며
그 온도는 무려 5000도에 이르고 지표면 가까이에 이르면 1000도 이하로 식어진다고 한다.
용암의 열기에 흐르던 지하수가 끓어 넘치면 분수처럼 뿜어내는 것이 간헐천 (Geyser), 그 뜨거운 물이 고여 머무는 것은 온천 (Hot springs)
끓어오르는 지하수에 진흙이 더해지면 머드 팟 (Mud pot), 수증기만 뿜어져 나오는 것은 증기 구멍 (Steam vent)라고 구분한단다.
대장이 알려준데로 이런 상식을 지니고 돌아보는 관람도 제법 재미가 솔솔하다.
한반도의 지도를 연상하게 하는 흔적, 철분이 녹아 쌓인 흔적이다.
비가 날씨가 을씨년스럽게 쌀쌀하다.
모두들 비를 맞으며 피어오르는 증기속을 걷는다.
사진기의 렌즈에 습기가 묻어난다.
광물질이 녹아든 온천탕, 터키시 블루 색갈이 아름답다.
금방이라도 추운 몸을 녹히려 뛰어 들고 싶다.
1시간여 간격으로 뿜어 올리는 간헐천.
간헐천이 뿜어대는 높은 물줄기를 볼려고 모두들 착하게 정열된 모습으로 앉아 기다린다.
발판 밖으로 한발짝도 못 나간다.
아니, 나가는 사람들이 한사람도 없다.
그래도 있드라.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xx, oo, ...나라 사람들인것 같다.
비가 뿌리는 날씨가 되니 이 버팔로도 따뜻한곳이 좋은가 보다.
아예 꿈적거리지를 않는다.
눈만 멀뚱거리고 따뜻한 땅에 배를 깔고 누워있다.
트랙킹 둘쨋날, 오늘은 공원 내 유명산인 와시번 산을 오르는 일정이다.
마운트 와쉬번(3,122미터)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북동 지역에 위치하는데 엘로스톤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협곡의 서쪽 끝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잘 닦여진 산행로를 따라 정상까지 이를 수 있는데 오르는 사람들의 능력에 따라 4~5시간 정도 걸리는 가벼운 산행이다.
예측할 수 없이 변덕스런 일기에 태평양을 건너 대륙을 날아온 거센 바람의 산으로 유명한 이 와시번이 오늘 만큼은 저 머나먼 땅 한국에서
서른 여 시간을 달려온 산동무들에게 화답하듯 푸르디 푸른 하늘을 드리워 준다.
오늘 처럼 맑은 날이면 저 멀리 그랜드 티톤의 설산봉이 수려하게 그려지고 공원의 남쪽까지도 선명하게 보인단다.
마운트 와시번은 1870년 헨리 와쉬번(Henry Washburn)이라는 초기 옐로스톤 탐험가의 이름을 따서 짓게 된 산의 명칭으로
불곰과 엘크, 뿔큰양, 늑대들의 흔적을 볼수 있는 곳이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길 좌우로 펼쳐지는 산군의 정상에는 여전히 흰눈을 이고 있고 거칠게 붓칠을 한 눈의 흩뿌림. 다들 입을 모아 마치
알프스에 온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들 한다.
아직 이곳은 겨울이 가시지 않아 설산 풍경이 주는 스산함 보다는 낮은 곳에 지천인 야생화들의 협찬이 더해지니 한 시공에서 사계절을
다 감상하는 이 생경한 즐거움이 더욱 큰것같다.
정상에 도착하니 셸터겸 전망대 안에는 먼저 도착한 많은 다양한 민족의 하이커들이 바람과 추위를 피하며 점심식사를 한다.
우리도 갖고간 도시락과 버너를 피워 끓인 라면으로 주린 배를 채우니 그때서야 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경들.
360도 조망이 가능한 이곳에서 한바퀴 몸을 돌려 공원을 훑어보니 저마다 지닌 특색을 뽐내기라도 하는듯 펼쳐진 다양한 풍경들에 감탄한다.
동쪽의 에발란치 산군도 수려하게 드리우고, 북쪽 가드너를 향한 산군에는 맘모스 온천이, 남으로는 빙하로 덮힌 티톤 산군의 정상이 아득히 보인다.
거센 바람 속에서 우리는 머나먼 길 달려온 이 길 끝에 세상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풍경을 마주하니 그 힘겨웠던 기나긴 여정이
흔적없이 사라지는 이 마법같은 치유. 오늘처럼 자연은, 산은.... 늘 우리에게 그런 기적을 준다.
다람쥐란넘이 사람들이 지나가면 얼른 ?아나와 먹이를 줄까봐 기다린다.
사람들 한테 겁도 없다.
뒤따라 다른놈도 넌즈시 달려온다.
공원당국에서는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한다.
와시번 산을 오르기전에 말끔한 모습으로 한컷 담았다.
난 여행기에 내 사진을 잘 올리지 않는데 혹시나 퍼온 사진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테클 방지용 증명사진이다.
이맘때만 해도 좀 멀끔하게 보이나 며칠 지나고 나면 서서히 피로가 겹치고 자외선에 피부가 타서 몰골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뭉게구름과 넓은초원과 눈덮인 산이 아름다워 파노라마로 담아봤다.
미서부 그랜드 서클 종주 트레킹 셋쨋날, 옐로스톤 북부의 장관을... 분센 피크 등정.
옐로스톤의 평균 고도는 2500미터. 이처럼 높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으니 그 자연의 모습부터가 평범을 거부한다.
참혹한 기후속에서 처절하게 싸워온 생의 흔적들이 특이한 풍경들을 지어내는데 그 거대한 군상들이 실로 위압감을 준다.
오늘 등정을 하게 될 분센 피크는 Robert Wilhelm Bunsen라는 과학자의 이름에서 따온 산이름으로 아이슬란드의 가이저 연구로
이름을 높였으나 더욱 유명해진 것은 1988년 있었던 옐로스톤 공원의 대화재 때란다.
괄목할 만한 연구 업적을 남김으로써 불멸의 이름을 자연에 새기게 되었다.
트레일이 시작되는 입구에 곰과 관련된 안내판에는 곰의 잦은 출현을 경고하고 여러가지 퇴치법과 안전사항을 명시해놓고 있다.
항상 곰 습격에 긴장하고 퇴치용 스프레이를 꼭 챙기고 가진 물품으로 소음을 내고 여럿이 모여 배낭을 치켜올려 덩치를 부풀리라는
동화같은 주문도 있다.
곰과 조우할 때는 절대 뛰지 마라는 당부도...그리고 몇명 이상 같이 다니라는... 그 경고에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22명을 풀어놓는데 이 경고는 곰이 주의 깊게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냐고.....
산행이 시작되는데 화마가 지나간 지역에는 새로운 자연이 생성되니 그 웅대한 치유의 변화가 참 경이롭다.
숲지대로 들어서기 전 산쑥들이 가득 땅을 덮은 길을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산불이 지나간 곳에 송백류의 침엽수들이 새롭게 이 산의
맹주로 자리잡고 채워가고 있다.
한참을 오르면 이제 날카로운 벼랑길을 걷는데 지옥과 천당의 모습이랄까 화재로 소진된 지역과 화마를 피해간 지역이 뚜렷이 보인다.
너덜지대로 들어서면서 분쇄된 자갈들이 밀려내려 미끄러지기도 하고 중심을 잡기가 힘드는 곳이다.
허투루 여길 길이 아님을 각성하고 한발한발 분명하게 내디디며 정상으로 향한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오르며 너덜지대를 통과하니 송림으로 둘러 싸인 정상부에 접어든다.
여기가 정상인가 하고 두리번 거리게 만드는 TV 타워가 있는데 곁눈 잠시 주고 다시 조금만 트레일을 따라 지나면 제대로 된 정상이 나타난다.
여기가 정상이고 일망무제 옐로스톤 북부의 장대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미서부 그랜드 서클 종주 트레킹 나흘째, 옐로스톤 강의 물결을 헤치며.. 레프팅, 열심히 걸은 모두를. 하루쯤은 쉬었다 가게 즐기는 날이다.
아침시간 옐로스톤의 평화롭고도 목가적인 풍경속에서 가볍게 산행을 즐기고, 오찬후 화이트 워터 레프팅을 즐기러 가드너로 이동한다.
레프팅 주관 ?에 출발 30분전 미리 도착하여 안전 사항과 물에 빠졌을 경우의 비상대책 교육 등 숙지사항을 점검하고 조를 편성한다.
6월 중순의 옐로스톤, 아직은 겨울이 머무는 곳도 있는데 빙하가 녹고 겨우내 동토를 녹여 흐르는 물이 차갑게 느껴진다.
그래서 수중활동을 할때 입는 스쿠바 다이버들이 입는 웨트 수트(Wet Suit)를 입어야만 그 차가운 수온을 견딜수 있단다.
비록 강물에 빠지지는 않는다 해도 물쌀을 가르며 가다보면 포말로 부서지는 흰 파도가 보트를 덮치면 흠뻑 젖기 일쑤이고,
웨트 수트를 입었다고 젖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단 젖거나 수트 속에 물이 들어온다 해도 체온으로 데워지며 견딜만 하기 때문이다.
모두들 파마존스 스타일의 어께끈이 있는 바지를 입고 자?을 덧옷으로 입고 노하나씩을 들고 서니 제법 그럴싸한 모험가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10명씩 2개의 보트에 나눠 승선을 하는데 인솔자와 노선배의 작은 입씨름이 벌어졌다.
당연 인솔자는 부부는 한팀에 속하도록 배려한다고 했으나 78세 선배의 일갈. 왜 목숨을 잃을수도 있는 위험한 일에 부부가 한꺼번에 죽게 하느냐는..
혹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한사람이라도 살아 남아야 후일을 정리할수 있다는 오랜 연륜에서 나오는 뼈있는 말씀. 깊은 내공이 쌓인 철학이다.
두번째로 나이(75)많은 나는 싱글로 참가하여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그래도 타향에서 객사하면 않되지...ㅎㅎㅎ
드디어 보트는 출항을 하고 강을 따라 흘러가고, 처음부터 높은 파도를 접하고 보트는 기우뚱거리며 넘씰대니
짜릿한 쾌감에 모두들 환호와 비명이 섞여서 터져나온다.
좌우로 도열한 거벽들의 풍경 또한 예사롭지 않은 옐로스톤 강을 따라 흐르는 이 한없는 여유스러운 자족. 풍경도 여늬때와는 달라보인다.
레프팅은 1등급에서 5등급 난이도로 나누는데, 오늘은 2~3등급 정도라 초보자들도 무리없이 즐길수 있는 코스란다.
인간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고 처음에는 다들 무서워하고 긴장하고 그러다 한두번 스릴이 넘치는 구간을 거?치면서 익숙해지면 시시하다며
더 고난이도의 구간을 기다리고 요구한다.
무서워서 보트 중앙에 끼워져 고개 숙여 숨어있는 아지메들도 이제는 슬며시 올라와 앉아 함께 노를 젖고 환호를 즐긴다.
구비구비 돌때마다 은빛 물쌀은 생선의 비늘처럼 반짝이고 오랫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초로의 장년들의 장난기어린 물싸움이
옐로스톤의 계곡 가득히 티없는 웃음으로 가득 체워지는 한촌의 오후 풍경이다.
소트레이크 시티를 거쳐 늦은밤 작은 롯지가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이 롯지에서 3박4일을 묵으며 옐로스톤파크 곳곳을 두루 돌아다니며 트랙킹을 즐겼다.
이곳의 글은 트랙킹 대장 박춘기 대표 (미주트랙킹 대표)가 인터넷으로 보내준 글속에서 발?하여 본인이 찍은 사진으로 편집했다.
카나다 록키 트랙킹때도 수고해 주셨던 박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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