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큰 대야 한가득 마늘을 쏟아 물에 재워놓았습니다.
저녁 식사 후 저에게 마늘을 까라고 시킵니다. 아무리 까도 계속 그대로 있는 듯 까도 또 나오고...
마늘을 까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늘이 왜 이렇게 조그마할까?, 마늘이 사과만 하면 안 되나?, 마늘이 고구마만 하면 안 되나?, 마늘이 감자만 하면 안 되나?'
'정말 사과만 하면 몇 개만 까면 될 텐데... 이종 간의 결합을 해야 되겠다.'
아마도 수많은 생물학자, 녹화 학자, 농생물 학자들은 지금도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언젠가는 사과와 마늘을 합친 제품이 나오고, 또는 감자와 마늘을 합친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또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과를 먹을 때마다 칼로 깎아서 먹잖아요.
'사과와 바나나를 합쳐야 되겠다. 그래서 바나나 까듯이 까서 먹을 수 있는 사과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모든 것은 바로 이종 간의 융합입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사람들은 말합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당신 도대체 몇 살이야? 그딴 걸 생각하게..."
그런데 이 세상의 모든 발명들은 그 말도 안 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죠.
현재, 여러분이 쓰시는 제품을 보겠습니다.
항공과 조선을 합쳐서 만든 수륙 양용 비행기, 그리고 금융과 모바일이 합쳐졌죠.
카카오톡에서 사용하는 페이,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페이스북, 구글 등 금융상품이 핸드폰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이것도 바로 이종 간의 결합입니다.
IT와 물류가 합쳐져 스마트 물류가 나오고 옷과 IT가 합쳐져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는 컴퓨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장고, TV, 그 외 가전기구 등 모든 곳에서 IT와 이종 간의 결합이 되면서 사물 인터넷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은 말도 안 되는 생각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시간이 지배하는 시대였습니다.
모든 것은 과거, 현재, 미래로 흘러가는 것이고 순서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온갖 것이 동시에 벌어지는, 시간의 질서 기능이 무력화된 시대입니다.
그래서 멀티형 사고, 멀티형 인재가 필요합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 중에 정말 말도 안 되는 두 가지를 묶어보는 힘, 그것이 바로 융합의 힘입니다.
과거에는 과거, 현재, 미래 직선형으로 연결되는 인생이었기에 삶은 예측이 가능했고, 열심히 일하면 성공하는 그런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현재와 미래는 순환형 인생입니다. 돌아가는 인생...
그래서 삶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다원적이면서 예측이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중년도 새롭게 도전해야 하고 새롭게 실패해야 되고 아픔을 겪어야 하는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삶이 다원화되었으면 생각도 다원화되어야 합니다.
세상은 다원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는데, 계속 옛날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 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기 힘들어집니다.
그렇다면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 한번 여쭈어 보겠습니다.
음식의 량은 위가 정합니까? 아니면 눈이 정합니까?
이 실험을 EBS 다큐프라임에서 했습니다.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량은 위가 정하나? 눈이 정하나?'
이 실험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의 량은 눈이 정한다.'
음식이 담긴 그릇의 크기에 따라서 사람들은 먹는 량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 방송을 보고 새로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쩔 때는 아침마다 머리 감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특히 저와 같이 아들만 두 명 키우는 집에서는 더 힘듭니다.
아들들은 외모에 신경을 잘 안 쓰죠. 늦게 일어나면 머리도 안 감고 학교에 갑니다.
이런 녀석들에게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머리 감을 때 샴푸 없이 공기로 감으면 안 될까?'
'에어 샴푸를 만들면 안 될까?'
'그 기능을 헤어드라이어에 넣어 보자. 헤어드라이어 속에 공기로 쏘는 살균제와 향이 든 에어 샴푸가 있어서 드라이만 하면 샴푸와 건조가 되고 보습 기능이 합쳐져 보습까지 되면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이렇듯 정말 말도 안 되는 두 가지를 합치는 것. 이것이 바로 이종 간의 결합입니다.
그래서 낯설게 바라보는 힘,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어느 날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제 앞에 아가씨인지 아줌마인지 구별되지 않는 배 나온 여성이 서 있었습니다.
얼굴을 보니 아가씨인 것 같은데, 배를 보니 아줌마 같아요. 그래서 자리를 양보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생각, '이 여성이 임산부면 나는 정말 좋은 일을 한 것이다.'
두 번째 생각, '얼굴을 보니 아가씨인 것 같은데 만약 임산부가 아니라 뚱뚱해서 배가 나온 것이라면 평생 치욕적인 기억을 갖고 살아야 할 테니 양보하지 말아야겠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상갓집에 갔다 와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차를 몇 시간을 타고 상갓집에 갔다 왔는데 상갓집마다 주는 음식이 비슷해요. 거의 육개장을 줍니다.
'상갓집에서 각 지역의 특색이 있는 음식을 내왔으면 좋겠다.'
'나주에 있는 상갓집에 가면 나주곰탕, 전주에 있는 상갓집에 가면 전주비빔밥, 안성에 있는 상갓집에 가면 안성탕면 등 이런 식으로 음식을 내오면 상갓집에 가고도 추억에 남고 얼마나 좋을까?'
저의 이런 다양한 생각들을 이제 기업과 농업을 하나로 합쳐보기 위해서 실험을 한번 해봤습니다.
고향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친구에게 사과마다 브랜드를 새겨 넣으라고 했습니다.
기업의 로고가 들어간 필름을 사과에 붙여 놓으면 햇빛에 의해 햇빛이 투과된 부분은 붉게 나오고 햇빛이 투과되지 못한 기업의 로고 부분은 하얗게 나옵니다.
그래서 사과의 상표처럼 기업의 로고가 생기게 됩니다.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가을만 되면 사과 따기 행사를 하더라. 회사에서 일체 비용을 지불하고 버스도 대절하여 관광지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게 하고 공짜로 사과를 2Kg씩 따가게 하더라."
"그런데 버스 타고 간 이 사람들 과수원에서 내렸을 때 자신이 다니는 회사 로고가 새겨진 사과를 보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감동받겠죠. 사진도 찍고 인터넷마다 도배하고...
아마도 엄청난 위력의 광고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봄에 농가와 기업을 계약시켜 주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 사과 한 그루를 샘플로 만들어 제품도 받고 사진도 확보해서 주변의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만약에 잘 되면, 사과는 물론 수박, 참외, 파프리카에도 로고를 새겨서 그런 행사들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모든 것, 바로 이종 간의 결합이고 이종 간의 융합입니다.
여러분 주변에서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