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 天才과학자 위한 릴레이 연구… 네이처(세계적 과학 학술지)에 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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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11 05:40
"거미 감각기관 모방해 세계 최고 진동센서 개발"
故 서갑양 서울대 교수에 동료·제자들 논문 헌정… 死後 국제 논문만 15편
- 고(故) 서갑양 교수가 2011년 서울대 연구실에서 도마뱀 발바닥에 달린 미세한 털의 원리를 이용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판을 이송하는 기술을 소개하는 모습. /전기병 기자
과학자는 떠났지만 그의 연구 업적은 새 생명을 얻었다. 서울대 최만수 교수(57·기계항공공학부)와 성균관대 김태일 교수(37·화학공학부)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11일 자에 게재한 논문에서 "거미의 감각기관을 모방해 세계 최고 감도의 진동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네이처는 이번호에 실린 논문 수십편 중 이 논문을 '보도 가치가 있는 논문(newsworthy papers)' 3편 중 하나로 꼽았다.
두 교수는 이 논문을 지난해 6월 학회 참석차 미국 하와이에 갔다가 불의의 익사 사고를 당한 고(故) 서갑양 서울대 교수(기계항공공학부·당시 41세)에게 헌정했다. 서 교수는 미 MIT(매사추세츠공대)가 발행하는 '테크놀러지 리뷰'지가 2004년 '올해의 젊은 과학자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할 정도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과학자였다. 최만수 교수는 "이번 논문은 서 교수가 생전에 아이디어를 내고 상당 부분 연구를 진행했던 것을 마무리한 것이라서 저자들이 모두 서 교수에게 논문을 헌정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최·김 교수는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로, 제1저자인 강대식 박사 등의 연구를 지도했다.
네이처에 실린 논문은 거미가 발목에 나있는 작은 균열을 이용해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는 것을 모방해 진동 센서를 만드는 기술에 관한 것이다. 연구진은 거미 다리의 딱딱한 외골격은 백금 박막으로, 내부의 부드러운 살은 고분자 물질로 대체한 센서를 만들었다. 이 센서에는 거미 발목처럼 미세한 균열이 나있다. 균열이 벌어지거나 좁혀지면 전기저항이 달라지는데 이를 전기신호로 바꿔 진동을 감지하는 것이다. 김태일 교수는 "센서의 민감도는 기존 센서의 1000배나 된다"며 "센서를 목에 붙이는 전자피부 형태로 개발하면 시끄러운 곳에서도 목소리만 깨끗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고(故) 서갑양 서울대 교수가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인 2013년 5월 연구실 제자들이 서 교수에게 선물한 케이크. 서 교수의 사진 주변에 졸업생들의 사진을 담았다. /서울대 제공
서 교수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당시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이던 강대식 박사는 서 교수와 공동연구를 많이 했던 최만수 교수의 연구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강 박사는 역시 서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했던 김태일 교수와 연구를 마무리했다. 제자들은 서 교수가 생전에 진행했던 연구를 마무리하고 논문을 발표할 때마다 서 교수를 공동 저자에 올렸다. 서 교수 사후에도 그의 이름이 들어간 논문이 15편이나 발표된 것도 이 때문이다.
최만수 교수는 "고 서갑양 교수는 한국 과학계의 보배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게코 도마뱀붙이의 발바닥을 모방한 강력한 접착물질, 딱정벌레 날개의 미세 털 구조를 응용해 벨크로보다 접착력이 3배 강력한 접합 장치를 개발하는 등 창의적인 연구 결과들을 발표했다. 생전 그가 저명한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만 약 180편. 학계 최고 수준의 50대 과학자도 100편을 넘기 쉽지 않다. 서 교수는 학부에서 박사학위까지 모두 국내에서 마친 토종 과학자로, 40세를 갓 넘긴 나이에 그런 성과를 올린 것이다.
김태일 교수는 "서 교수님은 아이디어가 워낙 많은 분이셨다"며 "2009년 미국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가기 전 석 달간 서 교수와 같이 연구했는데 논문이 6편 나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최만수 교수는 "서 교수는 늘 '네이처에 좋은 논문을 내고 싶다'고 했는데 제자들이 그 꿈을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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