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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꿈의 신소재 그래핀, 방탄복·연료전지 속으로/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4. 12. 1. 21:41

[사이언스] 꿈의 신소재 그래핀, 방탄복·연료전지 속으로

  • 이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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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12.01 05:40

     

    [가장 강하고 얇은 '탄소 물질']
    철 10배 방탄효과… 기존소재 2배, 그래핀 100만장 겹쳐도 두께 0.3㎜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그래핀(graphene)은 세상에서 가장 얇으면서도 가장 강한 물질이다. 다이아몬드보다도 강도(强度)가 2배 강하다. 10년 전 처음 발견된 그래핀은 전자기기에서 콘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적용돼 '꿈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그래핀이 바꿀 신제품 목록에 두 가지가 추가됐다. 친환경 에너지원인 연료전지와 방탄복(防彈服)이다. 수소는 통과시키고 총알은 막아내는 그래핀의 '마법' 같은 성질 덕분이다.

    ◇수소자동차 효율도 그래핀이 높여

    연료전지는 수소가 전자와 양전기를 띤 수소이온(양성자)으로 분리되면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전자는 외부 전선으로 이동하면서 전류를 발생시킨다. 수소이온은 홀로 분리막을 통과해 반대편 전극에서 전자·산소와 만나 물이 된다. 수소 연료전지를 쓰는 자동차는 이렇게 수소가 만든 전기로 달리면서 배기가스 하나 없이 물만 배출한다.

    영국 맨체스터대의 안드레 가임 교수는 지난 26일 '네이처' 인터넷판에 발표한 논문에서 그래핀을 연료전지의 분리막에 쓸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가임 교수는 2010년 그래핀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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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임 교수는 실험에서 한 층으로 된 그래핀 구조에 온도를 높이자 마치 수소이온을 육각형 구멍으로 쥐어짜듯이 통과시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물질은 이 구멍을 통과하지 못했다. 즉, 그래핀이 연료전지용 수소이온 분리막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는 연료전지의 분리막에는 고분자 물질인 나피온이 주로 쓰인다. 하지만 나피온은 두께가 수십 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로 두꺼운 편이어서 수소이온 전달 효율이 낮다. 수소 연료가 새기도 한다. 두께가 얇으면서도 수소이온만 골라내는 그래핀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핀의 물질 분리 능력은 지난해 10월 한양대 박호범 교수가 국제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입증됐다. 당시 박 교수는 그래핀에서 탄소 일부를 산소로 바꾸면 마치 철망 일부가 잘린 것처럼 이산화탄소만 빠져나가는 구멍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철보다 10배 강한 방탄복 가능

    그래핀은 방탄복 소재로도 각광받고 있다. 매사추세츠대 기계공학과 이재황(李在晃·42) 교수는 지난 28일 '사이언스'지에 그래핀이 방탄복 소재로 쓰이는 합성섬유 케블라보다 2배 강한 방탄(防彈) 물질이 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 연구진은 그래핀을 30~300장 겹쳐놓고 여기에 지름 1마이크로미터인 이산화규소(실리카) 탄환을 발사하는 실험을 했다. 탄환은 실제와 비슷한 초속 900m로 그래핀에 충돌했다.

     

    
	총악 막는 그래핀 실험 사진
    총알 막는 그래핀 - 이산화규소(실리카) 탄환을 초음속의 속도로 발사한 실험에서 그래핀은 에너지 흡수력이 철의 10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보다 방탄 효과가 10배인 것. 그래핀은 탄환에 맞은 부위가 금이 가면서 운동 에너지를 순식간에 전체로 분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 미 메사추세츠대)

    실험 결과 탄환은 그래핀에 닿자마자 운동에너지가 순식간에 그래핀 전체에 분산되면서 충격이 흡수됐다. 에너지 전달 속도는 공기 중에서보다 65배 빨랐다. 탄환에 맞은 그래핀은 원뿔 모양으로 부풀었다가 사방으로 균열이 생겼다. 그래핀의 방탄 효과는 철의 10배, 케블라의 2배 이상으로 측정됐다.

    그래핀의 장점은 워낙 얇아서 100만장을 겹쳐도 두께가 0.3㎜에 그친다는 것. 현재 방탄복과 같은 두께로 만들면 방탄 능력이 수십 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래핀을 고분자 물질과 함께 복합 소재로 개발하면서 대면적(大面積)으로 만드는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핀(graphene)

    탄소 원자가 6각형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평평한 판(板) 형태 물질. 철보다 200배 강하고 전기는 구리보다 100배 더 잘 통한다. 투명하고 잘 휘는 특성도 있다.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에 쓰일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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