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금리 인하, 엔·위안貨 동시 약세가 한국 제조업 삼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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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24 05:57
중국이 갑작스럽게 금리를 대폭 내린 것은 경기 둔화(鈍化) 조짐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3분기 성장률은 7.3%로 5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고 4분기도 7.2~7.3% 성장 전망이다. 성장률 목표에 미달했을 때의 파장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을 것이다. 유럽·일본의 경쟁적인 돈 풀기에 맞서 위안(元)화를 약세로 돌리기 위한 '환율 전쟁' 같은 포석(布石)의 뜻도 강하다.
우리 경제의 주력 업종인 자동차·조선·철강 등은 이미 엔저(円低) 공습에 시달리고 있다. 앞으로 엔저와 위안화 약세가 한꺼번에 진행되는 상황은 훨씬 더 두렵다. 우리는 올 들어 위안화 약세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경험했다. 그동안 매년 20%쯤 늘던 대중(對中) 수출은 올 상반기 완만한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자 경쟁력 하락으로 작년보다 0.1% 감소하는 충격을 겪었다.
1990년대 중반에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엔과 위안화가 경쟁적으로 절하(切下)되기 시작했다. 엔과 위안화가 동시에 우리를 협공(挾攻)하자 국내 경기가 하강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정쟁(政爭)을 거듭했고 관료들은 '기초(펀더멘털)가 튼튼하다'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그런 국면이 2년 정도 이어지자 결국 1997년 온 나라가 IMF 외환위기를 겪었다.
앞으로 엔화가 달러당 130엔까지 내려가고 위안화가 2년 이상 절하되면 한국의 수출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생존(生存)을 위협받는 절벽에 몰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제는 금융·교육·의료 등 서비스 업종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재정·금융 정책을 재검토하고 노동 개혁, 행정 혁신을 포함한 비상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기업들도 환율에만 기대지 말고 월등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도록 경영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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