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양쪽 뇌의 상호작용에 관해 연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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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09 07:38
[96세에 노벨상級 권위 '카블리상'받은 '세계 최고령' 현역 캐나다 밀너교수]
50년 전 해마의 기억 기능 밝혀
"좋은 기억력 유지하는 비결? 즐겁게 살면서 매일 무언가 읽기"
1918년생(生), 올해 96세인 그의 말은 무척 빨랐다. 천천히 말해달라고 부탁해야 했다. 백발에 앳된 '소녀 할머니'의 인상인 그는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에 버금가는 권위를 가진 카블리상을 올해 받은 캐나다 맥길대학 '몬트리올 뇌신경학 연구소'의 브렌다 밀너(Brenda Milner) 교수다. 100세가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연구 논문을 쓰는 현직 교수다. 세계 최고령 현역 교수이지 싶다.
카블리상은 노르웨이 출신으로 미국에 이민 가 억만장자 사업가가 된 프레드 카블리가 2000년 6억달러(약 6400억원)를 출연해 만든 카블리재단이 격년으로 주는 상이다. 노벨상을 뛰어넘는 과학상을 만들겠다는 의욕으로 시작됐다. 밀너 교수는 올해 신경과학 분야 3명의 공동 수상자 중 한 명이다. 상금은 100만달러(약 11억원)다. 공동 수상자인 영국 런던대의 존 오키프(John O'Keefe) 교수는 지난 6일 노벨의학상도 받았다.
밀너 교수를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카블리상 시상식에서 만났다. 비행기를 갈아탄, 근래 해본 가장 긴 여행이라고 했다. "밀너라는 성(姓)은 전(前) 남편 것이에요. 여기서(서양)는 여자가 결혼하면 남편 성을 쓰잖아요. 그런데 내가 1970년에 이혼했는데도 남편 성을 계속 쓴 것은 그전까지 힘들여 만든 논문들에 적힌 이름이 아까워서 그랬어요. 덕분에 그 이름으로 쓴 논문들이 쌓여서 이렇게 카블리상도 받았잖아요. 호호~."
밀너 교수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에서 신경심리학을 배웠다. 그 후 캐나다로 가 맥길대에서 신경학을 연구했다. 그가 이룬 연구 성과는 기존의 기억 작동 원리를 송두리째 뒤엎은 뇌 연구의 전설과도 같은 것이었다. 1950년대만 해도 의학자들은 우리가 경험한 것을 기억하는 데 뇌 전체가 쓰인다고 봤다. 그래서 경련을 일으키는 환자의 뇌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미국에서 뇌의 측두엽 일부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가 조금 전의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밥 먹고 산책하는 일상의 모든 것이 매번 새로운 일이 됐다. 밀너 교수는 10년 가까이 이 환자를 연구하여 이름이나 얼굴을 알아보고 일상을 기억하는 기능은 측두엽 안쪽 해마(海馬)가 담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의 나이 40대 중반이던 1960년대 초반 때다. 이후 치매나 뇌 손상 환자의 기억이 사라지는 과정도 이해하게 됐다.
밀너 교수는 "그 환자는 나를 만날 때마다 매번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대했다"며 "여러 검사에 성실히 응해준 덕에 그런 발견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연구소에 나가 실험을 챙기고 제자들 논문을 손본다. 평소 연설 때 메모 없이 수다 떨듯 속사포로 말을 이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요즘은 왼쪽과 오른쪽 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 나이까지 그렇게 좋은 기억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음악가, 어머니는 음악 교사였는데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항상 즐겁게 살려고 한다. 평생 하루도 빼지 않고 논문이나 뭔가를 읽었다. 기억력을 잘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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