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여행 기자만 아는 경남 양산 숨은 계곡 명소
입력 : 2014.07.25 21:40
여행을 본업으로 삼아 전국의 방방곡곡을 누비기를 수년째. 매일같이 '산 좋고 물 맑은' 곳을 찾아 돌아다녔으니 이제는 웬만한 비경이 아니면 감흥도 없던 것이 사실입니다. 금수강산 전부를 둘러본 마냥 교만함에 빠져있던 기자에게 초심을 되찾아준 곳이 있으니 바로 경남 '양산' 지역의 계곡입니다.
경상남도 양산은 천성산, 토곡산, 염수산 등의 비교적 높고 험준한 산들이 모여 있어 '영남 알프스'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기자를 반하게 한 심산유곡(深山幽谷), 그곳을 지금 소개합니다.
▲ 경남 양산 지역은 숨은 계곡 명소가 많다.
가장 먼저 소개해드릴 곳이 '내원사 계곡'입니다. 천성산 기슭 내원사로 가는 길을 따라 4km 정도 뻗어 있는 이곳은 기자에게 '가장 계곡다운 계곡'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기자의 머릿속 내원사 계곡은 풍부한 물은 물론이고 넘어질 듯 수직으로 솟은 바위, 머리 위를 덮는 울창한 나무들이 시원한 '삼합'을 이루는 모습입니다.
내원사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는 계곡은 굳이 내려다보지 않아도 계곡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크고 웅장한 물소리를 뿜어냅니다. 천성산 끝자락에 모이고 모인 계곡 물은 아무리 가뭄이 와도 마르는 법이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쏟아지듯 타고 내리는 물줄기는 계류에 따라 하얗게 포말을 일으키다가 옥색으로 푸르게 반짝이기를 반복합니다. 맑고 짙푸른 수면에는 물 밑 돌들의 형상이 일렁입니다.
▲ 내원사 계곡은 천성산 기슭 내원사로 가는 길을 따라 4km 정도 뻗어 있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지만 내원사 계곡의 산과 물은 하나입니다. 내원사 계곡을 제대로 즐기려면 잠시 눈을 감고 긴 호흡을 내쉬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원사 계곡이 있는 천성산 지역은 '작은 금강산'이라고 불릴 만큼 산림이 잘 보존되고 있는 곳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머리 위로 빗물이 새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이 덮고 있습니다. 이 속에서 천성산이 내뿜는 호흡에 맞춰 숨 쉬다 보면 어느새 정신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듭니다.
내원사 계곡의 하이라이트는 계곡을 이루는 바위입니다. 내원사 계곡을 따라서는 크고 작은 바위가 있습니다. 어떤 바위는 높게 솟아 기암절벽을 이루고 어떤 돌은 평평하게 펼쳐져 천연 평상을 만듭니다. 바윗돌 군데군데는 '소금강(작은 금강산)'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 내원사 계곡은 바위와 폭포가 어우러진 모습이 특징이다.
특히 내원사와 노전암 부근은 바위 형상이 더욱 비범합니다. 이곳은 양쪽이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병풍골'이라 불립니다. 이 지점은 계류를 따라 암반을 타고 흐르던 물이 떨어지면서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양산에는 통도사 계곡과 배내골 등 유명한 계곡이 많습니다. 특히 배내골은 밀양댐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할만한 곳입니다.
▲ 성인 종아리 정도 오는 배내골 하류는 가족 나들이객들이 물놀이하기 좋다.
개울 옆으로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란다 하여 이름 붙여진 배내골은 고지대 사이 골짜기를 흐르는 계곡입니다. 이 골짜기는 지역 어르신들이 호랑이를 본 적이 있다고 할 정도로 깊습니다. 때문에 이곳은 일조량이 다른 지방보다 2시간 이상이나 짧아 하루의 더위가 짧고 시원함이 길게 유지됩니다. 태양 빛이 가장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에도 이곳에서는 서늘한 냉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배내골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입니다. 우선 배내골 하류는 성인 종아리 정도 오는 얕은 계류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나들이객들이 물놀이하기 좋습니다. 또 배내골 중심의 밀양댐 지역에서는 전망대에 올라 경치를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상수도 보호 구역인 배내골 상류 지역은 각종 펜션과 리조트가 자리하기 때문에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하루를 묵을 수 있습니다.
※ 관련정보
▶ 내원사 계곡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용연리
055-380-4826
▶ 배내골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대리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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