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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신동기 박사의 "천지를 활용하라 1"

鶴山 徐 仁 2014. 7. 10. 17:58

천지를 활용하라 1
신동기

영화 300은 그리스 폴리스 국가들과 페르시아 사이에 일어난 페르시아 전쟁(BC492-BC479년)의 마지막 3차전 내용을 다룬 영화이다. 페르시아 전쟁은 BC12세기 무렵 있었던 트로이 전쟁 이후 7백여년 만에 일어난 동서양간의 대전이었다.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폴리스 국가 연합과 당대 최강의 제국을 자랑하던 고대 페르시아 제국(BC550-BC330년)이 벌인 페르시아 전쟁의 승리자는 그리스 폴리스 국가 연합이었다.
 
이 승리를 계기로 아테네는 48년간의 팍스 아테나 시대(BC479-BC431년)를 맞이하고, 바로 이 팍스 아테나 시대에 그리스의 민주주의와 철학이 활짝 꽃핀다.
칼 야스퍼스(1883-1969년)가 이야기 한 기축시대(Axial Age. BC8c-BC2c) 중 한 가운데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결국 페르시아전의 승리가 있었기 때문에 아테네의 중흥이 있었고, 아테네의 중흥이 있었기에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으로 이어지는 서양 정신의 탄생이 있었고, 이 서양 정신의 탄생이 있었기에 기독교를 비롯한 오늘날의 서양 문화가 존재할 수 있었다

페르시아 전쟁 1차전은 BC492년에 있었는데,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가 연안을 타고 에게해와 흑해를 잇는 초입인 헬레스폰투스(오늘날의 다르다넬스 해협)를 지나 트라키아 부근까지 왔다가 폭풍우로 인해 원정을 포기한다.
페르시아의 1차 원정은 소아시아 지역의 폴리스 국가들만 점령한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다

2차 원정은 BC490년 페르시아가 소아시아를 거쳐 아테네를 향해 에게해를 곧바로 건너 침공하나 저 유명한 마라톤 전투에서 아테네에게 패배하고 만다.

그리고 3차 원정은 BC480년 다리우스 1세의 아들 크세르크세스가 육로와 연안 해로를 통해 육군과 해군을 동시에 출진시켜 그리스 폴리스 국가들을 공격하도록 한다.
이 때 페르시아 육군의 공격을 지연시키기 위해 펼친 작전이 바로 테르모필레 전투이다.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왕이 이끄는 300명의 용사들이 ‘뜨거운 문’이라는 의미를 지닌 테르모필레 협곡을 이용해 페르시아 100만 대군의 공격을 지연시키는 작전이다.

전해지는 역사적 사실과 좀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영화에서의 공격 지연작전은 성공을 거두고 300인의 용사들은 최후의 1인까지 싸우다 모두 그 자리에서 장렬하게 전사하고 만다.
그 후 크세르크세스의 해군은 살라미스 해전에서 아테네의 테미스토클레스(BC528?-BC462?)가 이끄는 그리스 폴리스군에게 패한다
 
테르모필레는 마케도니아 해안에 위치한 좁은 골짜기로 페르시아가 그리스로 가자면 통과하지 않으면 안되는 길목이었다. 소수의 인원으로 백만대군의 공격을 지연시키기에는 적격의 장소였다.
300명의 용사들이 죽기는 했지만 일단 전략상으로 지형을 이용해 성공을 거둔 작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