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정에 밝은 국군 지휘부의 한 고위 인사는 지난 5월 이렇게 말했다. 장성택 제거 후에, 그때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정확한 분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 권력층 안에 노선투쟁 비슷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듯합니다. 김정은이 실권을 잡은 뒤 軍이 관리하던 외화벌이 사업권을 내각으로 가져간 것이 기폭제가 되었어요. 돈줄을 잃게 된 군대가 반발하였고 군부 실세(實勢)였던 이영호가 장성택(김정은의 고모부)에 의하여 숙청되었습니다. 장성택은 작년에 중국을 방문, 원조를 요청하였으나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성과가 없자 군 지휘부는 장성택式 실용노선을 반대하면서 김정은을 자기들 편으로 끌고 간 듯합니다. 이들은 긴장을 조성해야 외부로부터 도움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작년부터 북한군의 훈련이 놀라울 정도로 강화되었습니다. 실탄 사격량이 3~4배로 늘고, 비행훈련도 엄청 많아졌습니다. 기름, 탄약 在庫量이 바닥날 터인데도 저런 무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위기를 만들면 주변 국가들이 달래려 나올 것이고 그때 많은 원조를 받는다는 계산을 한 것 같습니다. 투자에 대한 회수이지요.
문제는 중국까지도 김정은의 행태에 짜증을 낸다는 사실입니다. 주변국들이 김정은을 달래기 위하여 식량 원조를 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 판명되면 이번엔 장성택 쪽의 반격이 시작될 겁니다. ‘강경 노선으로 얻은 게 무엇인가, 손해만 보았지 않은가’라고 말하면서 軍 강경파를 몰아세울 때 권력층 안에서 티격태격하다가 돌발 사건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는 김정일이 뇌졸중(腦卒中)으로 쓰러진 2008년 여름 이후 북한정권의 행태는 합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질서가 없다고 했다. 이는 김정은의 무능(無能)을 보여준다.
북한정권 지배층 인사들의 자녀(子女)들이 어디서 일하고 있는가를 조사하였더니 거의가 외화벌이 사업을 하거나 해외에 나가 있고 당(黨)이나 군대 근무자는 몇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배층 안에서도 북한정권의 미래를 비관하고 있다는 암시이다.
"軍의 외화벌이 사업권을 앗아간 게 北 권력투쟁의 기폭제"
趙甲濟
북한정권 지배층 인사들의 자녀(子女)들이 어디서 일하고 있는가를 조사하였더니 거의가 외화벌이 사업을 하거나 해외에 나가 있고 당(黨)이나 군대 근무자는 몇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배층 안에서도 북한정권의 미래를 비관하고 있다는 암시이다.
[ 2013-12-15, 11:38 ]
"북한사람들도 패륜엔 분노할 줄 안다."
"부하들은, 김정은을 지도자로 믿고 따르기엔 너무 불안정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선은 무서워서 복종하는 척하지만 일은 잘 되지 않을 것이다."
趙甲濟
*장성택 숙청에 대하여는 김정은 주도설과 강경파 주도설이 갈린다. 탈북시인 장진성 씨는 강경파(특히 북한노동당 조직부) 주도설이고, 다른 탈북자는 김정은 주도설이다. 後者(후자)의 견해를 소개한다.
북한노동당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한 탈북자는 장성택 숙청과 처형에 대하여 이렇게 분석하였다. 1. 이번 숙청은 김정은이 강경파에 떠밀려 한 것이 아니라 그의 주도로 했다고 봐야 한다. 사형집행엔, 김정은의 극단적 성격이 반영되었다. 김정은은 극단에서 극단을 오가는 정책 결정을 계속해왔다. 작년 초, 식량을 얻는 대가로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기로 미국과 약속한 직후에 아무 계산도 없이 미사일을 쏜다든지, 實益(실익)과 동떨어진 승마장, 스키장 건설 명령 등에서 나타나듯이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며 극단적인 정책을 펴왔다. 장성택을 사실상 2인자로 등용하더니 이렇게 무참하게 제거하는 것도 그런 성격의 반영이다. 2. 그렇더라도 이번 숙청에선 김정은의 쌓였던 분노가 폭발한 것 같은 감정적 요인을 느끼게 된다. 노선투쟁이라기보다는 유일 독재에 장애물이 될 사람을 제거한 것이다. 왕이 머리가 커진 신하를 죽인 것이다. 사형 선고문의 핵심은 장성택이 김정은의 후계자 결정에 逆心(역심)을 품었다는 내용이다. <놈은 오래 전부터 더러운 정치적 야심을 가지고있었으나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께서 생존해계실 때에는 감히 머리를 쳐들지 못하고 눈치를 보면서 동상이몽, 양봉음위(陽奉陰違)하다가 혁명의 代가 바뀌는 역사적 전환의 시기에 와서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하고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全黨(전당), 全軍(전군), 全民(전민)의 일치한 염원과 의사에 따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위대한 장군님의 유일한 후계자로 높이 추대할 데 대한 중대한 문제가 토의되는 시기에 왼새끼를 꼬면서 영도의 계승문제를 음으로 양으로 방해하는 천추에 용납 못할 대역죄를 지었다.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칭호를 받으며 공식석상에 등장한 2010년 9월 28일의 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를 언급)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 인민들의 총의에 따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높이 모시였다는 결정이 선포되여 온 장내가 열광적인 환호로 끓어번질 때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서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면서 오만불손하게 행동해 우리 군대와 인민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냈다.> 3. 장성택은 김정일 생존시엔 '숨은 2인자'였고,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드러난 2인자가 되었다. 김정은은, 장성택에 의지하면서도 불안과 의심이 커졌을 것이다. 4. 사형 선고문엔 중국을 겨냥한 비판이 들어 있다. <지하자원 등을 망탕 팔아먹어 심복들이 거간꾼들에 속아 많은 빚을 지게 만들고 그 빚을 갚는다며 지난 5월 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를 했다.> 중국 정부와 친한 장성택의 몰락으로 中北(중북)관계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장성택으로 대표되던 개방 정책(진정한 의미의 개방은 아니지만)이 수정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5. 장성택 제거가 과격한 방식을 취함으로써 김정은은 그 부담을 평생 지게 될 것이다. 숙청과정을 통하여 김정은과 정권의 약점들이 저절로 많이 폭로되었다. 부하들은, 김정은을 지도자로 믿고 따르기엔 너무 불안정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선은 무서워서 복종하는 척하지만 일은 잘 되지 않을 것이다. 정권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표류할 것이다. 일을 책임 지고 하려는 사람들이 적어 수동적인 사보타지가 이뤄질 것이다. 표류하는 정권은 위기를 만나면 폭풍을 만난, 엔진 꺼진 배처럼 쉽게 뒤집어질 수 있다. 6. 장성택 숙청으로, 단기적으론 김정은 권력이 강화될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권력 약화의 계기가 될 것이다. 더구나 고모부를 저렇게 죽이는 것은 패륜이다. 김일성도, 김정일도 하지 않았던 패륜이다. 북한사람들도 패륜엔 분노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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