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허태균 교수의 '착각과 경영'] '미친 사람'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 미래의 블루오션
입력 : 2013.11.23 03:04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
70% 가까운 국민이같은 회사의 차를 산다? 車가 얼마나 개성 없기에 그런 일이 가능할까
5%의 사람만 만족시켜라
사회과학에서 남들과 다른 5%의 사람을 '비정상' 간주
국내선 무시될 숫자지만 전세계로 보면 어마어마해
비정상 때문에 비합리적 지출 상대적으로 큰 이윤 보장
- ▲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6년 전 안식년으로 온 가족이 미국에 머무르고 있을 때, 필자의 두 아들은 학교에서 가끔 현장학습을 갔다. 그때 아내는 도시락으로 김밥을 준비해 주곤 했다.
전교생 1000여명 중에 외국인이 3명밖에 없던 상황에서, 토종 미국인인 학급 친구들은 그 김밥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일부 학생은 김밥을 스시(생선 초밥)로 착각하며 같이 먹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학생은 익숙하지 않은 김밥을 결코 먹으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화의 성공적인 예로 흔히 거론되는 일본의 스시도 비슷하다. 물론 비빔밥이나 김치보다는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졌고 팔리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실제로 스시를 먹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스시의 세계화는 사실 (보통 돈 있는) 소수를 위한 고급화였지, 결코 전 세계의 다수가 먹는 대중화는 아니었다. 소수만을 위하지만, 전 세계의 소수이기에 적지 않은 대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와 기업은 여전히 소수 집중이 아닌 만능의 착각(illusion of omnipotent)에 빠져 점유율에 목을 매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 종종 모든 사람이 골고루 구매할 만병통치약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까 하고 난리다.
이처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착각은 우리 정부와 기업이 동질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적당한 크기의 폐쇄된 시장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다. 과거의 많은 기업은 국민의 애국심과 정부의 보호무역적 혜택 속에 국내시장을 나눠 먹는 데 집중해 왔다.
비교적 동질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성별, 연령, 직업, 선호 등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모든 면에서 대강 갖추고 있는, 적당히 무난한 상품을 만들었다. 그래서 한국의 상품은 대부분 없는 것도 없는데, 그렇다고 뭐가 하나 그리 뛰어나거나 색깔이 강하지도 않은 제품이 되어왔다. 한국의 조직에서 적당히 착하면서, 공부도 노는 것도 적당히 잘하는, 모나지 않은 인재를 원하는 것과도 유사하다.
한국인 5000만명을 대상으로 점유율 경쟁을 할 때는 이런 전략이 유효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전 세계가 서로에게 시장이 되는 소위 글로벌 시대에도 이런 전략이 통할까?
5000만의 국내시장에서 90% 시장점유율(4500만)보다 전 세계 70억 인구의 1% 시장점유율(7000만)이 훨씬 더 크다. 그래서 각 나라에서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대기업이 하나씩 살아남던 시대에서, 각 나라 시장의 1~2%씩을 차지하는 회사가 전 세계에서 50~100개만 살아남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17%밖에 되지 않는 애플의 수익률이 그리 높은 건, 그것도 한 시기에 스마트폰 한 모델만 생산해서 그런 수치를 이룩한 사실은 뭘 의미할까? 애플이 화면이 더 큰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술이 없을까? 더 많은 기능을 넣을 줄 모를까?
아니다. 그들은 애플과 같은 제품을 원하는 전 세계의 20% 정도 소비자를 대상으로만 장사를 한다.
애플과 정반대 전략을 구사하는 가장 한국적인 기업은 바로 현대기아차로 보인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국내외 실적이 악화되고 외제차 점유율이 급증하면서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왜? 아직 국내시장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먹고살 만해진 한국인들의 취향이 얼마나 다양한데, 그 다양한 국민의 70%가 같은 회사 차를 산다? 그 차가 얼마나 개성이 없고 두루뭉술하게 무난하면 그럴 수 있을까. 사실 그런 무난함을 도저히 참지 못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외제차 구입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중저가 외제차가 많이 팔린다는 얘기는, 외제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더 비싸고 좋은 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를 찾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다양한 브랜드의 자동차가 각각 국내시장의 1~2%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그런 브랜드가 50개가 되면 국내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설 자리는 거의 없어진다.
사회과학에서 보통 남들과 다른 5% 정도의 사람들은 '비정상'으로 간주된다. 95%의 사람들이 중요하기에 보통 이런 비정상적인 사람들은 무시된다. 하지만 전 세계의 그 비정상적 5%는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모든 사람은 남들과 다른 어떤 비정상성, 즉 질병이나 취미, 선호, 강박, 불안 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비정상 때문에 비합리적 지출을 한다. 그래서 그 비정상성은 상대적으로 큰 이윤을 가져다준다.
전 세계의 비정상적인 5%, 이른바 미친 사람들만이 좋아하지만, 95%의 정상인은 절대 이해 못 하는 바로 그 이상한 상품이 미래 블루오션의 실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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鶴山 ;
허태균 교수의 견해에 첨언하고 싶은 것은 현대차가 자국민을 봉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품질이 수출용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반면에 가격은 더 비싸게 팔아먹는 괘심한 짓을 우리국민에게 행하는 파렴치한 행태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타 어느 국가에서도 찾을 수 없는 몰염치한 행태임을 국민들은 이제 제대로 인식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연례행사로 벌어지고 있는 현대차노사분규의 결과를 자국민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는 고약한 짓거리에 우리국민이 얼마나 더 놀아나야 하느냐는 것이다.
현대차는 노동자의 연봉도 1억이 넘는 수준이라는 데, 과연, 그 연봉을 누가 감당하고 있는 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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