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사람들은 한 번 말한 거짓말은 부정하지만, 두 번 말하면 의심하게 되고, 세 번 말하면 이내 그것을 믿게 된다/100%의 거짓말보다는 99%의 거짓말과 1%의 진실의 배합이 더 나은 효과를 보여준다.”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 1897년 10월 29일~1945년 5월 1일>
괴벨스(Joseph Goebbels) |
■ ‘사실’과 ‘진실’을 알려줘도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혹은 이해 자체를 못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때때로 지금과 같은 세상이 말세(末世)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불교의 경전 가운데 末世를 예견한 월장경(月藏經)이 있는데, 부처는 아래와 같은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 말했다 한다.
《먹고 살기 위하여 중이 되고, 삼승(三乘)을 기원하지 않고 후세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거짓말을 하고도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탐욕에다 명리를 추구하며 권력자에게 아부하고 타인을 질투하며, 학문 수행의 길에서 멀리 물러나고 선행도 하지 않으며, 낮에는 남의 욕을 하고 그것을 즐기며 밤에는 잘도 잔다. 經典을 안 읽고, 그 대신 흥밋거리의 책자나 좋아하며, 불교의 戒律을 어기고 부녀자와 희롱한다. 비속한 영업을 한다. 俗人과 어울려 물건을 팔거나 논밭을 사유화한다. 또 남과 다투기를 잘하고 덕망이 있는 스님과 학문이 높은 스님을 질투-배척하며 자리를 같이하기를 싫어한다. 무례하고 몰상식한 말로 타인을 매도(罵倒)하고 俗人의 惡德을 讚美하며 아첨한다. 이러한 자들이 나(석가)의 敎示를 지켜야 할 절로 출가를 하니 그야말로 가짜이고, 도둑놈이며, 大惡人인 것이다.》
月藏經은 佛家에 귀의한 승려들의 타락상을 묘사했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고도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않는 모습’이 비단 타락한 승려들만의 모습일까? 6.25전쟁이 南侵인지 北侵인지 모르는 젊은이들,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노무현-김정일 NLL대화록 全文을 보고서도 ‘포기’라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NLL포기가 아니라는 정치인들!
■ 2차 대전 당시의 히틀러와 나치즘(Nazism)의 狂氣 뒤에는 괴벨스의 대중(大衆)선동 정치가 있었다. 괴벨스는 히틀러의 심복으로 1922년 나치당에 입당한 뒤 1929년에 黨중앙선전부장, 1933년에는 히틀러 내각의 계몽선전장관이 되어 언론 통제를 실시했다.
나치의 선전선동 조직은 독일 군대와 함께 2차 대전에서 독일을 떠받쳤던 양대 기둥이다. 괴벨스는 라디오를 독일의 모든 가정에 보급하기 위해 국가보조금을 지불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이 때문에 당시 독일인들은 라디오를 ‘괴벨스의 입’이라고 불렀다.
괴벨스는 기존 언론과 새로 등장한 언론인 라디오 방송과 영화를 통해 히틀러를 훌륭한 지도자로 부각시켰고, 유대인을 지구상의 멸종 대상으로 지목했으며, 독일의 폴란드 침공을 미화해 독일 국민을 전쟁기계로 만들었다.
괴벨스는 패색(敗色)이 완연했던 1945년에도 선전선동의 힘으로 독일국민을 단결시켜 전쟁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엄청난 경비를 들여 ‘콜베르크’라는 사기 진작용 영화를 제작 했다.
괴벨스의 大衆조작을 통한 나치식 정치선전은 2차 대전의 패전과 더불어 역사의 심판대에 올랐다. 결국 히틀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음 날, 괴벨스는 자신의 아내 그리고 6명의 자녀들과 함께 권총으로 자살했다. 괴벨스식 중우정치(衆愚政治)는 언론을 통한 대중조작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한 역사의 경고로 남게 됐다.
선전-선동은 인간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거짓을 신뢰하게 만드는 마력(魔力)이 있다. 또한 사람들이 거짓을 신뢰하게 되면 그 힘은 더욱 굳세어 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은 진실이 되어 버린다. 깨어있는 자들만이 거짓의 실체를 밝히는 파수꾼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거짓을 신뢰하고 이를 진실로 믿는 자들도 공범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갑제닷컴 김필재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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