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9.17 17:47
민주노총·참여연대·통진당·정의당 등 진보세력, 영향력·신뢰도 최하위권으로 떨어져
현직 국회의원이 헌정(憲政)사상 처음으로 내란음모·선동 및 국가보안법상 반(反)국가단체 찬양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정치권에서는 이석기
의원 제명과 통진당 해산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진보 정치는 국민의 지지를 잃어 존재감을 상실해 가고 있는 최대의 시련기를 맞고
있다.
진보 위기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이념 지형 변화이다. 이명박(李明博) 정부와 박근혜(朴槿惠) 정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는 ‘진보 30%, 중도 40%, 보수 30%’의 이념 지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균형이 최근 보수 우위 체제로
개편되고 있다. 한국선거학회의 2012년 대선 직후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이념 지형이 ‘진보 25%, 중도 35%, 보수 40%’로
재편되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9월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정원이 공개한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 내용에 대해
국민의 61%는 ‘사실일 것’이라고 했고, ‘사실이 아닐 것’은 12%에 불과했다.
한국선거학회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직후
실시한 정당 및 정당 지도자에 대한 선호도 분석 결과, 통진당의 선호 점수는 10만점에 3.94점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새누리당(4.99점)과 민주당(4.97점)과 비교해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19대 총선 직후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이
불거지고,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이정희 통진당 후보가 보여준 퇴행적(退行的)인 행태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후, 국민들의 통진당에 대한 혐오는
강화되었다. 한국선거학회의 2012년 대선 직후 국민의식조사 결과, 통진당의 선호 점수가 2.22점으로 급락했다.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싫어한다’는 비율이 무려 71.9%로 ‘좋아한다’(5.5%)보다 13배 정도 많았다. 2012년 총선 때와 비교해 ‘싫어한다’는
비율(43.2%)은 1.67배 늘었고, ‘좋아한다’는 비율은 2.84배 줄었다(15.6%→4.4%).
이정희 통진당 대표에 대한
선호도에서는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다. 2012년 대선(大選) 직후 조사에서는 ‘싫어한다’는 비율이 무려 71.5%로 ‘좋아한다’(9.2%)보다
약 8배 많았다.
한편, 진보 진영의 영향력과 신뢰도도 급속하게 하락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은 지난 8월 5일부터 8일까지
1800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 파워 조직 24곳의 영향력과 신뢰도에 대한 국민인식 평가 조사를 실시했다. 통진당(23위)과 정의당(24위)은
24개 조사대상 기관 가운데 영향력 및 신뢰도 모두 최하위였다.
그동안 진보 세력으로 자리매김됐던 참여연대(21위)는 물론,
민주노총(20위) 모두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론은 민주당과 통진당의 연대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
결과, 국민의 64%가 민주당이 통진당이 참여하는 집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잘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이석기 사태에 대한
《중앙일보》 여론조사(2013년 9월 6~7일)에서도, 민주당과 통진당의 야권연대에 대해 ‘종료를 공식 선언해야 한다’는 의견이 48.3%로
‘연대 여부와 무관하다’(33.7%)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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