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의 전문가 분석은 김정은에게 더욱 불리하다. 한국을 방문 중인 중국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學習時報)의 덩위원(鄧聿文) 전 편집위원은 “북한정권은 세습으로 인해 실패한 정권”이라며 “중국은 북한과 정상적 국가관계를 회복하고 한국과 협력해 한반도 통일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월21일 서울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중국의) 대북정책은 더욱더 이성적으로 변할 것이며, 북한을 위해 중재를 하면서 한쪽(북한) 편을 드는 현상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이 “북중 혈맹 관계의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2012년 12월12일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에 적극적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일방적 지지를 포기하라’는 여론이 높아지고, 강대국으로서 국제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덩 전 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UN대북제재 결의 이행도 더 세졌다고 강조했다. 덩 전 위원은 ‘중국의 교통운수부가 중국에 오고 가는 모든 북한 선박을 검사하라는 통보를 내린 점’ ‘중국은행의 북한 대외무역부 계좌 동결’ 등을 예로 들며 “중국이 취한 실질적인 대북제재”라고 평가했다.
물론 한계는 있다. 덩 전 위원은 중국이 독자적(獨自的) 대북제재를 취하거나, 제재를 확대(擴大)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중국이 선을 넘으면 북한 지도부 오해를 불러올 것이며, 이것은 중국 지도자가 바라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여전히 북한 정권 비호와 비핵화 사이의 갈림길에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의 ‘소극적(消極的) 대북한 제재’는 한국의 대중국 설득이 통일의 관건임을 보여준다. 덩 전 위원은 박근혜 대통령 訪中시 “무너지게 되어 있는 정권에 베팅을 하지 말라는 뜻을 중국 지도부에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며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해(害)보다 득(得)이 크다는 사실을 알리라”고 권유했다. 중국이 자유통일을 지지할 수 있도록 유인하라는 설명이다.
‘무너질 정권에 배팅 말라’ 이 조언은 한국의 가짜 평화·깡통진보세력에게도 적용될 금언이다.
2.
몇몇 사람의 돌출적 발언은 아니다. 5월4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제4차 ‘한·중 안보 전략 대화’에서 추수룽(楚樹龍) 칭화대 국제관계전략발전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이 동독처럼 평화롭게 붕괴한다면 중국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주류(主流)라고 할 수는 없지만 중국 정부, 학계 등 의사 결정 집단에서 북한의 붕괴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당시 회의는 확연히 달라진 중국 내 反김정은 분위기를 보여줬다. 다웨이(達巍)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미국연구소장은 “미국이 체제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북한이 소프트랜딩(연착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적어도 학계 차원에서라도 통일 후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인민해방군 소장 출신의 루위앤(羅援) 중국전략문화촉진회 비서장은 “비록 초보적인 단계이지만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간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과 관련, ‘전쟁과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무전(無戰)·무란(無亂)·무핵(無核)’ 순으로 말해왔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무핵(비핵화)이 1순위로 논의됐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연구원은 “무핵의 기초 위에서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위앤 비서장은 “한반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은 (북한) 핵”이라고 말했다.
3.
자극적 기사도 나온다. 독일 관영매체인 ‘독일의 소리(Deutsch Welle)’는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을 차기 북한 지도자로 내세우는 비상대책(非常對策)을 마련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고 5월16일 밝혔다.
이 매체는 ‘중국이 북한 정권을 교체하려는 것인가’라는 기사에서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 “레드 라인을 넘은 김정은이 북한 통제력을 상실할 경우, 중국은 김정일의 맏아들 김정남을 북한의 새로운 ‘왕’으로 내세우려 할 것”이라며 “중국은 자국 국경 근처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정은이 아닌 김정남이 소위 새로운 ‘왕’이 되는 것은 한국이 원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전체적 정황이 북한급변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알리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이렇게 갈 것이다’ ‘저렇게 갈 것이다’ 등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 한국이 주체적 의지를 가지고 이렇게 또는 저렇게 변화시킬 대상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지금 통일의 바람이 몰려온다. 우리가 할 일은 바람에 올라타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북한동족 복역(僕役)의 기간이 끝나가고 한반도는 어떤 식으로건 변화한다.
“무너질 정권에 배팅 말라”
[中國變化-2] 우리가 할 일은 바람에 올라타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金成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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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5-26, 23: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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