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랫벌을 건너며 -알프레드 테니슨(1809-1892)
해는 지고 저녁별 빛나는데
날 부르는 맑은 목소리
내 멀리 바다도 떠날 적에
모랫벌아, 구슬피 울지 말아라.
끝없는 바다로부터 왔던 이 몸이
다시금 고향 향해 돌아갈 때에
움직여도 잔잔해서 거품이 없는
잠든 듯한 밀물이 되어다오.
황혼에 울리는 저녁 종소리
그 뒤에 찾아드는 어두움이여!
내가 배에 올라탈 때
이별의 슬픔도 없게 해다오.
이 세상의 경계선인 때와 장소를 넘어
물결이 나를 멀리 실어 간다 하여도
나는 바라노라, 모랫벌을 건넌 뒤에
길잡이를 만나서 마주 보게 되기를. 사우보(思友譜, In Memoriam) -알프레드 테니슨
I envy not in any moods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부럽지 않네
The captive void of noble rage, 고귀한 분노를 모르는 포로가.
The linnet born within the cage, 여름 숲을 알지 못하는
That never knew the summer woods: 새장에서 태어난 방울새가.
I envy not the beast that takes 난 부럽지 않네, 시간의 들녘에서
His license in the field of time, 제멋대로 뛰어 놀며
Unfetter'd by the sense of crime, 죄책감에 얽매이지도 않고
To whom a conscience never wakes; 양심도 깨어있지 않은 짐승들이…
Tis better to have loved and lost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보다
Than never to have loved at all. 사랑해 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영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비가(elegy:죽음의 이별에 부치는 시)로 꼽히는 알프레드 테니슨의 ‘사우보(思友譜)’(In Memoriam, 1850)의 일부입니다.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 시의 마지막 2행...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보다/ 사랑해 보고 잃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
영미문학에서 가장 유명하고, 자주 인용되는 구절 중의 하나입니다.
▩알프레드 테니슨 (Alfred Tennyson, 1st Baron Tennyson)은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의 계관 시인의 작위를 받은 초대 테니슨 남작으로
아름다운 조사와 운율로 국내의 독자들에게도 애송되었다. 41세 때 시극을 썼으며,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와 1830년 32년에 시집을 내어 시단의 주목 을 끌었다. 그는 필생의 대작으로 아더왕 전설을 소재로 한 '국왕가집' 12권을 썼다. 워즈워드 뒤를 이어 42년 동안 계관 시인의 자리에 있었다. 이 시는 자연을 사랑한 그가 84세의 나이로 죽음을 앞두고 지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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